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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자는 늙지 않는다.( 와다 히데키

여성이 남성 보다 오래 사는 이유

무슨 일을 하든 자신감 있고 성실했던 사람이 중장년이 되면 일상의 모든 변화를 아무런 생각없이 받아들이고, 마치 호흡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긴다.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 즉시 초조해지는 사람은 어떤 문제가 자신이 상상하고 있던 범위에서 벗어나면 불안감을 느낀다자신이 머릿속에 그려놓은 이미지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금새 초조해지는 것이다.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대응하는 능력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그런 사태에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른바 출세도 하기 어렵다. 자신이 생각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일수록 걸음을 멈추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습관을 갖추어야 한다.

 

농부는 매년 초년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농사를 잘지어도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이 또한 장점이다. 매년 매일 날씨가 다르고 흙의 상태도 다르며, 구입한 묘목이나 씨앗의 상태도 다르다. 열매가 많이 열릴 때도 있지만 전혀 열리지 않을 때도 있다. 항상 변화를 거듭하는 자연을 상대하는 일에는 지루함이 없다. 정형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를 하건 성공을 하건 항상 신선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강한 것은 평균수명을 비릇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서 볼 때 분명한 사실이며, 이것이 세계적인 경향이다. 그리고 여성쪽이 인생을 즐기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인생을 즐기는 능력이 뛰어나 감정 노화가 느리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는 것이다. 남성은 근력이 있고 순발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생물로서 나약한 존재일 뿐 아니라, 감정이 늙기 쉬운 존재다. 정년이 되자마자 바로 질병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남녀 평균수명을 고려한다면 여성은 남편이 사망한 후에도 20-30년을 건강하게 사는 경우가 많다. 아내를 먼저 보낸 남편이 의기소침하여 나약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비교하면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는 대부분 건강하게 살아간다. 여성은 남편이 사망했더라도 감정이 급속도로 약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건강을 찾는다. 여성의 경우 남성처럼 사회적 지위나 거기에서 기인하는 묘한 자존심 따위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만들기 쉽다.

 

정년 퇴직을 한 이후 줄곧 남편과 함께 집에 있어야 하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는 아내가 증가하고 있다. 외출을 하려고 하면 갈 곳 없는 남편이 따라 나선다. 아무리 떨쳐내려해도 떨어지지 않는 비에 젖은 낙엽같은 존재다. 인생의 대부분을 일에만 소비하고 변변환 취미도 없을 뿐 아니라 교양마저 없다. 중장년이 된 이후부터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는 부모님인데 시부모의 시중만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아내의 불만은 뿌리가 깊다. 공통의 화제가 아니라 상반되는 이해관계가 되어버린다. 이미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한 아내와 감정이 노화하여 쉽게 초조해지는 남편의 조합이 문제가 되어 이혼에 이르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뒤편에는 가정에서 서로 등을 돌린채 별거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내가 보기에 정년 이후에도 사이좋게 지내는 부부는 두가지 패턴이 있다. 하나는 아내가 어머니의 역할, 남편이 자녀의 역할이라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처럼 맺어져 있는 마더콤플렉스 타입인 경우 남편이 모든 것을 요구해도 아내가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 같은 존재가 되어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경우에는 부부사이가 좋다.  동양의 경우 이런 타입이 많은데, 문제는 아내가 '나는 당신 어머니가 아니예요' 라고 등을 돌리는 순간에 모든 것이 끝난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아내가 남편을 존경하는 경우다. 영화감독과 여배우 커플 처럼 남편이 은퇴하더라도 그 남편의 지성이나 재능을 존경하며 늘 함께 보내려 하는 경우, 또 학자로서 연구에 몰두하는 남편을 아내가 지원하면서 진심으로 존경하는 경우다.

 

연하인 아내가 결혼초기에는 연상인 남편에게 의지하거나 존경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두 사람의 힘의 관계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부부 관계를 양호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서로 상대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을 바꾸려하거나 존경하도록 만든다는 생각은 백해무익이다. 예를 들어 공통의 취미를 가진다는 마음에서 지나치게 어떤 취미를 지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한 쪽만 즐겁고 다른 한 쪽은 단순히 어울리기만 하는 경우다. '여행은 준비하는 것이 귀찮아서 가고 싶지 않아요. ' '다이어트 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 없어요.' 이런 경우는 뜻밖에 많이 있다.

 

여러가지를 시도해 보고 두사람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대상을 발견한다면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무리하거나 실망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부부가 같이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오히려 초조감과 불만만 가중시킬 뿐이다. 중장년이 되면 아내는 자신의 커뮤니티를 가지게 된다. 남편은 회사가 커뮤니티기 때문에 정년 퇴직한 이후에는 어떤 커뮤니티에서 생활해야 할지 찾아본다. 그때 아내에게 지나치게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커뮤니티는 스스로 준비해야한다.

 

화가 나는 것을 계기로 냉정하게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는 것과 단순히 화가 난다는 이유로 감정이 흐르는 대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화가 난 감정을 가지는 것과 화가 난 감정에 농락 당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격렬한 감정에 이끌려 함부로 행동하는 것은 젊다기보다는 오히려 미숙한 두뇌 또는 노화하여 기능이 저하된 뇌다. 감정이 살아 있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감정이 사라지면 행동을 하는 에너지가 사라진다. 그러나 EQ의 정의에서도 설명했듯 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대인관계에 어떻게 사용할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자세가 포인트다.

 

육류라는 말을 들으면 즉시 콜레스테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콜레스테롤이 오히려 노화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은 에스트로겐의 원료인데 이 에스트로겐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고,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여성 쪽이 장수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에스트로겐을 들수 있고, 여성 폐경 이후에 질병이 걸리기 쉬운 이유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사실 콜레스테롤에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 악역만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포막의 원료가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세포의 재생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노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