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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할 길( M. 스캇 펙 지음,신승철

현실에 충실하자.

우리 삶이 건실하게 되고, 정신의 성장을 이루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진실에 충실하는 것이다. 진실이란 현실 그대로이기 때문에 거짓은 현실이 아니다. 우리가 세계의 현실을 보다 명확히 볼수록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보다 나은 준비를 하게 된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이 불투명할수록 -우리 마음이 허위, 착각, 환상 등에 혼란스러울수록 -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한 현명한 결정을 하게될 가능성은 점점 적어진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 세상에 지도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 이것을 만드는데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을 수용하고 파악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우리의 지도는 정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도는 대강 그려져 있으며 세상에 대한 견해란 협소하고 오류로 가득차 있다. 새로운 정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지친 듯이 보인다. 단지 소수의 사람들 만이 다행스럽게도 죽을 때까지 현실의 미궁을 탐색하여, 세계에 대한 이해와 진실이 무엇인가를 더욱더 넓히고 정리하며 재정리하고 있다.

 

지도 제작에 있어 제일 큰 문제는 아무것도 없는데서부터 시작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가 정확해질 때까지 우리가 계속 지도를 고쳐 그려야 하는데 있다. 현실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문화가 흥망성쇠하며 산업발전도 계속되고 있다. 보다 극적인 것은 우리가 세계를 보는 관점도 계속해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무기력했고 어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어른이 됨으로써 우리는 힘을 갖게 되었고 그러나 병들고 허약하고 노쇠해져서 다시 무력해지고 의존할 수 밖에 없어진다.

 

우리가 돌봐줄 아이를 데리고 있을 때는 그렇지 않을 때와 세상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또 가난할 때는 부유하게 살 때와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매일 현실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간다. 이러한 새 정보들을 종합 흡수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도를 수정해야 하고, 새로운 정보가 충분히 축적될 때 본격적인 개정을 해야할 때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많은 정신질환의 주요 근원이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런 작업에는 대단한 고통이 요구되므로 공포와 두려움이 질려버릴 것이다. 이런 경우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정보들을 무시해 버리려 한다. 애석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구태의연한 세계관을 교정하기보다는 그 낡은 견해를 지키는데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붇고 있다. 현실을 보는 낡은 견해에 고집스러운 집착을 보이는 것은 더 심각한 정신질환의 원인이 된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를 일컬어 '전이'라고 한다. 전이란 어린 시절에 형성된 세계관이 어린시절 환경에는 적합하나 변화된 어른의 환경에는 적절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의 것을 그대로 옮겨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란 세상의 전부와 같다. 아이들은 다른 부모가 자신의 부모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모른다. 자기 부모가 하는 것은 다른 부모가 모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 부모를 믿을수 없다는 인식은 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굳어간다.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 지도가 되어 이것을 가지고 청소년기와 성년기에 접어든다. 이 지도와 많은 실망의 경험으로 인해 잔뜩 반감을 가지고 있다면, 권위를 지닌 사람들 경찰, 선생, 고용인 등 - 과 갈등을 갖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은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 주는 사람들은 아무도 믿을수 없다는 그의 지도를 확고히 해줄 뿐이다. 진실이나 현실이 고통스러울때 피하기 마련이다. 우리 자신의 지도를 개편하려면 그러한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그런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전적으로 진실에 충실해야 한다. 현재의 편안함보다 궁극적으로 옳은 일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는 언제나 진실 앞에 솔직해야 한다. 진실에 충실한 삶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첫째로 이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하는 삶을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세상과 관계하고 있는 방식을 통해서만 세상을 알게 된다. 따라서 세상을 알려면 우리는 세상을 잘살펴볼 뿐만아니라, 동시에 세상을 살펴보고 있는 자신을 살펴야만한다.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었일까? '우리의 생각하는 능력, 자신을 성찰해 보는 능력이 바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다행이도 이러한 태도가 요즘에 와서 점점 바뀌고 있는듯 하다.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위험의 근원이 우리들 안에 있으며,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단한 자기성찰과  사색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진실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생활이란 다가오는 변화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생활을 말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나 집단도 도전받지 않으려하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도전을 피하려는 경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이다. 그러나 본성이라고 해서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훈련이란 '비본능적인 것을 하도록 자기에게 가르치는 것'이라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인간 본능의 다른 특징은  -아마도 이것이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겠지만 - 비본능적인 것을 행하고, 본능을 초월하여 우리 자신의 본능을 개선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도전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도전에 맞닥뜨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짓말하는 것은, 당연히 겪어야할 고통을 우회해 보려는 시도로 결국 그 때문에 정신질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거짓말에는 두 유형이 있다. 하얀 거짓말과 까만 거짓말이 그것이다. 까만 거짓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거짓으로 말하는 것이다. 하얀 거짓말은 우리가 말하는 그 자체는 거짓이 아니지만 진실 가운데 중요한 부분만 빼버린 말이다. 하얀 거짓말이라고 해서 덜한 거짓말이라든지 또는 용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사업이나 정치 세계에서도 실력자들에게 잘 보이려면 가끔씩 자신의 의견을 부분적으로 감추어야만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크거나 작은 문제에 대해 자기 마음 그대로를 항상 이야기 한다면, 윗사람들은 그를 복종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관리자들은 그를 위험인물로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평가되고, 그 기관의 대변인으로 지명되기에는 너무도 신중성이 없다고 보게 될 것이다. 한조직에서 유력한 사람이 되려면 개인의 의견을 내는 일에 조심해야 하고. 자기의 정체성을 조직의 정체성에 융합시키면서 부분적으로 그 조직의 사람이 되는 수 밖에 없다. 한편 한조직에서 조직의 목적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사람이라면, 파란을 일으키는 않는 의견만 내놓을 것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전적으로 조직의 사람이 됨으로써 개인의 인격과 정체감을 잃게 될 것이다.

 

진실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어떤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하는가? 결코 개인적인 필요를 위해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즉 권력, 호감, 도전으로부터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덜 개방적이고 폐쇄적인 삶은, 정직하고 개방적인 삶보다 쉽다. 개방적인 사람들은 그들의 지도가 계속적으로 도전을 받도록 함으로써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마음이 활짝 열려 있으므로, 친근한 인간관계를 폐쇄적인 사람들보다 효과적으로 맺을수 있고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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