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없는 남자는 늙지 않는다.( 와다 히데키

나이 값 못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데에 마음을 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 그러나 욕망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프로이드는 성적충동을 발현시키는 에너지를 리비도라도 불렀다. 그의 제자 융은 리비도를 더 확장시켜 모든 본능에너지의 본체로 정의했다. 프로이드는 '이드' 혹은 '에스'라고 불리는 욕망의 무의식 영역이나 그것을 발현시키는 에너지인 리비도를 ‘말(馬)에, 이성의 중추영역인 자아(ego)를 기수에 비유했다.  말의 활발한 활동성, 즉 리비도의 강인함이나 에너지의 양, 정신적인 긴장의 높이에는 개인차도 있을 수도 있고 나이를 먹으면서 리비도의 수준이 내려가기도 한다. 즉 말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수까지 늙어버리면 말은 더욱 활동성을 잃는다. 바로 이런 기수 역할을 하는 것이 전두엽이다. 에너지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전향적으로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전두엽의 활동에 달려 있다. 젊은 시절과 비교할 때 말의 활동성이 떨어진다. 즉 '리비도가 저하된다.' 는 점에서 욕망은 확실히 줄어든다. 욕망은 본질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그것을 억제하면 안된다. 함부로 억제하면 어떤 일에도 의욕을 느낄 수 없고, 무슨 일을 해도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매마른 인간이 되어버리기 쉽다.

 

은둔자도 직접 일기를 쓰거나 수필을 쓰거나 시를 짓는 등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일본의 후생 노동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5년 남성의 평균수명은 78세, 여성은 85세로 늘어났다. 그리고 60세를 기준으로할 때 여생은 남성이 22세, 여성은 27세다. 정년이후에도 활발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증가하는 한편, 조기 퇴직도 드물지 않은 세대다. 그렇다면 현역에서 물러난 뒤 20-30년의 시간이 남는다. 이는 여생이라 부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신체기능도 젊어지고, 지적 기능은 거의 쇠약해지지 않았다. 옛날에는 '돌보아야 할 손주가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대사회는 핵가족화 되어 한 집안에 동거하는 손자도 없을 뿐아니라, 특별히 손을 봐야할 일도 없는 상태다. 게다가 아무런 취미도 없는 상태에서 하루 종일 텔레비젼을 보면서 집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노인이 적지 않다. 젊은 시절에는 호기심이 많든 적든 매일 할 일이 있었고, 그런 만큼 인생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정년 이후가 되면 의식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으면 외출할 기회도 없어지고 만다.

 

쇼핑을 할 때만 외출을 하는 노인이 꽤 많은데, 이것은 젊은이의 경우라면 병적인 은둔형 외톨이라고 할수 있다. 노인의 이런 은둔형 외톨이 현상은 일에서 손을 뗀 60대 이후부터 나이를 먹을 수록 눈에 띄게 증가한다. 20-40%가 은둔형 외톨이이거나 그 예비군이며, 80대가 되면 50%이상이 은둔형 외톨이 상태에 빠진다. 사소한 계기에 의해 은둔형 외톨이가 일단 되고나면, 그 환경에서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외톨이 생활을 하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의욕이나 호기심이 없어지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더욱 더 활동이 위축되는 악순환의 결과다. 감정이 완전히 늙어버렸기 때문에 다시 의욕을 불어넣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나는 자신의 감정을 자극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거나, 시도해 보는 즉, 감정의 노화예방을 시작할 시기는 40대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자녀양육이 일단락 지어져 그 이후의 인생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시기다. 이 시기에 휴일이라는 핑계로 하루종일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면 장래가 걱정된다. 일이나 자녀 양육 대신 인생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40대부터 감정노화를 예방하기 위해 실천 행동에 나서라고 주장하는데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첫째는 인생의 갈림길에 접어든 쉰살을 맞이하면 갱년기 장애를 동반하여, 감정의 노화를 예방하려는 의욕조차 포기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 한가지 이유는 40대가 되면 개인의 기호가 굳어져서 자신이 정말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 좋아하는 대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40대때 좋아하던 것은 60-70대에도 계속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이것은 분명 노화 현상이다. 40-50대 때 이런 자각이 왔을 때 그대로 방치하면 노화는 더욱 가속화 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경험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이 중요하다. 클래식을 듣는 것이 취미라면 CD를 수집하는 것 뿐 아니라, 1년에 한번이라도 콘서트에 가본다. 어떤 식이든 집에서 벗어나 외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행동과 욕망의 선순환 즉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생활을 실현할 수 있다.

빨리 늙지 않으려면 게임이나 공부를 해서 전두엽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며, 활동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의욕이 없는 사람과 무슨 일이든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과의 차이는 바로 여기 있다.

 

자신의 돈을 버는 행위는 두뇌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최상급에 속한다.  또 생각만큼 사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그 원인과 대책을 생각하고, 잘 진행될 때에는 성공한 이유를 분석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두뇌에 대한 자극이 더욱 강렬해진다. 또 행동에 나서는 것에 의해 전두엽이 자극을 받고 의욕이나 호기심, 욕망을 재생산 해주기 때문에 더 활동적인 인간으로 변한다. 전향적인 정신과 자극적인 생활은 전두엽에 가장 좋은 약이며 그런 사람의 감정은 간단히 노화하지 않는다.  인생 경험이 풍부해지면 다양한 자극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생이 시들해지기도 한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모든 일이 새롭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늘 긴장하고 당황한다. 실수를 했을 때의 침울함과 성취했을 때의 성취감이 모두 큰 것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익숙해져 그런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진다. 인생경험이 오히려 방해가 되어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인생경험에 의해 축적된 이런 지능을 '결정성지능'이라고 한다. 이 결정성지능에 의해 사고력이나 판단력은 높아지지만 뒤집어 보면, 앞을 미리 읽어버린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처음 체험하는 일에서도 감동을 느끼는 수준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젊은시절처럼 새로운 경험은 느낄 수 없고, 다양한 자극에 대해서도 그 앞을 미리 예상해 버리기 때문에 사물이나 대상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이나 지식을 토대로 사물의 배경이나 구조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무엇이든 '그럴 수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감정에 덮개를 씌워 놓은 것과 같다. 놀라거나 분개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적 표현이 필요하다. 나이를 먹으면 어지간해서 흥미를 느끼지 않는 이유는 경험이 많은데다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감도가 둔해진 데다 앞을 읽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신선함을 느끼기 어렵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더 강한 자극을 찾아야 한다. 감동은 기본적으로 예상과 실제 경험의 차이다.  감동은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을 때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이 쌓이면 예상 폭이 넓어진다. 그리고 그 범위안에 들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놀라지 않는다. 

 

회사원이었던 사람이 퇴직을 한뒤 갑자기 늙어버리는 이유는 그 때까지 거의 매일 만났던 동료들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인간관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즉 무슨 문제에 대해 싱담할 상대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나이를 먹기 전에 일과 관련 없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 아니라, 수는 적더라도 중요한 문제를 의논할 수 있고 취미를 즐길수 있는 친밀한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모든 것을 나쁜 쪽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고, 결과적으로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기분 나쁠 때에는 절대로 반성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갖추고, 한편으로는 그런 기분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일에 집중할 수 없을 때 기분전환을 위해 찾아가는 커피 숍을 정해둔다든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