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경험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이야기의 세부사항과 약간의 부추김만 있으면, 성인의 4분의 1정도가 결코 없었던 어린 시절의 모험을 사실처럼 기억할 수 있다. 인간의 기억은 생각보다 훨씬 취약하고 오류가 많다. 상상행위가 사건을 더 친숙하게 만들어 주고, 그 친숙성이 유년기의 경험을 잘못 기억되게 한다고 한다. 우리는 기억을 할 수 있기에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다. 기억은 학습, 이해, 의식을 한데 모으는 구심력이다. 두뇌는 생태시스템에 가깝다. 시각, 언어, 정서, 사회적 행동, 의식, 기억에 관한 단독 중추는 없다. 기억은 요구 받을 때만 만들어진다. 조용한 상태에서는 기억이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억을 되살리는 행위와 기억 자체를 분리할 수 없다. 사실 단순기억 일부는 두뇌의 여러 신경 네트워크에 저장된다. 그 기억을 회상할 때 우리는 조각들을 하나로 모은다.
사람들은 같은 사건을 다르게 기억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변하고, 기억도 변한다. 새로운 경험은 우리의 태도와 기억하는 방식도 변화시킨다. 경험은 날마다 계속 이 연결을 교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매번 기억할 때 마다 달라진다. 가령 분위기의 효과를 생각해 보라. 전두엽은 조각과 부분들을 논리적이고 의미있는 이야기로 정리하는 두뇌 영역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억에 정서적 꼬리표를 붙이는 편도체의 의해 작동 준비가 되어야 한다. 주어진 순간의 정서적 상태는 편도체가 기억의 정서적 꼬리표를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쳐서, 기억이 재조직되는 방식을 미세하게 변화시킨다. 우울한 성향을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시각에서 특정한 기억을 보게끔 미리 정해져 있다. 행복한 사람이라면 전혀 다른 종류의 기억이 되었을 것이다. 기억의 왜곡은 렌즈를 통해 일어난다. 기억에서 관련된 사건들은 같을지라도 분위기에 따라 의미는 매우 달라진다.
단지 이름 뿐만아니라, 물건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가져야 제대로 그 물건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다. 기억이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두뇌의 뭔가가 사건을 조각으로 나누고, 그 사건의 기억을 만들기 위해 하나로 통합한다. 우리는 그것이 어떤 과정인지, 두뇌의 어떤 부분이 맡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많은 증거에 따르면, 중심에서 좌우 반구를 연결하는 해마가 지배적인 규제자 역할을 한다. 해마는 새로운 연관들을 걸러서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을 무시하거나 압축할지 결정한다. 또한 결과를 정리하고 정보를 두뇌의 여러 부분으로 보낸다. 어떤 사람은 특정 유형의 기억을 다른 것보다 더 많이 요구하고 사용하면, 두뇌는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확대한다. 새로운 영역을 이용해 도움을 얻기도 한다. 학습은 정보의 지각을 넘어서 기억으로 가게 해준다. 기억들은 일단 저장되면 미래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경험을 회상하고 반복할 때마다 뉴런을 화학적으로 연이어 작동하고, 연결을 강화한다. 만약 새로운 네트워크가 강화되지 않으면 연결은 해체된다. 일단 기억연결이 확고해지면 그것은 지속된다. 하지만 많은 세월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진다. 요컨대 기억이 재생되거나 강화되지 않으면, 연결은 약해지거나 해체되거나 죽는다.
충격적인 사건은 두뇌 구석구석에 메시지를 보낸다. 두뇌 전반에 뉴런을 고용하는 일종의 슈퍼 LTP를 유발해 기억 속에서 사건을 즉각 공고히 한다. (* LTP: 장기기억 시냅스 강화) 가장 많이 언급되는 방식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동안에 피질이 감각정보를 처리하여 해마로 보내고, 잠자는 동안 재현해서 장기기억으로 굳힌다고 한다. 단기기억은 우리가 매일 분주하게 진행하는 수백 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해주기 때문에 작업기억이라고 불린다. 작업기억은 매 순간 인식하는 것에 연속성을 부여한다. 작업기억은 매순간 우리가 행동하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회상에도 중요하다. 즉 장기기억 정보를 불러오고, 분포시키거나 준비하는 동안 현재의 활동을 기록한다. 우리가 생각하거나 행동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연결을 한데 모으는 정신적 접착제인것이다.
작업기억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 주고 미래를 제공한다. 우리가 어디에 있을지, 그곳에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게 해주는 능력이다. 현재의 행동을 미래에 무엇을 할지와 비교해 고려하고, 결과를 예측하고 책임을 받아들이거나 회피하게 한다. “항상 네가 누구인지 언제나 기억해라.” 자신의 이미지, 믿음, 목표를 작업기억 속으로 들어오도록 상기시켜라. 그래야 자신의 본분에 충실할 수 있다.
'뇌 1.4Kg의 사용법 (존 레이티 지음,김소희옮김'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장. 정서, 두뇌와 신체의 접점-1 (0) | 2011.02.18 |
---|---|
5장 기억은 항상 변화한다.-2 (0) | 2011.02.17 |
4장 움직임, 고차원 두뇌의 기능-2 (0) | 2011.02.15 |
4장 움직임, 고차원 두뇌의 기능-1 (0) | 2011.02.14 |
3장 주의와 의식-2 (0) | 201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