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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나이가 들어가면

지혜는 매우 다양한 측면을 지닌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바로 성숙, 지식, 경험, 지적·정서적 이해력을 꼽을 수 있다. 지혜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문화를 똑같이 공감하고, 사리 분별과 도덕적 통찰력을 겸비, 과거와 미래의 맥락을 이해하고, 사물의 핵심을 꿰뚫을 줄 아는 지적능력, 정서적 이해력이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롭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경험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혜는 어느 정도 새월이 흔른 뒤에야 체득된다. 하버드 대학 유명한 철학교수 로버트 노직은 지혜의 개념을 가장 보편적인 의미로 정의를 내리기를 ‘ 잘 살고 잘 대처하기위해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방어기제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성숙해진다. 깊은 믿음과 영성 속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 역시 사랑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만큼이나 소중한 일이다. 기본적인 신뢰와 희망은 미래에 대한 믿음에 달려있고, 통합의 임무를 완성하는 것도 과거에 대한 믿음 위에서 가능하다. 사람들은 특정 종교나 전통적인 신념이 주는 확실성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지혜를 얻는다. 거기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더하면 영성으로 이어진다. 당신과 나는 각기 개별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종교를 갖고 있는 셈이다. 신의 관점에서 보면 진실은 단 하나뿐이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수 없이 많을 수 있다. 잘 늙어가는데 필요한 것은 독백이 아니라 대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통합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므로, 나는 통합의 과업 성취가 깊은 영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거리고 믿는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있거나, 꾸준히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종교적인 신앙이 매우 깊다. 고통받는 일들은 병원을 찾듯이 종교를 더 자주 찾게 마련이다. 종교는 정신의학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외로운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레이엄은 성공적인 노화에 대해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에는 가지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영성은 세속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영성은 두사람 또는 그 이상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보다 더 위대한 힘의 존재가 있음을 인식하게 될 때,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넘치는 내적 삶에 귀 기울일 때 생겨난다. 노화는 쇠퇴라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지평을 확장하고, 인내심을 강화하며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를 성숙시키는 과정이다. 성공적인 노화는 곧 성공적인 생존이며,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인격은 기질과 성격의 총합이다. 기질은 우리의 인격에 연속성을 부여해 준다. 기질은 대체로 유전적인 성격이 강하고, 외향성 또는 내향성 같은 인격의 구성 요소와 지능지수 등을 결정하며 변화가 거의 없다. 그러나 성격은 변한다. 만약 인격을 개인의 적응 양상으로 정의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인격은 많은 변화를 거칠 것이다.  기질과 달리 성격은 환경이나 성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고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유전자는 적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하게 되어 있다. 사람들은 성숙한다. 사람들은 환경의 제약을 벗어나고 극복한다.  고난에 찬 젊은이들게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는 것은 바로 좋은 친구를 사귀고, 이해심 많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다.

 

중년의 인격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주요 요인들은, 70세 노화 과정에서도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나쁜 생활 습관들, 불행한 결혼생활, 부적응적 방어기제들과 질병들이 바로 그 요인들이다. 불행한 노년을 초래하는 가장 주도적인 원인은 경제적 빈곤 그 자체가 아니라 질병이며, 이것은 한편으로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 또는 사회적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방어 요소들도 네가지 개인적인 자질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먼저 첫 번째 자질은 미래 지향성, 즉 미래를 예견하고, 계획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두 번째 자질은 감사와 관용, 즉 컵에 물이 반만 남았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반이나 차있다고 즐길줄 아는 능력이다.  세 번째 자질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주 아는 능력, 즉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느긋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다. 네번째 자질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준다거나,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우러져 함께 일을 해나가려 노력하는 자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빗장을 활짝 열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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