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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지음, 윤영삼 옮김)

고유하고 특별한 나

한 인간의 자아에 대한 인식은 그 인간의 개체성과 독립성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가족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신의 고유성과 개체성에 대한 인식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집안의 가풍이 변하지 않는한 이들은 평생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숨기고 살아야 한다. 건강한 가족은 가족 개개인의 개체성과 자아의식이 매우 높다. 그러한 높은 개체성과 자아의식은 건강하게 가족을 떠나서 자신만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기본 조건이다. 인간의 몸을 상품화하는 시대가 되면서 자신의 몸에 만족하고, 자신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기 몸의 행복을 스스로 무시하고 학대한다. 무모하게 경쟁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을 먹고,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고, 술이나 약물을 남용하고, 제대로 휴식 시간을 갖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는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다. 우리 몸은 고유한 생명의 힘, 무한한 잠재력, 지식, 기술, 감정, 창조성의 원천이다. 몸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사람은 모두 언제 어디서나 존재할 가치가 있다. 남들과 다르거나 뒤처진다고 개개인의 사회적 가치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무시하고 사회적 틀 속으로 밀어넣으려고 한다. 비교하는 행위는 상대방의 개체성을 훼손하고, 자아의 고유성을 심각하게 갉아 먹는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고유성을 주장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어느 가족이나 늘 이 말을 되풀이 해서 가슴속에 꼭 새겨 두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고유하고 특별한 존재다. 아이들은 자아인식이 불안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고유성과 특별함에 대해 상처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그런 말을 할 때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부부는 서로 상대방의 특별한 존재를 직접 말로 인정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어야한다. 가족이 가장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임무는 아이에게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실수와 실패는 지식과 기술의 수준을 드러내는 신호일 뿐이며,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무한한 능력을 조금이라도 인식하는 아이나 어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자신감 부족으로 고민하며 자기 앞에 놓인 과제에 지레 겁을 먹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가족 개인의 무한한 능력을 계속 인정하고 긍정하면, 개인의 개체화 과정은 속도를 내고 힘을 낸다. 가족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개인은 어려운 일을 회피하고, 늘 불안해 하며 저항하거나, 냉정해지고 완벽주의 또는 복지 부동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면 자신의 개체성과 독립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거나 완전히 가로막히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생각, 관심, 취미, 공부, 옷, 믿음, 경력과 같은 것을 각자가 취하도록 격려함으써 개개인의 고유성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행로를 찾도록 가족이 격려하고 지지해 준다면, 그 사람은 언제나 배움을 즐기고 도전을 사랑하는 활기찬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사람의 압박에 굴복해 자기 삶의 행로를 결정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원망이 마음 한 구석에 자라고 자아인식은 불안해진다. 다른 사람이 바라는 삶을 아무리 살아봤자, 자아실현은 커녕 자아인식 조차 힘들다.

 

가족 선언문

* 우리는 서로 상대방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아껴주고 사랑하고 축복한다. 개개인의 고유성은 우리 기쁨이며,  그것을 지속적으로 긍정해 주는 일은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최선의 임무다.

* 실수와 실패는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조롱하고, 꾸짖고,  공격하고,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 자신의 말과 행동, 생각, 이미지 꿈은 언제나 자기 것이며 그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책임진다.

* 우리는 누구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주체적인 존재다. 자신의  두 발로 서서 자기 삶의 길을 스스로 결정하고 걸을 준비가 되면, 가족을 떠나 자기 삶의 목표로 향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