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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필

교제의 원칙

마음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만일 남이 자기에게 마음 써준 것이 기쁘다면 너도 남에게 그렇게 마음을 써주어라.  너가 마음을 써주고 친절하게 해주면 상대방도 기뻐하는 법이다.  이것이 사람 교제하는 대원칙이 아닐까?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존경하는 친구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상대방을 염려하고, 기쁘게 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 솟아나는 법이다. 이 마음이 없으면 실제로 남을 기쁘게 해 줄 수 없다. 교제의 원점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이 마음이다.  그 마음 위에 서면 어떠한 언동을 취해야 좋은가를 자연히 알게 된다. 젊은이들은 인간에 대해서나,  사물에 대해서나  보는 것, 듣는 것,  모두를 과대평가하기 쉬운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진실을 알게 되면 그 평가는 점점 내려갈 것이다. 인간이 네가 생각하는만큼 그렇게 지적이고 이성적인 둥물이 아니다. 감정의 지배를 받고 간단히 무너져버리는 연약함을 지니고 있다.

 

사람을 만날 때 될 수만 있다면 만나야 할 사람들의 성격이나,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을 미리 조사해 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두면 무계획적으로 이것 저것 지레 짐작하면서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알게될 사람중 에는 마음씨가 좋은 사람뿐만 아니라,  마음이 나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비판하기 좋아하는 사람도 많으나, 그보다 더 비판받아 마땅한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 자리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을 해주거나 단점을 옹호해 주는 것도 좋다. 그러면 그 사람은 너의 편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칭찬 받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우리는 무슨 일에나 무관심하게 되고, 아무것도 할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실력 이상으로 보이려고 노력한다. 사회에서는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첫째 조건이지만 거기에 자기 생각을 확실히 갖고, 그것을 남 앞에서 불필요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확고한 의지와 불굴의 끈기만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다.  일부러 불가능에 도전할 필요는 없지만, 가능한 일이라면 갖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도전하면 어떻게든 길이 열리는 법이다. 한가지 방법으로 안되면 다른 방법으로 시도하여 상대에 알맞은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

 

교제에 대해 우선 말해두고 싶은 것은 아무리 훌륭한 사람들과 깊은 우호를 맺는다해도, 네가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잘 지껄이는 것은 좋지만 혼자서 계속 지껄여 대는 일은 좋지 않다. 만일 오랜 시간 지껄이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으면 적어도 듣고 있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도록, 또 될 수 있는대로 즐겁게 들을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도 최소한도로 해두는 것이 좋다. 본래 대화라고 하는 것은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다.  너 혼자서 모든 사람의 몫을 차지해서는 안된다제각기 자기 몫을 차지할 능력이 있을 경우 너는 너 몫만 차지하면 된다. 만일 너가 몰지각한 사람에게 붙잡혔을 경우 적어도 겉으로는 그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척하고 참아야 한다. 딱 거절해서는 안된다. 그 사람에게 있어서 너가 가만히 귀를 기울여 주는 것보다 기쁜 일은 없다. 이야기 도중에 등을 돌리거나 아주 참기 어려운 표정을 짓는 것만큼 모욕적인 것은 없다. 자신이 그 장소의 분위가 조성자가 될 필요는 없다. 주위 분위기에 자기를 맞추는 것이 좋다. 그 장소의 분위기를 잘 보아서 진지하게 되기도 하고, 쾌할하게 되기도 해야 한다.  될 수 있는대로 의견이 대립되는 화제는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견을 달리하는 편에서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의견이 대립되어 토론이 뜨거워지면, 기지를 살려서 그 화제에 종지부를 찍는 편이 좋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해서는 안될 것은 자기 자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가능하면 피하도록 해라.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갖가지 가면을 쓴 허영심이나 자존심이, 자연히 머리를 들고 나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법이다. 불행을 한탄하여도 주위사람들은 동감하지도 않고, 힘이 되어 주지도 않으며 다만 난처해 하고, 당황해 할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또 실제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에게는 힘이 부족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줄 수도 없다. 주위 사람들은 당혹해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거기까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그들은 스스로도 바보같은 짓임을 알면서도 푸념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리석은 행위를 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경력등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될 때도 '자기 자랑을 하고 싶어서 말하고 있다'고 오해받을 말은 직접적인 것이든, 간접적인 것 이든 일체 삼가토록 유의해야 한다. 인격이라는 것은 선악에 관계없이 언젠가는 알려지는 법이다. 일부러 스스로 말할 것 까지는 없다. 더구나 본인이 자기 입으로 말하면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을 것이다.

 

잘못 또한 그것을 자기 입으로 말하면 그 결점을 감출 수 있다든가, 장점은 더 빛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말라. 그런짓을 하면 결점은 더 한층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고, 장점은 희미해져 버린다. 스스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으면 도리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적어도 점잖다는 인정을  할 것은 확실하다. 더구나 불필요한 질투나 비방 또한 비웃음을 받아 정당한 평가가 방해받는 일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교묘하게 변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그것을 말해버리면 주위 사람들의 반감을 사고, 생각지도 않은 결과에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을 방지하게 위해서는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상대방의 눈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이쪽의 인상을 나쁘게 할뿐 아니라, 자기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관찰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속을 읽으려면 귀보다 눈에 의지하는 편이 낫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을 입으로 말하기는 쉽지만  눈에 나타내기에는 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성나게 하기보다 기쁘게 하고, 욕 먹기보다 칭찬받고 싶고, 미움 받기보다 사랑받고 싶으면, 항상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도 아주 조금이면 된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사소한 것이면 사소한 것일수록, 상대방은 특별한 배려를 느끼며, 그보다 더 훌륭한 배려를 해준 것보다 감격하는 법이다. 어떠한 사람에게도 남의 칭찬을 받고 싶은 곳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사람이 즐겨 화제로 삼는 것을 잘 주의해서 관찰하면 된다. 대개는 자기가 칭찬받고 싶은 것, 우수하다고 인정받고 싶은 것을 가장 많이 화제에 올리는 법이다. 그것이 급소다. 그곳을 찌르면 상대방은 나가 떨어진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거라. 나는 야비한 아첨으로 사람을 조종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의 결점이나 나쁜 행동까지 칭찬할 필요는 없고, 칭찬해서도 안된다.  그렇지만 인간의 결점이나 천박하고 소갈머리 없는 허영심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있지 않으면,  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