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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지음, 윤영삼 옮김)

아이는 무엇을 바랄까?

가족의 1차적인 기능은 가족 개개인의 잠재적인 소질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모든 자아실현의 출발은 개인이 지닌 타당하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일이다. 그것을 위해 가족은 함께 노력해야 하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자신의 욕구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남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면 안된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불평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욕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이는 태어나 2-3년 동안 인간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 말을 배우고 욕구를 처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점점 더 많이 표현하고, 또 스스로 충족시키는 법도 더 많이 터득해 간다. 분명한 사실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늦어도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스스로 많은 것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방 정리, 목욕, 혼자서 공부하기, 옷입기 등. 또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을 격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어린시절 그런 경험을 해야 장차 책임지는 어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다양한 욕구에 반응하면서도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익혀나가도록 하나씩 가르쳐야 한다.

 

아이의 욕구를 부모가 채워주지 않을 경우 아이도 자신의 욕구와 다른 사람의 욕구를 무시한다. 반대로 무조건 들어주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을 돌볼 능력을 잃게 된다. 그러면 커서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욕구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한다. 그래야 자신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다.  사랑과 애정에 대한 욕구는 아이뿐만 아니라 기족 누구에게도 가장 중요하다. 아이든, 어른이든 상대방이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 역시 애정을 보여주는 또 다른 방법이다.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고 싶은 욕구, 사람은 언제나 가족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주목받고 싶어 할 때 주의를 기울여주고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감싸주고 늘 너그러운 애정으로 대해주면, 가족이 진정으로 자신을 원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 널 낳은 내가 잘못이다.

* 널 누가 좀 데려 갔으면 좋겠다.

* 넌 애 맨날 속썩이나?

이런 말을 들으면 아이들은 자신이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된다. 거부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부모가 있다. 이들은 거부 당할 위기를 느끼면 방어적인 행동을 한다. 아이를 자주 협박하고, 사소한 일에 참지 못하고 성질을 낸다. 그런 부모는 배우자나 아이에게 의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모는 통제하고, 지배하고, 윽박지르고, 욕하고, 비웃고 때리는 방법이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방법이라며 그것을 합리화 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인생이 불행하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평생 떨치지 못한다. 문제를 회피하고, 반항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특성이 그들의 삶을 지배한다. 공정하게 대우하고 격려하고 실수나 실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단호하면서도 기분좋게 지적하고 수정 해주면, 아이는 곧게 자란다. 실수와 실패는 더 많은 지혜와 기술을 배울수 있는 기회이므로,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성장하는 동안 아이들은 수많은 문제를 겪는다. 친구 사이에 겪는 문제, 학업에서 겪는 문제, 남들과 경쟁에서 생기는 문제 등, 수 많은 문제를 헤쳐나가야 한다. 아이들이 그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나가도록 부모는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존중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존재 가치를 배려한다는 의미다. 아이는 물론 청소년, 어른할 것 없이 자아에 대한 안정된 정서를 형성하려면 가족으로부터 존중받아야 하고, 그에 맞는 사려깊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자신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감정이 쉽게 상한다. 부모는 아이를 대할 때 어른을 대할 때와 똑같은 자신이 스스로 대우받고 싶은 것과 똑같이 배려해야 한다. 아이와 대화를 하는 중에 어른이 옆에서 말을 건다고 아이의 대화를 일방적으로 끊어서는 안된다. 또 아이를 무조건 기다리게해서도 안된다. 당신이 받고 싶어하는 배려, 소중한 어른에게 베풀수 있는 배려와 똑같은 배려를 아이에게도 해야 한다. 아이들은 위협하는 물리적 위험이 있는가 하며, 정서적, 사회적 위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부모가 주의가 깊게 살피고 보호해 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정서적 사회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일을 피하게 된다. 학교에 가는 것, 친구를 사귀는 것, 놀이 모임에 가입하는 것, 새로운 분야 지식을 탐구하는 것, 진실을 말하는 것 등은 아이에게 커다란 도전이고 위협이다.

