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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나이들어 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

사랑, 시간과 인내

완벽주의자가 좋은 인간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야 비로소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반쪽인 이성에 대해 잘알지 못합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무엇인지, 항상 늦게 깨닫곤 합니다. 우리가 서로 눈꼽만치도 양보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상대를 끊임없이 간섭하고 통제하면서 자신처럼 되기 바랍니다.  서로를 굴복시키고 지배하려합니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상대방을 희생시켜려 합니다.

 

사랑은 인생에 처방하는 가장 강력한 진통제입니다. 우리 유년기는 순진한 믿음에서 가혹한 현실에 눈 떠가는 깨달음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삶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투쟁과 고통과 상실로 가득찬 생로병사의 길이라는걸 알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이런 세상에 낙담하지 않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참으로 대견한 일입니다. 배우자 선택, 사랑도 교육이 필요한 일입니다.  학교에서는 이 중대한 인륜지대사에 대해 어느 정도 가르쳐야 합니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삼각함수, 산업미술, 보건 등 실생활과 거리가 먼 과목은 배우지만 친구와 연인의 선택에서 실수를 피하는 법을 배우지 않습니다. 인간성과 인간행동에 대한 과목은 학교 안에서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평생을 함께 할 상대를 선택하는 중요한 과제는 또 다른 시행착오의 연습장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의 정의에 대해, 인격장애에 관한 지침과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의 성향에 대해, 바람직한 동반자에 관해,  고통스러운 이혼을 한 사람들 경험 등을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에덴의 동쪽을 잃어버린 대신 나의 반쪽을 찾은 것으로 만족합니다.  (마트 트웨인)  사랑하는 사람,  배우자를 만나는 일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어떤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냉혹한 자세를 취한다해도, 사실 그 사람의 내면에는 사랑을 얻고 싶지만 얻을 수 없었던 아픔이 있는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소중한 반쪽을 만나는 일을 너무나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벼운 속옷을 고르고, 비싼 코트를 고를 때 마음가짐이 분명 다릅니다.  그리고 자동차보다 집을 구할 때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신중해야 할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는 지극히 충동적이고, 찰나적인 감정에 기댈 때가 많습니다. 사랑을 소종히 여긴다면, 그 선택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일 것입니다.

 

좋은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변화시키는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변화할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술이나 담배,혹은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라도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단 증상은 우리의 의지가 얼마나 하잘 것 없는지 깨닫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됩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습관들은 대부분 이성적인 선택에 따른 것들이 아닙니다. 운동이나 채식에 관련된 좋은 습관은 이성에 따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쁜습관들은 우연히 배우는 것들이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화 되면서 우리의 삶을 파괴할 지경에 이르러서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습관들은 충동성 이나 향락주의, 이기주의, 성급함, 그리고 주변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욕구 따위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한 순간에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사고, 실직이나 실연처럼 나쁜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갑작스런 희소식은 예기치 않았던 유산상속, 복권 당첨 외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학습, 오랜 습관의 변화,  만족스런 관계형성,  아이들의 성장처럼 우리 삶에서 행복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인내심과 의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손꼽히는 것은바로 이 때문이지요.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는 어디서나 욕구를 즉각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사방에서 번쩍이는 광고들은 끊임없이 이런저런 상품들을 소유하기만 하면, 바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이런 광고에 포위된 우리는 항상 자신의 현재에 불만을 품게 됩니다.  그래서 광고가 이끄는대로 소비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 체험의 대가는 값비싼 것이어서 결국 신용불량자가 속출합니다. 아마 이러한 성급함은 자동차나 비행기, 전화기의 발명으로 가속화 되었을 것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모든 문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하려고 하는 조급증 환자들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집중력은 짧아지고 기억하는 시간과 양도 줄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스타, 운동선수, 부유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건설 과정은 파괴 과정보다 항상 느리고 복잡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시간과 인내와 성찰을 요구합니다.  되는대로 사는 것보다 열심히 사는 것을, 보이는 것보다 실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삶을 만족스럽게 사는 방법을, 깜빡이는 의식을,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스턴트 시대에서 우리는 저도 모르게 빠르고 단순한 것에 집착하는 조급증 환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기분좋고 행복한 일들, 안좋은 습관을 바꾸는 것, 친구를 사귀는 것,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는 것들은 결코 갑작스레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것을 얻어려면 무엇보다 기디릴 줄 아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세상의 속도가 아니라, 각자 내면의 속도입니다.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참된 삶을 일궈나가려면, 각자의 내면의 가치에 맞춰져 있는 생의 속도에 따라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한걸음씩 발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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