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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지음, 윤영삼 옮김)

가족은 무엇을 바랄까?

부부는 서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서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사랑하고, 능동적이고 힘이 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과 안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조건 없는 존중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외모, 물질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방을 서로 배려하고 지지하는 부부관계가 자리 잡으면 어떤 개인적인 문제, 부부간의 문제, 직장문제가 닥쳐도 쉽게 헤쳐나간다. 가정을 하루하루 이끌어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서로 배려하지 않고, 격려하지 않는 부부가 많다. 이는 자아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부관계가 안정되면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아이는 물론 부모나 형제 자매, 친척, 친구, 이웃, 동료들도 포함된다. 부부관계가 불안한 상황에서 어느 한쪽 배우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면, 상대편은 그런 행동을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결국 갈등으로 이어진다. 사랑과 자비는 집안에서 시작된다. 자기자신, 배우자, 아이들, 부모, 형제 자매... 이런 순으로 사랑은 번져나간다.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고 결심했다면 그로 인해 파생되는 책임을 부부는 공평히 나누어야 한다.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많은 부분 여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때로는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에 남편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무의식적으로 막는 아내가 있다. 이는 대개 아이를 통해 자기 삶을 살고자 하는 여자들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면 그만큼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아이를 키울 때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은  아이 밥 먹이기, 목욕시키기, 잘못된 행동 바로잡기, 위험으로 부터 돌보기, 놀아주기,  이야기하기, 책 읽어주기, 필요할 때 도와주기, 학교 숙제 도와주기.......

 

가족은 물론 어떤 관계, 어떤 조직이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가장 전형적인 신호다. 침묵, 공격적 반응, 거짓말, 욕구나 감정을 숨기는 행동은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분명하고 직접적인 대화는 부부욕구를 충족 시키는 본질적인 요소다. 상대방이 자기 마음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살려면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과 가치관이 훼손되지 않으며, 자신이 원하는 주체성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가 어느 한쪽 품에 안겨사는 경우 서로 질식할 뿐 아니라, 개인도 발전하지 못한다. 부부관계는 둘 사이의 부부애도 중요하지만, 서로 독립작인 삶을 누릴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서로 조건 없는 사랑,  배려, 지지, 이해를 베풂으로써 늘 즐겁고, 빨리 돌아가고 싶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은 집으로 만들 수 있다. 방어적인 관계가 자리잡고 있으면, 집의 분위기l는 매우 썰렁하다. 가족 모두 집을 잃고 떠돈다. 집에 들어오지 않거나 서로 마주치지 않음으로써, 상처받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으로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가족의 사기는 그 구성원들이 접촉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높이 올라간다. 밤에 몰래 정박했다가 아침이 되면 슬거머니 빠져나가는 배처럼 서로 피해다니는 가족도 있다. 아예 맞주치지 않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만나면 서로 상대방을 할퀴기 때문에 상처가 크다. 가족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한가족이라는 느낌은 더욱 커진다.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내거나, 밥을 먹는 것은 한데 뭉칠수 있는 좋은 기회다. 1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을 갖는 것도 자신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회가 된다. 그런 모임을 통해 가족으로서 핵심적인 가치와 기대, 책임을 공유할 수 있다.

 

집안 일을 분담하는 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족도 있다. 그 핵심은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부모만의 책임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집안 일을 일찍 맡기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아무 것도 시키지 않다가 갑작스레 집안 일을 맡기면 문제가 생길수 밖에 없다. 아이를 방치한 채로 키우다가 한꺼번에 고치려면 많은 노력과 단호함이 요구된다.  아이에게 집안을을 시킬 때는 가족이 모두 함께 노력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집안 일을 한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상해서는 안된다. 집안 일을 함께 나누는 것은 가족의 능동적인 참여자가 된다는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든 아이든 가족의 일원으로서 갖는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상황은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보고도 서로 못본체 하는 가족이 많다. 아이가 당하는 경우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것을 회피하는 행위는 어떠한 변명을 하더라도 핑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