본문 바로가기

뇌 1.4Kg의 사용법 (존 레이티 지음,김소희옮김

정서, 두뇌와 신체의 접점-2

두 번째 보편적인 정서는 화이다. 인간은 누구나 화를 경험하고,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화를 쉽게 알아차린다. 어린 아이가 화를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중요한 단계다. 하지만 비율적으로 다섯명 가운데 한명은 통제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공격성은 자연계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발정기에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 간의 폭력적인 혈투는 적자생존의 원칙에 맞아 떨어지고, 유전자풀의 강점을 확인시켜 준다. 어미는 약탈자로부터 새끼를 지키기 위해 공격성을 갖는다. 많은 동물이 보여주듯 인간의 화도 영역, 배우자, 그리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지키기 위한 것과 관련 되어있다. 진화를 통해 화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게 만드는 고유한 감정과 행동을 발전시켰다.

 

진화론적 분석 처럼 사람은 행동의 비용과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타인에 대한 분노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앞으로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해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면 그 혜택은 엄청나다. 화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사건들이 기름을 들어붓는다. 전두엽의 제지없이 생각은 멋대로 분출되어 곧 과도하게 자극을 받는다. 이러한 잡음은 이성적 방식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고 좌절감을 완화시키는 수단으로 공격성에 중독된 경우, 화내는 사람을 변화시키기란 어렵다.

 

슬픔은 두려움이나 화보다 완화된 정서로 보이지만, 미미한 우울함부터 통제할 수 없는 울음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있다. 슬픔은 각종 상실을 상징하고 나타내 진화했다. 슬픔을 통해 우리는 잠시 멈춰서 재편성하고 재평가 한다. 우리에게 충분한 고통을 주어 변화할 동기를 유발한다. 신경전달 물질이 고갈되거나, 메시지를 전송하는 화학물질에 장애가 생기면, 이 영역의 뉴런들이 극도로 피로해진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며 슬픔은 우울증올 이어진다.  강렬한 정서가 아닌 정서적 무기력함이 나타난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 기쁨을 느끼는가? 그것은 따뜻함과 만족의 생리학적 체험이며, 제대로 되고 있다는 인지적 평가다. 신경전달물질과 엔도르핀도 쾌락의 지각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핵심인자는 도파민이다. 즉 쾌락중추는 도파민을 신경전달몰질로 사용한다. 보상결핍증후군은 내부의 보상이 부족하면, 보상이 되는 물질이나 행동을 추구해 자신의 불행을 치유하고자 한다. 두뇌보상 과정에는 서로 다른 신경전달물질 시스템들이 접속 되어있다. 특히 측좌 핵에서 도파민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다. 측좌 핵은 동기부여 및 보상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뉴런 군이다. 기쁨의 정서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정서는 사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적인 감성으로 사랑에 접근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전형적인 실험실 방식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랑에는 생리학적, 정서적으로 세가지 범주가 있다고 한다. 바로 정욕, 매료, 애착인데 생물학적으로 짝짓기하려는 태초의 열망과 관련되어 있다. 정욕으로 인해 당신은 밖에 나가서 배우자를 찾도록 진화했다. 매료는 특정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에너지를 사용하게 진화했다. 애착은 선택한 사람과 함께 하고 짝을 이루어 자식을 기르도록 진화했다.

 

연인이나 배우자와의 초창기 관계를 생각해보자. 전화로 연인의 목소리를 들으면 심장 박동이 증가한다. 이런 종류의 육체적 감각은 두뇌 쾌락중추의 옥시토신, 앤도르핀, 사랑의 약으로 알려진 페닐에틸라민 같은 화학물질은 물론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두뇌 신경전달물질은 도취감과 연관되어 있다.  마라톤 같은 장거리 운동선수가 경험한다는 도취감이나 코카인 같은 약물이 주는 황홀감이 그것이다. 초코릿에 있는 화학성분은 니코틴 같은 역할을 하며, 쾌락중추에서 도파민 분비를 일으킨다. 정서의 가장 즐거운 형태는 웃음이다. 하지만 웃음의 신경화학은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는 뭔가 재미있게 느낄 때 웃지만 긴장했을 때도 웃는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웃기기 때문에 웃을 때도 있다. 웃음은 기쁨이라는 근원적 정서에서 나온다. 하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상항은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혼란스럽다. 대부분의 웃음이 농담이나 웃긴 얘기와는 상관이 없다고 확신했다. 분명 사회적 맥락이 중요했다. 사람들은 감명 받을 때 뿐만 아니라, 긴장하거나 실망할 때도 웃는다. 우리 의식에서 나오는 웃음은 두뇌의 원시적이며 전인지적인 부분과 연관된다. 즉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 깊이 내재 되어 있는 것이라 하겠다.

 

프로빈은 미소나 찡그림 처럼 웃음이 일종의 사회적 신호기능을 한다고 말한다. 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보다 사회적 환경에서 더 많이 웃는다고 한다. 웃음은 사람들이 편안할 때 유발된다. 그리고 더 많이 웃을수록 무리 사이의 친목이 높아진다.웃음이 전염된다는 속담은 신뢰할 만하다. 친한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고 그것이 다시 유대를 강화시키는 피드백 관계다. 동기부여는 찰나의 정서가 아니라, 정서를 행동과 연결짓는 과정이다. 동기는 정서의 지시자이다. 떠오르는 생각이든 위협적인 상황이든 간에 동기부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관심을 주어진 자극에 배당할 것인지 결정한다. 따라서 생존에 필수적이다. 동기부여는 행동에 대한 압력이다. 무언가 찬성 또는 반대하는 쪽으로 정서를 기울이는 것은 그것을 피할지 추구할지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이 능력을 담당하는 두뇌 구조는 기본적 쾌락중추인 확장 편도체다.

 

운동경기에서 상대팀을 적으로 묘사해 하부피질의 과잉반응을 야기한다. 동기부여기제를 작동시켜 집중력 욕망 에너지를 강화한다. 보복을 살펴보면 동기부여가 어떻게 정서를 행동에 연결하는지 알 수 있다. 동기부여 시스템의 장애는 무감증이다. 무감증은 무척 치료하기 어렵다. 환자 가족에게 그러한 행동은 그저 도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감증은 두뇌의 동기부여 회로가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절망감의 한 형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신경학적 장애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