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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무석)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을 잘하거나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은 항상 자신에게 없는 것을 욕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열등감의 뿌리가 너무 크고 깊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어둡고 불행해진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이 못나고 가치가 없다고 믿기에 행복해질 수 있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애초에 포기해버리기 때문이다. 열등감은 매우 주관적이며 심지어 독선적이다. 그리고 이런 독선적인 열등감은 인생을 수치심과 패배감으로 채우고,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심지어 정신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열등감은 객관적인 조건의 문제가 아니다. 아름다운 외모나 학벌의 문제가 아니다. 열등감은 관점의 문제다. 자신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의 문제다. 열등감은 자신을 항상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쪽으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런데 자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의식중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릴때부터 늘 그렇게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열등감의 관점은 어느새 습관처럼 익숙해져 버린다.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한다. 이를 정신분석 용어로 ‘자아동질적’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 부딪히면 거의 자동적으로 열등감에 빠진다.  마치 검은 색안경을 쓴 사람과 같다.  세상 어디를 봐도 어둡기만 하다. 그래서 열등감의 안경을 쓴 사람의 인생은 우울하고 비관적이다. 세상은 제 잘난 맛에 산다는 말이 있다. 자존감이 사람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다.  많이 가진 사람은 많이 가진대로 자존감이 있고, 적게 가진 사람은 적게 가진대로 자존감이 있다. 그리고 이 자존감이 사람을 당당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자존감이 무너지면 마음이 병든다.  반대로 자존감이 회복 되면 마음이 건강해진다. 정신분석 치료는 곧 자존감의 회복이다. 

 

좋은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잘 살피고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자기식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힘들다. "그는 아내를 사랑했다. 누구보다도 아내에게 인정받고 위로받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가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화가 치밀었다. 자기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자기를 무시하는 아내에게 보복하고 싶었다. 이런 행동은 아내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과 달리 아내를 자꾸 자기로부터 몰아내고 있는 이다. 자기 아내에게 한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아내가 날로 자기를 더 거부하고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강하고 난폭해 보였지만 사실은 불안감이 많고  여린 사람이었다. 직장에서 인정 받아야 안심이 되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완벽하다고 인정받고 싶어했다.  인정을 받지 못하면 다시 불안해졌다. 주변도 항상 정돈되어 있어야 했다. 모든 게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안정감을 찾았다.  남 보기에는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내면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불안감 때문에 불행했다. 어떻게 먹고사나?  남들에게 무시당하면 얼마나 창피할까? 열등감이 문제의 핵심에 있다. "

 

모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그 생각을 확신하고, 그래서 창피하고 화가 치밀어 어쩔줄 모른다. 이런 심리를 정신분석에서 '투사'라고 한다. 이 분노는 죄없는 부인에게 터진다. 분노나 불안은 마음속 아이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치에 맞지도 않고 충동적이어서 언제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도 없다. 이런 남편들과 사는 아내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런 아버지의 분노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혼란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를 두려워 하게 된다.  반항적인 아들이 되기도 하고 분노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신질환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 요구를 거절당해 기분이 상하면 거의 일주일 내내 삐쳐 있던 남편이 TV를 볼때 연예인이고, 정치인이고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욕설을 퍼부어 옆에 듣기 거북했다. 그의 세상은 마음에 들지않는 사람들로 가득찬 것 같았다. 아내는 이런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다. "

 

사람들은 열등감에 빠져 살기도 하고 자존감을 누리며 살기도 한다. 그러데 사람들은 자존감과 열등감이 외적 조건에 따라 일어나는 합리적인 감정이라고 오해한다.  그렇지 않다. 이건 착각이다.  예쁘고, 돈 많고, 출세한 사람들이 열등감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조건이 좋은데도 말이다. 자신을 부정적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 문제다. 자존감과 열등감은 자신을 보는 관점에 따라 결정된다. 자존감이란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다. 사람들은 두가지 면에서 자신을 평가한다첫째 자기 가치감 이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남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고,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다.’ 라고 평가할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따라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사람들을 만날 때  마음이 즐겁고 편하다.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가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렇게 예상하는 이유는 스스로 자기는 무기치한 사람이고, 싫증나고 지루한 사람, 의존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물건을 살 때도 눈치를 보느라 물건값을 제대로 깍지 못한다. 세상살기 참 힘든 사람이다. 그러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당당하고 자신을 남에게 호감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본다. 

 

자존감의 두 번째 요소는 자신감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나는 유능한 사람이다. 내게 맡겨진 일을 잘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감이 있어야 사업도 시작할 수 있다.  자신감이 있어야 프로포즈도 할 수 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감이 없다. 아무것도 할 없을 것 같은 무기력증에 빠진다.  자신은 무능력하기 때문에 노력해도 별 수 없다는 상태가 무기력 상태다. 무기력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 특히 우울증 환자들의 특징적인 증상중의 하나다. ‘나는 안돼요, 시도해 봤는걸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요. 나는 무능해요. 그리고 세상이 너무 험해요.’ 용기도 나지 않고 아무 의욕도 없다. 사회적 접촉을 피하고 친구도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