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테크 성공학(김정운)

休테크만큼 확실한 老 테크는 없다.

 전기를 아낀다는 이유로 훤한 형광등을 사용하는 것보다 백열등 하나로 조금 어둡게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좋다. 형광등이 콘크리트 건물을 연상시킨다면 백열등은 온화한 시골집을 연상하게 한다. 형광등의 하얀 불빛은 심리학적으로 사람을 긴장시키고 몰두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그리고 가능하면 TV를 켜 두는 시간을 줄여라.  TV의 자극적인 빛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닌텐도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심하게 번쩍거리는 오락게임의 화면에 오래 몰두하면, 빛의 자극이 눈에 전달되어 뇌경련현상이 일어 는 것이다. 이러한 자극으로 신경질적이 되고 공격적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드럽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 불빛이 달라지면 매일 보는 사람도 다르게 보인다. 식탁 위에 항상 예쁜 초를 놔두는 것도 좋다. 조명이 달라지면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달라진다. 초를 켜는 집에 부부싸움도 없다. 

 

쉰다는 것은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가는 자신을 짓누르는 그 많은 사회적 역할로부터 탈출해 서로 부딪히며 갈등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들을 조정하는 기회를 갖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불행이도 한국 남자들에게는 이러한 일탈의 시간은 거의 없다. 평일에는 아무게 부장으로서의 책무가, 휴일에는 큰 아들로서의 책임이, 휴가 때는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의무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한국 남자들에게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일탈의 시간은 바로 예비군 훈련이다.

 

단 몇 시간만이라도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그 수많은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풍광 좋은 카페나 스카이라운지에 앉아 그저 아무 생각없이 몇 시간을 앉아 있기만 해도 당신의 삶이 달라진다. 출장을 혼자 가는 것도 방법이다. 멀리 떠나는 출장일수록 더 외롭고, 그 외로움이 심할수록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더 잘 보인다. 가끔 억지로라도 외로움을 느껴야 삶이 아름답게 보인다. 아이들과 놀아주지 말아야 한다. 다 함께 즐겨야 한다. 부모들이 재미있어야 아이들도 즐겁다. 놀아줬다고 생색내며 그 대가를 강요하는 것보다, 함께 즐기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 의무로 계획된 놀이는 변형된 형태의 노동이다. 이런 놀이가 부담스럽기는 아이도 마찬가지다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교류의 과정이다. 이러한 작고 사소한 경험들을 공유한 가족들은 그야말로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큰 위안과 휴식을 가질 수 있다. 더 이상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거나 아이를 위해 희생한다고 말하지 말라. 엄밀한 의미에서 희생이란 없다.

 

예술가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들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일과 놀이가 되고 놀이가 일이 되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일과 놀이를 하나로 엮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창의력이다.

 

일본의 아내들은 은퇴한 남편들을 젖은 낙엽이라고 부른다. 쓸어버리려고해도 땅바닥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에 남편을 비유한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오직 아내의 치마 끝만 붙잡고 다니는 은퇴한 남편을 치워버리고 싶지만 치워버릴 수 없다는 뜻이다. 태워버리려해도 태울수 없는 젖은 낙엽은 그저 짜증나는 존재일 뿐이다. 대부분의 남성은 회사의 지위나 일로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한다. 남자의 가치는 오로지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서 승부난다고 배웠으니까.  평생직장 개념도 사라지고 명퇴니 뭐니해서 남성들의 사회적 수명은 점차로 짧아지고 있다. 이러한 노후를 대비하는 노테크는 고민꺼리다. 노후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돈만으로 부족하다.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평소 몸에 배여있어야 한다. 여가란 어느날 갑자기 돈과 시간이 있다고 자동적으로 즐기게 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