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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자는 늙지 않는다.( 와다 히데키

EQ

갑작스런 초조감과 분노는 노화의 징조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즉시 화를 내거나 초조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경향을 가리켜 참을성 없는 젊은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참을성 없는 것은 젊은사람들뿐 아니라, 중장년이나 노인들에게서도 증가하고 있다. 병원 대기실 등에서 기다리다 지쳐서 거친 말투로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은 대부분 노인다. 감정을 콘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기존의 IQ는 인간의 지적인 활동에서 감정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수치화 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지적활동이나 행동은 이른바 희로애락, 놀라움, 두려움, 혐오감 등 감정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감정을 제대로 콘트롤하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지능의 일종이며 중요한 능력이다. EQ는 인생경험을 통하여 신장되는 요소이기도 한데 그 절정기가 40대이다. 그 이후 그대로 방치하면 쇠약해진다. EQ가 저하되는 40대 이후일수록 의식적으로는 자신이 감정을 콘트롤해야하는데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고 제멋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EQ가 더욱 저하되는 것이다.

 

EQ의 요소

* 자신의 감정을 이해한다.

*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한다.

*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처리한다.

 

40대 후반이 되면 회사내에서 자신의 미래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출세하고 싶다는 마음이 약해진다. 출세욕이 없더라도 일에 대한 의욕만 왕성하면 상관없지만, 오랜 세월 동안 그 일에 종사하다보면 일 자체에 질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전두엽의 기능저하에 동반하여 의욕이 쇠약해지기 쉬운 상태이나, 회사 내부에서의 그런 상황은  가능하면 마음에 두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이나 회사에서의 생활에 의욕을 잃었다면, 취미생활에 집중해서 살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현실적인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일에 대한 열성이나 의욕을 잃는 것과 동시에 인생 전반에 대한 의욕이 저하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관공서에 근무하면 연차가 올라감에 따라 나름대로 출세를 할 수 있다. 더구나 주위의 민간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머리를 숙이기 때문에 나중에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측면이 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한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도 출세할 수 있는 관료라는 시스템이 나쁜 것이다. EQ가 성장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감정을 적절하게 컨트롤할 기회가 거의 없다. 감정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도 별로 없기 때문에 노화가 일찍 시작된다. 관공서에 근무하면서 일반인 위에 군림했다해도 은퇴를 하면 단번에 늙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감정이 노화하기 쉬운 직업이 있다. 대학 교수도 40-50대에 교수가 되면 정년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 이상의 지위를 지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류대학 교수는 실적을 올리면 일류대학에서 러브콜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헤 노력한다. 그런 관점으로 생각하면 사실은 일류대학교수가 가장 노화하기 쉽다고 말할 수 있다.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되면 성장이 멈춰버리는 것이다. 학교교사 등 젊은 시절부터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익숙한 사람은 EQ를 높힐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일반 공무원 역시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기회나 외부 세계로부터 자극 받는 일 없이 보내기 쉽다.

 

옛날 이야기를 몇 번 되풀이 하는 것은 노인들에게 공통되는 이미지다. 중장년인데도 과거 이야기만 늘어놓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노화를 의미한다. 과거의 영광에 매달리는 것은 현실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증거다. 자기 자신의 현실적 상황에 만족하고 있고 주위사람들도 인정해준다면 누구도 과거의 자랑 따위에 매달리지않는다. EQ의 구성요소 중에서 첫 번째인 자신의 감정을 이해한다라는 점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자랑이 부하 직원에 대한 귀중한 충고이며, 부하직원도 기뻐할 것이라도 생각하기 때문에 더 문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의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오해가 없도록 덧붙인다면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모두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회상법이라고 해서 지금까지 걸어운 길을 천천히 되돌아보는 '고령자용 심리요법'이 있다. 그 결과 자신을 부정하기 쉬운 노인이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재발견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거나 치매증상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회상법도 목적은 현재와 미래에 있다. 현재의 마음과 감정을 긍정적으로 유지해서 미래와 연결짓기 위해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지 과거에 빠져드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최신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자기애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도 자기 만족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 중요하다. 요컨대 의욕을 내려면 자신을 칭찬하거나 주목하거나 응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중장년으로 접어들면 부부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도 거의 없어진다. 자녀들도 성장하면서 부모를 귀찮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가애를 충족시키기위해 초조한 마음으로 자랑을 늘어놓게 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욱 소외당하는 악순환에 빠져버린다. 우리 사회는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애가 충족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예전 같으면 연공서열에 의해 가만히 있어도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성과급이 도입되어 '나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라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따라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자기애를 충족시킬수 없다면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어떤 이들은 그런 장소로 술집이나 룸살롱 같은 곳을 택하기도 한다. 이런 곳에서 아무리 자랑을 늘어놓아도 마담이 맞장구를 쳐주기 때문이다.

 

부하직원의 상담 상대가 되어주거나 업무에 관하여 가르침을 주는 것으로 자기애는 충족된다. 가르치는 것이 반드시 업무이어야할 필요는 없다. 바둑이나 골프등 과외활동으로 존경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자기애가 충족되면 초조감이나 분노는 그림자처럼 모습을 감출 것이고, 부하직원을 육성한다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의욕도 끊어오른다. 자기애를 충족시키는 장소는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자신이 속해있는 회사만이 세싱의 전부이고, 그곳에서 악평이 나오면 자기애를 충족시킬수 있는 장소가 그야말로 룸사랑이나 주점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 사태가 변화했을 때 당황하지 않는 것은 마음에 융통성이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 융통성이야말로 전두엽 기능의 가장 큰 포인트이다. 전두엽이 젊은사람은 변화를 고통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한다. 감정의 노화를 예방하려면 전두엽의 유연성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즉 유연성이란 한 가지 일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