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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나이들어 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

인생지도, 감정

만일 지도가 지형과 다르다면 지도가 잘못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머릿속에 삶은 이러아러하고 저러저러하게 생겼다고 하는 나름의 인생 지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도는 사는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조금씩 수정됩니다. 결국 인생이란 머릿속의 지도를 내가 걷고 있는 땅에 맞게 그려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중대사를 하나 꼽자면 배우자를 고르는 일과 결혼생활을 잘 꾸려가는 일을 들 수 있습니다. 결혼한 부부 반이상이 갈라서는게 현실이고 보면, 사람들이 이 문제를 그다지 잘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저 생활비 벌고, 자녀 학자금 마련하고, 차를 사고, 집을 얻고, 노후보장용 보험이나 연금에 가입하는 등의 먹고 사는 경제적인 문제를 함께 처리하는 동거인으로서의 성격만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배우자와의 관계는 50년은 고사하고, 5년후가 어떻게 될런지 모릅니다. 세월과 함께 사람도 변하기 때문에 젊었을 때의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바람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성격에 대해 드러나는 부분만을 보고 판단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성격의 다른 부분들도 많습니다. 꼼꼼함, 인내심, 친절, 의지, 배려 등이 바로 그런 것이지요. 이것들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매우 가치 있는 품성들로 사람들마다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쉽게 변하지 않는데다 시간을 두고 사귀어야만 제대로 알아 볼수가 있습니다. 시험에 떨어진 뒤에야 자신이 무엇이 부족했는지 알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뒤에야 어떤 사람이 어울리는지 알게 되고, 병원에 입원한 뒤에야 자신의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실수를 통해 깨달은 바를 하나씩 자신의 지도에 담아가다 보면 인생이라는 항로가 순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지금 하는 행동이 그 사람의 미래를 말해 줍니다. 그들은 슬픔에 빠져있고 피곤해 하면 전에는 기쁨을 느꼈던 일들에 대해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더 이상 행복이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두 각자의 사연은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의 가족도 마찬가지로 우울하게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는 일이 불만스럽고 마음에 맞는 친구도 없고 하루하루가 아무 변화없이 똑같이 느껴져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떤 삶을 판단할 때 그가 무슨 말을 하는가보다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보고 평가해야 실수가 적습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세가지 요인은 일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기대감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보람을 느낄수 있는 일을 하고,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미래에 대한 보장이 있다면 불행할 이유가 없겠지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며,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자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살피십시오.

 

사람들은 누구나 어머니가 아이에게 주는 헌신적인 사랑처럼 무조건적이고, 완벽한 사랑을 받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바람 때문에 그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무한정 사랑해줄 사람을 언젠가는 만나게될 것이라는 자기 기만적인 환상과 헛된 희망에 빠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일종의 모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험을 벌이면서까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게 된다면 누구라도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  

 

감정적인 행동을 이성적으로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돌아온 아내에게 짜증내는 것은 당연히 잘못입니다. 그렇지만 남자의 행동은 그 후에도 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다른 트집을 잡아서 아내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결국 그들 부부는 서로에게 불만을 품고 계속해서 갈등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왜 그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걸까요? 자신의 행동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왜 같은 행동만을 부질없이 되풀이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애초 그런 행동이 이성적인 사고에서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하는 행동의 심리적 동기와 습성은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충동이나 선입견에 의해 혹은 미처 스스로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감정에 따라 행동하곤 합니다우리가 아닌 줄 알면서도 매번 감정에 휘둘려 되풀이 하는 어리석은 행동중 하나는 부부싸움에서도 흔히 나타납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똑 같이 자신을 인정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오직 받을 것에만 관심이 있고, 주어야 하는 것에는 까마득히 잊은듯이 행동합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해주기를 바란다면, 나부터 먼저 상대방을 그렇게 대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선은 자신이 바라는대로 해주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원망과 불만족을 먼저 표출합니다.

 

사실 자녀들은 여러가지로 부모에게 의무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고 키워주었으니 마땅히 보답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충분히 성인이 될 때까지 아니면 평생동안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립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빚을 진적이 없습니다. 그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은 부모의 결정이었습니다. 현명한 부모라면 자식을 독립시켜 홀가분하게 떠나보냅니다.  그렇게 해야 아이는 부모에 대한 책임감 대신 따뜻한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식들을 언제까지나 곁에 붙잡아두려는 부모들입니다.  그들은 부모는 자식을 보살피고 자식은 부모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자녀가 성장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따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현재의 생활에 안주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늘 똑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일어납니다. 부모는 뭔가 모르게 소홀한듯한 자식에게 매번 서운함을 느끼고 쓸쓸해 합니다.

 

불합리한 행동을 이성적으로 고치려 하는 것은 종종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를 분노와 절망에 빠뜨리는 대부분의 상황은 대개 반복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 당혹스러워 합니다. 어떻게든 그 고리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감정에 흔들리기 쉬운 편견과 아집에 곧잘 사로잡히는 존재로서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근거나 동기가 이성보다는 감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후회하고 반성하면서도 계속해서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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