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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건강하게 나이 들기

인생에서 성공의 문을 열어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자기 관리와 사랑이다. 때로는 사랑을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에게 돈이 따라 올 수도 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계급이 아니라, 부모의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이 노년의 경제 수준을 결정 짓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60세에서 80세 사이에 행복하고 건강한지, 불행하고 병약한지를 구분하기 위해 건강상태를 여섯가지 방법으로 분류해서 살펴보자.

 

1. 신체 질환 유무에 따라

* 1등급: 심각한 병을 앓지 않는 경우

* 2등급: 병을 앓고 있으나, 수명 단축이나 신체 장애로 까지 확대되지 않는 경우

* 3등급: 치유가 불가능하고, 생명에 위협이 되는 만성질환을 앓는 겨우

* 4등급: 불치의 병을 알고 있으며, 심각한 신체 무능 상태인 경우

 

2. 신체 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에 따라

사람에게 자신의 건강에 대해 주관적 평가를 내려보라고 할 경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라면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 하면서도 건강이 나쁘다고 푸념을 늘어놓을 것이다. 반면 쾌활하고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라면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건강이 아주 양호한 것으로 믿을 것이다.

 

3. 신체적 무능 상태의 지속 정도에 따라

79세까지 원기 왕성 하고 활기 있게 생활 하다가 80세 생일 일주일 전에 심장 발작을 일으킨 사람이라면, 그의 건강을 어떻게 평가해야하는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해당하는 사람은 80세 전까지 한번도 주관적, 객관적인 신체적 무능상태를 겪지 않은 이들이다.

 

4. 객관적 정신건강에 따라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상태에서는 살아 있다는 자체가 그리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양호한 정신건강이라하면, 중년 이후 일, 사랑, 놀이에서 성공을 거두고 정신과 치료없이 살아온 상태를 말한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남자는 50세 이후에도 일을 계속했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지속해 왔고, 친구들과 운동경기를 즐겼다.

 

5. 사회적 유대관계를 기준으로

삶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이와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을 가 볼 수 있고, 더 할 일이 남아있고, 또 그 다음 날을 볼 수 있다는게 즐겁다. 아직도 세상에 너무도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우리는 건강한 노화의 여섯번째 요소로 삶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를 추가했으며 다음 항목으로 평가를 시도했다.

* 결혼 * 수입과 직결되는 직업 * 자녀 * 친구와 사교활동 * 취미 * 단체 봉사활동 * 종교 * 여가, 운동

 

대다수 사람들이 보기에 심장 발작이나 암은 신이 내린 재앙이며, 노년에 받는 고통은 잔인한 운명의 장난 또는 불행하게도 몹쓸 유전자를 타고났기 때문이다. 노화의 전과정이 완전히 통제 밖의 일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전향적인 연구자료를 수집하면서 70대에 건강한 노년을 맞았는지 아닌지를 50세 이전의 삶을 보고, 예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놀라운 사실은 그 요인들은 미리 얼마든지 통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여섯가지 변수

* 조상의 수명: 과학자들은 인간의 전생애를 연구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초파리를 대상으로 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 결과 초파리의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유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선 첫 번째 변수로 조상의 수명을 살펴봤다. 유전자가 인간의 수명을 좌우한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특정 유전자가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켜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유전자, 수명을 단축 시키는 유전자는 무수히 많으며, 결국 이전 세대로 부터 받은 유전자의   영향은 서로 상쇄되어 평균에 가까워 진다.

* 콜레스테롤: 많은 사람들이 콜레스테롤을 염려한다. 대중잡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콜레스테롤에   대한 경고이다. 그러나 그런 잡지들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흡연이나 알콜 중독에 대해서는 무관심해   보인다.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나 불행하고 병약한 사람, 심지어 조기 사망자까지 콜레스테롤 수치의 차이는  별 차이가 없다.

 *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신체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궤양이나 수면장애, 두통,   가려움증 등에 시달린다.  50세 이전에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신체적 질병은 75세의 신체적 건강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 부모의 특성: 10대나 20대이 중요하게 여겨졌던 여러 변수들, 이를테면 부모의 사회적 신분, 부모의 안정된  결혼생활, 어린 시절에 겪은 부모의 죽음, 가족 간의 결속력, 아이큐 등이 70세 이후의 삶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 유년기의 성격: 어려서 수줍음이 많고 매사 걱정이 많은 성격은 10대, 20대의 신체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70세 이후가 되면, 어린시절의 성격이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 사회적 유대관계: 좋은 대학을 나와서 훌륭하게 사회적 경험을 쌓아나간다 하더라도, 모두가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든 오랫동안 살다보면 건강한 노화에 걸림돌이 되는 여러 위험 요소들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주의를 기울일 시기가 있고, 그럴 필요가 없는 시기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건강한 노년을 부르는 일곱가지 요소

* 비흡연 또는 젊은 시절에 담배를 끊음

* 성숙한 방어기제: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

* 알콜중독 경험 없음

* 알맞은 체중

* 안정적인 결혼생활

* 운동

* 교육년수: 교육 년수가 단순히 사회적 계급이나 지적 능력만을 반영하는 것 같지만, 건강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이유는 사회적 계급이나 지적능력 같은 요소 때문이 아니다. 노년의 신체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교육의 요소는 아이큐나 유년시절의 가정소득이 아니라 자기관리와 인내심이다.

 

오래된 차들이 덜거덕 거리고 볼썽 사나운 꼴이 되어 폐차지경에 이르는 이유는 수명이 오래 되어서가 아니라, 사고나 관리 소홀 때문이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노쇠 역시 사고나 질병 때문인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이름 외우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망성 실어증은 30세때 부터 이미 시작되며 알츠하이머 병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그러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것 말고도 걱정되는 일이 많다. 70세가 넘으면 전화번호도 잘 외워지지 않고, 주차장에서 자기 차를 어디에 세워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 을 때가 많다. 나이들어 갈수록 공간 기억력이나,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단순 암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더라도 감정이 오고 갔던 사건은 젊은이 만큼 기억할 수 있다. 전화번호는 기억하지 못해도 손녀가 좋아하는 간식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 있다.

 

과거에 가졌던 좋은 습관이 현재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좋은 습관이라 하면 50세 이전에 담배를 끊고, 술을 절제해서 마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와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 중 4분의 3은 75세에도 여전히 건강했다. 그러나 50세 이전에 담배를 많이 피우고, 알쿨중독에 빠졌으며, 사회적 유대관계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 대부분은 75세에 신체적 무능 상태이거나 그전에 사망했다. 알콜중독은 사고나 이혼의 원인이 되며, 죽음을 앞당긴다.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과 비교해 볼 때 이혼한 이들이 사고로 사망한 확률이 네배 이상, 간경변으로 사망할 확률은 여섯배인데 비해, 백혈병으로 사망한 확률은 1.2배에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혼한 사람들은 이혼을 가져온 바로 그 요인들로 말미암아 악화된 질병 때문에 유독 사망률이 높았다. 담배나 술은 고통스러운 마음을 달래는 효과적인 자기 치료제가 될 수 가 없다. 우울증만 더 악화 시킬 뿐이다. 알콜중독은 환경보다 유전과 더 말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알콜중독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은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하더라도 알콜중독에 빠지기 쉽다. 알콜중독은 성공적인 노화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지만 이를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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