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테크 성공학(김정운)

여가는 21세기형 자기 경영전략이다.

여가문화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재앙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18세기 산업사회부터 드디어 사람들은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면서 최소한의 여가만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일과 휴식을 병행했지만,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가능해진 산업사회에서는 가능한한 일을 많이해야 했다.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휴식시간만을 남겨놓은 채 일을 하게 되면서, 여가는 노동으로부터 자유를 의미하게 되었다. 자유시간이란 결국 다시 노동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에 불과하다20세기 후반에 들어 과학기술의 발달, 매스미디어의 출현 등으로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여가의 개념도 바뀌게 되었다. 노동과 여가의 가치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특히 주 40시간 노동제가 유럽에 도입되면서 여가는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노동중심으로 돌아가던 삶이 여가 중심으로 바뀌게 된것이다.

 

우리는 일만 하며 살지 않는다.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즉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일한다. 쉬는 시간으로서의 여가는 소극적 개념의 여가라고 할 수 있다. 즉 중요한 건 노동이고 여가는 이 노동에서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데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반면 노는 시간으로서의 여가는 적극적인 개념의 여가이다. 주말의 삶이 목적이고 주중의 삶은 수단이 되었다.  여가라는 것을 단순히 노는 것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가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자아성장 건강증진, 스트레스 해소, 풍족한 삶의 영위, 모험과 흥분, 일과 여가의 균형 잡힌 라이프 스타일, 자아존중감의 유지 등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21세기 기업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서로 경험을 털어놓으며  노하우가 공유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지식경영, 즉 구성원의 지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의 심리과정은 크게 감정표현 및 경험 등의 정서적 영역과 논리적인 추론과 판단을 하는 인지적 영역으로 구분된다. 논리적 판단의 인지적 영역은 창의적 사고와 별 관계 없다.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서적 영역은 새로운 경험이 가능한 곳이다. 골목길 슈프마켙의 찌그러진 간판도, 깜박거리는 가로등의 불빛도 변함없지만, 내 정서적 상태에 따라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내 정서적 상태에 따라 세계가 다르게 경험되는 것처럼, 창의적 사고는 우리의 정서적 경험에 의해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오버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은 잘 노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만의 놀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 놀이가 너무 재미 있어서 일 따위는 아주 쉽게 잊을 수 있는 사람이 잘 노는 사람이다. 가장 이상적인 노동형태는 일과 여가가 분리되지 않는 방식이다. 가장 창의작인 작업을 하는 예술가의 삶이 그렇다. 재미있어서 한 일이 돈벌이가 되는 것이다. 21세기 기업은 이제 이러한 예술가들이 일하는 곳이다. 아무 생각없이 시간만 떼우는 방식의 육체노동, 소외된 노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직원들의 여가를 배려함으로써 직원들이 예술가적 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 이것이 21세기 경영핵심이다.

 

이전에는 이해되지 않으면 그냥 외워버리면 되었다. 요즘은 그냥 외우기에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 너무도 많다. 지난 40-50년 동안 한국사회는 서구 200년의 근대화 과정을 단숨에 이루어내었다. 이 땅의 중년들은 이 급속한 성장을 제일선에서 이끌었던 세대다. 세상에 확실한 것도 없고 믿을 것도 없다.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편치 않다. 더 이상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 버거운 이 땅의 중년들에게 남은 마지막 보루는 자기 몸뚱아리 뿐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있는 그대로 즐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즐거움과 기쁨은 반드시 고통이나 고생을 겪은 뒤에야 주어지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면초가에 빠진 중년들에게 마라톤은 최고의 놀이다. 마라톤이야말로 고생 끝에 낙이라는 중년세대의 인생관에 충실한 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으로 느끼는 고통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나른한 일요일 오후 가족이 코미디프로를 보고 있다. 아이들은 거실을 구르면서 눈물을 찔끔거리며 난리다. 하지만 중년의 아버지는 모든게 마땅치 않다. 한심하기는 시간이 아깝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니 갑자기 술한잔이 그리워 진다. 할 일도 없고 가슴이 답답할 때면 어김없이 술 담배 생각이 난다. 소비자 파일 리서치 협의회에서 조사한 40대 남성 라이프 스타일 통계를 보면, 그들의 스트레스 해소방안은 술, 담배, 수면 그리고 '참는다' 이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정된 직업, 재산, 성공 순이다. 통계를 보고 있자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 재미나 노는 것과는 상관없는 것들이다. 삶의 목표도 아직 부의 축적이거나 명예뿐이고,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자기 몸을 해치는 원흉이다.

 

난 정말 행복한 걸까? 우리는 행복에 대해 많은 조건을 내걸고 있다. 행복하면 집은 최소한 몇평, 차는 중형차 등으로 생각한다. 물론 넓은 집, 좋은 차가 행복의 조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조건을 채워도 끝이 없다는 사실이다. 조건이 채워져야 이뤄지는 행복은 미래의 행복이다. 그러나 미래의 행복은 영원히 미래일 뿐 현재의 행복이 될 수는 없다.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면 우리는 또다른 미래의 행복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어떤 조건이 충족된 결과로서의 행복은 영원히 이뤄질 수 없다. 하나의 조건이 채워지면 또 다른 조건이 채워져야하니까. 그렇다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돈이 목적이 되고 놀이가 수단이 되면 더 이상 재미없다. 행복은 조건을 내세운 미래의 행복이 아니라, 진행형으로서의 현재의 행복이어야 한다. 현재의 행복은 내가 재미있는 일에 몰입할 때 자연스럽게 온다. 결국 당신의 행복은 선택에 달려 있다. 행복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재미있는 일을 선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