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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필

타인과 나의 견해

책을 읽어도 자기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쓰여 있는 것을 그저 줄줄이 머릿속에 집어 넣기만 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하면 정보는 닥치는대로 쌓여질 뿐 머릿속은 잡동사니를 두는 창고처럼 잡다하게 되어버려, 잘 정돈 된 방처럼 필요한 지식을 필요할 때 꺼낼 수가 없다. 역사책을 읽어보면 역사적 사건의 동기나 원인이 기록되어 있는 데, 이것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그 사건에 관련된 인물의 사고방식이나 이해관계를 고려한 다음 저자의 고찰이 옳은가?  그 밖의 가능성이, 더 큰 동기는 있는가?  자기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 하다. 책을 읽을 때 스스로 판단해보아야 한다. 인간이란 복잡한 모순 투성이의 생명체이다감정은 격렬하게 변하기 쉽고, 의지는 무르며 마음은 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요컨대 사람은 한결같은 것이 아니라, 그날 그날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시시한데가 있고,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훌륭한 데가 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도 어딘가에 장점이 있어 엉뚱하게 훌륭한 일을 할 때도 있다. 그것은 인간이다.

 

소화가 잘 되는 식사를 하고 잘자고,  맑게 개인 아침을 맞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용감하고 영웅적인 활동을 하던 사나이가 소화가 안되는 식사를 하고 잘자지 못하고 게다가 아침에 비가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주 쉽게 겁쟁이로 변해버리는 일도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행위의 진정한 이유는 아무리 규명하려 해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과거 사건의 진상 따위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알도리가 없다. 기껏해야 추측이 고작이다. 무엇이 원인인가 따위는 알 도리가 없다. 과거의 증언은 현재의 증언에 비하면 훨씬 애매한 법이다. 게다가 시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신빙성도 희박해 지는 것을 면할 수 없다.  위대한 학자들 중에 공사를 불문하고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과거의 사례를 인용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책을 읽을 때 목적을 하나로 집중시켜 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는  다른 분야의 책을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너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예를들어 현대사 중에서도 특히 중요하고 흥미를 끄는 시대를 몇 개 뽑아서 그것을 순서대로 망라해 가는 방법은 어떨까?  너가 알고자 하는 분야, 흥미있는 분야에 대한 체계 있는 지식이 너의 머리에 정리되도록 해야 한다. 세상에는 국가나 직업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갖가지 일반론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그것들 중에는 틀린 것도 있고, 올바른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말하면 자신의 생각을 갖지 않은 사람이 일반론이라는 낡은 장식품을 몸에 지니고, 남의 눈에 띄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결국 자기자신의 확고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론 따위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말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시시한 일반론에 의존하지 않고 그런 것을 내세우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고, 유익한 화제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런 사람은 빈정거려 말하거나, 일반론을 증거로 내세우지 않고서도 상대편을 지루하게 만드는 일 없이 기지에 찬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현대인에게도 고대인에게도 장점과 결점이 있으며 좋은 일도 하고 나쁜 일도 한다.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은 그리 간단히 바꿀수 없는 것이며, 또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과 당연히 다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 의견도 당연히 나와 다를수 있으며,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것도 아무 것도 아니고 그리고 설사 의견이 다르더라도 서로 진지하면 그것으로 족하며 서로 수용해야 한다. 

 

자기의 머리를 써서 사물을 제대로 아는 습관을 길러주기 바란다. 첫째 네 사고방식을 하나하나 점검 하여  "정말 자신의 생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가?  남이 가르쳐 준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편견이나 독단적인 생각은 없는가? " 하고 생각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편견이 없어지면 자신의 머리를 써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옳은가 그른가, 어디가 옳지 않은가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종합해서 자기 자신의 생각을 갖기 바란다. 물론 인간의 판단력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적게 틀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보충해 주는 것이 책이고, 또한 사람과의 교제이다. 그러나 책이든, 사람과의 교재이든, 과신하여 무턱대고 그냥 받아들여선 안된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인간에게 주어진 판단력의 보조물에 불과한 것이다. 번잡하고 귀찮은 것이지만 부디 항상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기 바란다.

 

관대함은 정도가 지니치면 응석받이를 만들고, 절약은 인색함이 되고, 용기는 무모함이 되고  지나친 신중은 비겁함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점이 없도록 그리고 부도덕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이상으로,  장점이나 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은  지식에 자신이 있는 나머지 남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일이 많다.  일방적으로 판단을 강요하거나, 멋대로 단정하거나 한다.  그렇게하면 어떤 결과가 오겠는가? 그렇게 억압당한 사람들은 모욕을 당하고,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여 온순하게 따르지 않는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식의 양이 늘어나며 늘어날수록 소극적으로 나가야 한다. 겸허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너무 내세우면 안된다. 확신이 있는 일에 관해서도 별로 확신이 없는 것처럼 해야 한다. 의견을 말할 때도 상대를 고려해서 말해야 한다. 남을 설득하고 싶으면 상대편의 의견에 차분히 귀를 기울인다. 그만한 겸허함이 없으면 안된다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지식을 자랑하지 않는 일이다. 주위 사람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이야기한다. 화려하게 꾸미지 말고 순수하게 내용만 전달한다. 주위 사람들보다 좀더 훌륭한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학문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마라. 지식은 회중시계처럼 주머니 속에 넣어두면 된다. 내보여 자랑하고 싶어서 필요도 없는데 호주머니 속에서 꺼내 보거나 시간을 가르쳐 주거나 할 필요는 없다. 시간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만 대답하면 된다. 학문은 몸에 지니고 있지 않으면 곤란한 쓸모있는 장식품과 같은 것이다. 몸에 지니고 있지 않으면 큰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말한 것처럼 잘못을 저질러서 비난을 받지 않도록 부디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