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식 양육에 대해 무관심 했습니다. 나이 들어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딸은 아이를 출산하고 한 동안 우리 집에서 지냈습니다. 그때 정말 가족 모두가 힘들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 32개월 된 아이를 돌보는데 친가, 외가 온 가족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환갑이 넘어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워본 모든 엄마와 아빠는 한강 작가의 이 시를 읽으며 이해할 것입니다. 그 힘들었던 장면들을 생각하게 할 것입니다. 먹고 싸고 울고 자는 것밖에 모르는 아이가 밤만 되면 왜 그렇게 우는지,
원인을 알지 못하는 엄마는 ‘왜 그래’ ‘뭐가 더 필요해’ 거의 매일 밤을 이런 생각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성장하고 엄마 아빠는 또 사랑을 배우고 부모가 되고 어른이 됩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삶이 힘들 때, 내 안에 있는 아이에게 이야기 합니다. ‘왜 그래’ ‘이제, 괜찮아’라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
괜찮아 -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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