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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사람은 어떻게 성숙하는가?-1

칠십 노인이 스물다섯살 젊은이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두가지 관점, 즉 사회적 성숙과 정서적 성숙이라는 관점으로 인생후반을 살펴볼 것이다. 25세에는 소망하는 내용의 92퍼센트가 자기 개인과 관련된 것이지만, 60세의 소망은 자기 개인과 관련해서 29 퍼센트, 가족들과 관련해서 32 퍼센트, 인류 전체에 관련해서가 21 퍼센트라고 한다. 

 

성인발달 과정 평가를 위해 어떻게 특정 과업을 수행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여섯가지 연속적 과업을 모델로 삼았다.

첫째 청소년기에는 부모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설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둘째 자기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상호관계를 통해 동료들과 어울릴수 있도록 친밀감을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성인이 되면 사회는 물론 자신에게 가치있는 일을 할수 있도록 직업적 안정을 이루어야 한다.

넷째 더 넓은 사회 영역을 통해 다음 세대를 배려하는 생산성 과업을 이루어야한다.

다섯째 다음 세대에게 과거의 전통을 물려주는 의미의 수호자가 되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통합'이라는 과업을 완성함으로써 개인의 삶은 물론 온 세상의 평온함과 조화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성인기에 들어서기에 앞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정체성이란 부모로 부터 독립된 자기만의 생각, 즉 자기만의 가치, 정치적 견해, 열정, 취향 등을 가지는 것이다. 정체성은 자기 중심주의의 산물이 아니므로 단순히 가정을 나오거나, 가족을 떠나 결혼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 중심의 가치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은 무작정 가정을 뛰쳐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한 분리, 개별화 과정은 평생동안 끊임없이 반복 될 것이다. 갓 성인이 된 입장에서 보면 다른 사람과 함께 서로 의지하고, 돕고, 헌신하면서,10년 또 그 이상을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은 이상적이지도, 또 가능해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 임무를 성취하려면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에게 까지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친밀감은 마치 자전거 타기 처럼 일단 몸에 익히기만 하면, 그 뒤에는 특별한 노력없이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직업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전제로 성립된다. 성격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평생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 또는 취미가 직업으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만족, 보상, 역량, 헌신이라는 네가지 결정적인 기준이 존재한다. 생산성은 다음 세대를 헌신적으로 지도 할만한 능력을 갖추었을 때 성취되는 과업이다. 생산성은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을 보살피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상호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성취된다. 생산성은 공동체 형성을 의미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성인들을 상담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성취할 수 있다.

 

의미의 수호자는 자기 아이들의 성장보다는 인류의 집단적 성과물, 즉 인류의 문화와 제도를 보호, 보존하는데 초점을 둔다. 의미의 수호자는 과거 문화적 성과를 대변하고,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단체나 조직을 이끈다. 의미의 수호자는 생산적 성취도가 높은 사람보다 체력이나 기술 면에서는 능력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30대 젊은이보다는 70대 노인이 의미의 수호자 역할을 훨씬 더 훌륭하게 수행해 낸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오직 하나 뿐이며, 한번 태어나 한번 죽는 존재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통합'이다. 삶의 어느 한 단계가 다른 단계 보다 못하거나 더 가치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노년에 이르면 수많은 상실을 몸소 겪을 것이며, 계속해서 스스로를 뛰어 넘어 성장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상실감에 압도 당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