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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콤플렉스(듀크 로빈슨)

Complex 8. 도우미가 되기를 자청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파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떤 사람은 학업을 포기하거나, 돈을 흥청망청 쓰거나, 유명한 직장을 때려치우거나, 시간을 낭비하거나, 건강을 헤치며 살아간다. 아무리 착하고 똑똑해도 간혹 자신을 혹사 시킬 때가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하여 약물을 남용할 때 중독이 된다.  중독에는 도박에 빠지거나 바람을 피우는 등 질이 낮은 것이 있는가하며  식습관이나 일, 낚시, 낱말 맞추기, 쇼핑, 컴퓨터, 텔레비전 시청 등 비교적 건전한 것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건전해도 스스로 감당해야 할 본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면 이는 분명 자신을 파괴하는 일이다. 무언가에 중독되었을 때 아이러니한 사실은 애당초 피하려던 것보다도 훨씬 더 통증이 크다는 점이다. 쇼핑중독자는 우울함을 달래려고 필요치 않은 물건을 사거나, 빚을 내어서 쇼핑을 즐기곤 한다. 하지만 물건을 마구 사들이는 동안에는 기분 전환이 되겠지만 날로 늘어가는 빚더미 때문에 기분이 더 우울해질 것이다. 좋은 사람은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배운 탓에 중독자들도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서 희망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왜 도와주면 안되는걸까?

 * 그래봤자 소용없다. 아무리 애써봤자 사람이 바뀐다든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나쁜 버릇 더 오래 가게 만든다. 중독자를 돕는 것은 불난데 부채질 하는 행위라고 한다.  모르는 사이 습관을 부추길 수 있다.

* 제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

* 진심을 숨긴다. 무엇보다도 사람이든 환경이든 모조리 제 멋대로 조종하고 싶어 그럴 때가 많으니 말이다.

* 득보다 실이 많다. 중독자들은 주변 사람까지 중독으로 끌어드린다.

* 또 다른 중독을 부추긴다. 습관적으로 자신을 파괴하는 중독자들처럼 그들 곁에서 뒤치다꺼리 하는 당신 역시  자신을 좀 먹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내를 폭행하는 남편도 그녀를 사랑하는 줄 안다.   아내 없이는 못산다는 남편의 생각과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도 역시 다르다.  중독자와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상대를 구제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돕기를 중단하는 것은 그를 단념하기보다는 좀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즉 구조대원이 아닌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구조대원은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반면 관찰자는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데 주안점을 두며 상대의 일을 그의 역량에 맡긴다.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모두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듯 각각의 사람들은 뚜럿한 정체성을 가지기 마련이다. 즉 지나온 발자취가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으며 성품과 기질, 그리고 의식구조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당신을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당신 뿐이다. 즉 당신은 당신 자신만 책임지면 된다는 이야기다. 중독자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더라도 관심을 가지되 그들의 안위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낫다. 또한 자신과 타인간에 경계선을 확실히 그을줄 알아야 한다.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의견을 적어두는 방법을 써보면 좋을 것이다. 아이디어가 좋거나, 나쁘다고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이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어리석고 쓸데없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으며, 이를 적어두는 습관을 들인다면 생각이 맑아져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도덕 규범에 비추어 봐서 자신의 행동이 비도덕적이거나 비윤리적일 때 또는 사회와 타인을 비릇해 자신에게도 해를 끼치는 행동이라고 판단할 때 사람들은 죄책감을 느낀다. 부적절한 죄책감은 왜곡된 자아상과 세계관에서 비릇된다. 도덕을 따지는 완고한 부모라든가. 두려움과 죄책감을 이용해 상대방을 마음껏 조종하려는 사람들이 숨통을 조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릴적 도덕적 가르침을 강요받은 사람들은 보통 그릇된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죄책감은 그릇된 행위에서, 수치심은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에서 비릇된다. 즉 죄책감은 행위를, 수치심은 됨됨이를 비난한다고 보면 된다. 수치심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적정선 그리고 이를 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불미스런 결과를 일깨워주며, 충동을 억제해 좀더 윤택한 삶과 공존공영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자신을 몰아갈 것이다. 삶이 피폐해지고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그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