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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4Kg의 사용법 (존 레이티 지음,김소희옮김

8장 사회적 두뇌-1

의사결정 과정에 중요한 것이 전두엽의 복내측 부분이다. 이 영역은 정서적 정보를 변연계에서 전두엽으로 이동시키는 매개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인식하는 곳, 즉 자신에 관해 느끼고 타인에게 공감하는데 필요한 이해력을 얻는 것이다. 지능을 유지해도 정서가 결핍되는 경우, 형편없는 이성적 판단과 사회적 판단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데 약간씩 문제가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주 미치도록 사랑에 빠지고, 다른 사람에게 휘둘린다.

 

인간은 길잡이에 해당하는 정서가 없으면,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정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은 목표없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왜 자신들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한다. 목표가 없는 사람은 어떤 대상에도 중독되지 않는다. 미약한 주의 시스템을 가졌기 때문에 자극에 미미하게 반응한다. 빈약한 관심과 낮은 동기부여의 결과다. 그들은 계속 다음 자극을 찾아 다녀야 한다. 바로 '그림자 증후군'이다. 어떤 식으로든 강렬한 정서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거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두뇌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인 소뇌와 편도체가 바로 사회적 처리에 관련된 영역이다. 실제로 편도체 내부에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부응해 발화하는 뉴런들이 있다. 더구나 진화에 따르면 두뇌는 두뇌 소유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생존하고, 적응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 왔다신경학자들은 피질의 손상이 정서이입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소뇌의 문제가 자폐증과 사회적 무능을 일으키고, 우반구의 장애가 삶의 전반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걸 어렵게 만든다는 걸 보아왔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부분과 다른 부분들이 모여 사회적 두뇌를 구성한다. 왜 우리는 타인들과 관계를 맺을까? 영국의 시인 존 던은 '어떤 인간도 고립된 섬이 아니다' 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립되어 있다.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인지는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의사소통 하는 능력이다. 가장 고차원적인 인간의 미덕은 타인과의 연결이다. 그리고 사회적 활동은 건강과 행복의 기본이다. 우리의 두뇌는 태어날 때부터 다른 인간을 찾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모욕과 거절의 세월을 보낸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원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부터 타인들로부터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연구를 통해 사회적으로 잘못된 두뇌를 개선할 수 있다. 그것은 뉴런 발화 패턴이 생길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된 패턴은 작업을 돕기 위한 이웃 뉴런들을 보충해 두뇌에서 신경연결을 강화시킨다. 짧은 시간이라도 친구를 사귀는 방법, 여러 정서들을 파악하고 얘기하는 방법, 분노나 고통을 다루는 방법, 자신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밝히는 방법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은 중요하다. 사회적 두뇌는 어느 한곳에서 발견되는 단독 개체가 아니라 조화롭게 함께 작용하는 여러 구조와 시스템의 혼합이다. 사회적 기능은 다른 기능과 마찬가지로 발달의 중요한 시기가 있다.

 

생후 9개월 된 아이는 어머니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웃을 준비를 한다. 어머니의 사회적 인식은 미소로 아기에게 응답하게 만든다. 아기의 미소가 커지고, 어머니의 미소도 커진다. 어머니와 아기는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 속에 있으며, 이 안에서 아기는 정서적 표현을 배운다. 어머니와 아기는 실제로 정서상태를 서로 맞춘다. 이처럼 극도로 친밀한 시기에 정서를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성을 살리는 방법을 배우고, 서로 경계를 긋는 것이 어머니와 아기에게 중요하다. 자폐아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사회적 환경을 탐색해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는 다른 경험과 생각이 있어서 자신과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다.

 

모든 인간은 수렵과 채집생활을 하던 선조들의 환경에서 진화했다. 부모와 관계를 맺고, 음식을 확보하고, 배우자를 찾고 연약한 아이들을 돌보고, 친족과 협력하고, 적에 맞서 방어해야 하는 방법 등 기본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두뇌는 진화했다. 이러한 기본적 생존 기술은 크로마뇽인 뿐 만 아니라,  20세기 인간에게도 여전히 중요하다. 사회적 행동의 진화는 어머니와 자식 간의 상호작용에서 시작된다. 혈연선택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이것은 혈족에 경의를 표하고 필요하다면, 혈족의 생존과 그 유전자를 다음 세대 남기기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가르키는 개념이다. 이러한 번식이 친족의 번식을 도울 때, 유전적 혈족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사회적 행동의 다음 단계는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행한다. 상호적인 이타주의는 모든 문화에서 나타난다.  '네가 날 도와주면 나도 널 도와주겠다'는 식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음식, 에너지, 저장품 같은 소유물을 내준다. 혈연선택 과정을 통해 진화한 사랑과 믿음의 정서는 종족이나 이웃처럼 가족은 아니지만, 친한사람에게도 확장된다. 그리고 교묘한 술책이 사용되거나 야비한 속임수를 알아채지 못하면 반칙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이러한 잘못 찾아내기는 사회적 영역에서 최적화된다. 이러한 두뇌 과정에 장애가 생기면 망상증에 걸린다. 즉 세상 사람 모두가 우리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뇌는 시각적, 청각적, 체감각적 정보를 취하면서 신체 움직임에 대한 조율이나 인지와 주의 같은 정신적 과정도 제공한다. 또한 주의와 연관된 두뇌 여러 부분과 연결되어 있고, 고차원 기능에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언어, 기억, 정서의 여러 측면과 시기와 리듬을 조정하기도 한다. 소뇌는 인지 영역의 중요한 조절자다. 물체나 사건을 지각하려면, 우리는 다양한 감각적 기질과 관련된 기억이나 생각을 신중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통합해야 한다. 의자라는 물체를 볼 때, 우리는 그것의 외양, 색깔, 위치에 근거해 의자라고 판단한다. 의사소통 , 대화, 사회적 상호작용은 다른 사람과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이고, 둘의 내면 상태를 쉽게 번갈아 왔다갔다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자폐증 환자는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 그리고 새로운 자극을 파악하고 반응하는 데 느리다. 그들은 끊임없이 바뀌는 자극들로 대표되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힘들어 한다. 자폐증 환자를 해부하면 대부분 소뇌 장애가 있고, 소뇌를 떠나는 정보의 통로를 제공하는 퍼킨지 뉴런이 상실된 상태다. 자폐증의 행동적, 사회적 장애의 근본적 원인은 기본적 인지기능이 조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찰력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떠한 특정 능력과 약점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는 방법이다. 통찰력은 작업기억에 의존한다. 덕분에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즉시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기억함으로써 우리는 연습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통찰력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꼭 필요한 개개인의 책임을 배우게해 준다. 나에 대한 통찰력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그것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상상하게 만들어 다른 사람에 대한 정서이입을 불러온다, 정서이입과 남을 인식하는 것은 문명을 움직이는 인간다움의 근간이다. 정서이입, 애착을 통해 사회적 통합의 발달을 이끌어줄 시스템이 없다고 상상해 보자. 충동적이고 자기 중심적으로 변화되고, 타인의 욕구와 갈망에 대해 무관심할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와 ADHD환자에게서 나타난다. 사회적 기술훈련을 통해 학습하고 연습하면, 사회화가 되지 못한 사람도 전두엽의 장애영역 주위에 신경연결을 잇고 새로운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 사회적 기술이 전혀 없는 사람이 한가지 유용한 기술을 획득했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 혼란스러운 사회적 세상에 참여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