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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나는 행복한 존재

누구나 알고 있듯이 행복은 부분적으로는 외부세계에, 부분적으로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l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있다. 돈, 주택, 건강, 사랑, 훌륭한 직업과 자신이 속한 사회의 존경 같은 것들이다.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것들이 없을 경우에는 특별한 사람만이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충족되거나 제대로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경우에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특정한 심리적 부적응을 겪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행복을 누린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위험한 감옥 중의 하나가 자신을 스스로 자기에게 가두는 감정들이다. 이런 감정들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두려움, 질투, 죄의식, 자기연민 그리고 자기도취다. 이런 감정에 빠진 사람의 욕망은 자신에게 집중한다.이런 사람은 외부세계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고, 그저 외부세계에서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시키거나, 자신이 상처 받지 않는 데만 관심이 있다. 따뜻한 데 익숙해진 사람은 처음부터 찬바람을 맞으며 몸을 단련해온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자기 중심적인 감정을 지닌 커다란 약점중 하나는 다채로운 생활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랑은 졸라댄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이자를 받을 생각으로 돈을 빌려 주듯이, 되돌려 받을 것을 계산해서 베푸는 사랑은 허망한 것이다. 계산된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사랑을 받는 사람 또한 그렇게 느낄 것이다. 자기 연민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우선 자신의 환경이 특별히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구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행복한 사람은 향후 태어나는 사람들과 연결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괴로워 하지 않는다.  마음 속 깊은 곳의 본능을 쫓아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에 충분히 몸을 맡길 때 우리는 가장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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