 

*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날 좋아할 까?

* 나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 실수하면 어떻하지? 

 

* 사실 대로 말해서 혼나면 어떻하지?이는 모두 아이들이 느끼는 매우 현실적인 공포이지만, 부모는 아이들의 감정을 알지 못하거나 무시한다. 사실 이것은 어른들도 흔히 느끼는 두려움이다. “그것도 못해”, “뭐가 무섭다고 그래” 이렇게 되면, 아이는 앞으로 위험할 수 있는 도전은 시도 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버린다. 성장하면서 거쳐야 하는 도전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잠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고 만다. 부모는 아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할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감싸주어야 한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두려움을 느낄 때 서로 지지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깨닫는 가장 슬픈 진실은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이란 조건 없는 사랑에서 나오는 감정으로 어떤 행동이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가치가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서로 소통할 때 나온다. 상대방을 서로 인정하는 안정을 통해서만, 모든 가족이 자신의 나약함과 삶의 난관을 맞대면 할 수 있는 주체성을 갖게 된다. 가족이 조건적 계약을 맺게 되면 방어적 행동이 나오기 시작한다. 주저하고, 두려워하고, 염세적이고, 자신감을 잃고 대화를 끊고, 평생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거의 모든 이들이 그것을 알아주지도 않고 이야기 하지도 않는다. 아이는 물론 어른도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사회가 자신을 받아줄까 의심하는 이가 많다. 그런 의심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남의 비난 거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거의 실패와 결점을 자꾸 떠올리게 하면, 자신이 무가치하고 무능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반대로 무엇이든 배울수 있는 능력과 고유한 가치를 자꾸 떠올리게 하면, 자신이 소중하고 능력있고 훌륭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격려의 말 한마디가 희망, 능력, 자신감을 높여주는데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한번 돌이켜 보라. 가족끼리 서로 격려해야 한다. 그것은 아무리 자주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이가 어릴 때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그것을 찾아 적당한 목표를 설정해줘야 한다. 그런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 있는 노력이지 결과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도록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긍정적으로 격려하면, 아이는 도전을 통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 기술, 사회적 인정등을 얻게 된다. 도전 과정을 통해 얻을수 있는 보상은 매우 크다. 아이는 물론 어른도 사람에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도전을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자꾸 벌어지면, 결국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비참한 삶을 이하게 된다.

 

가족 개개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줄 때는 다음 세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어느 누구라도 자신만의 고유한 기술과 능력이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한 방식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누구나 자신의 관점을 쫓고,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갖출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고, 가능하면 필요한 물질적 지원도 한다.

 

자유를 통해 새로운 분야의 지식, 새로운 친구, 새로운 기술, 다양한 휴식, 교육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책임감은 대부분 자유를 통해 발달한다. 사실 자유와 책임은 동전의 양면이다. 아이가 책임있는 행동을 많이 할수록 자유를 더 많이줘야 한다. 부부간에도 개인적인 관심, 취미, 우정, 직업 등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가 있는 부부는 대개 그런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갈등을 겪는다.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 아이에게 책임감과 능력을 습득하는데 필요한 자유를 맘껏 허락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  과잉보호가 아이를 무기력하게 만들듯 현명하지 못한 행동으로 아이들은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늘 의존하게 된다.

 

실력이 뛰어나고 능력이 있는데도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다. 자신감은 실력보다 앞서는 덕목이다. 아무리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어도,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은 끊임없는 실패, 거부, 손실을 두려워 하고 불안해 한다. 자신감이란 세상을 이해하고 헤쳐나가고 살아남는데 필요한 모든 자질을 스스로 갖추고 있다는 확신이다. 부모가 그런 자신감을 보여준다면 또 부모가 배움에 대한 아이의 무한한 잠재성을 이따금 말로 표현하고 겪려해준다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긴다. 아이든, 어른이든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면, 그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직접 알려줘야한다. 또 포기하지만 않으면 하고자 하는바를 이룰수 있다고 격려하라.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노력에 집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