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와 눈과 피부와 같은 감각기관들이 엄청난 수의 수용기 세포들을 갖고 있다. 뇌는 어떻게 하여 그 자극들을 똑같은 것으로 지각하는 것일까? 지각의 이런 특징을 우리는 자극의 향상성 혹은 지각의 불변성이라고 표현한다. 신체부위들 역시 빛과 긴장, 기온, 호르몬과 혈액의 화학적 특징들을 관장하는 감각수용기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고통을 관장하는 감각수용기는 들어있지 않다. 수용기의 아웃풋 끝은 뇌나 척수의 일부부위로까지 퍼져나가는 축삭이다. 감각수용기 뉴런 각각은 막 안이나 그 주변에 매우 다양한 화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 이 화학적 구조가 감각수용기 뉴런에게 후각과 미각에서처럼 특정 화학물질에 특별한 호감을 갖거나 아니면 청각과 시각, 감각에서처럼 기계적인 힘과 진동, 열, 빛과 전위와 같은 특정형태의 에너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안겨준다. 감각수용기가 그 자극에서 정보나 의미를 추출하는 행위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시각체계와 청각체계가 시야와 소리를 정확히 지각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예비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반해, 후각체계에는 그런 과정이 아주 적다. 후각은 또 해부학적으로도 변연계와 가장 가깝고 감정 표현에 개입되는 뇌 부위에도 가장 직접으로 닿는다.
학습으로 인해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곧 시냅스들이 강화된다는 말이다. 시도를 할수록 자극을 받는 수용기 뉴런들의 수가 늘어난다. 그 뉴런들이 그전에 활성화된 뉴런과 지금 활성화되어 있는 뉴런들과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동화가 시작하는 시점은 어떤 화학적인 냄새가 수용기 세포들에 달라붙어서 그것들을 동시에 자극할 때이다. 각각의 수용기 세포는 공간에서는 하나의 점으로 활동한다. 각각의 세포는 수상돌기 나무의 전체 영역에 걸쳐서 두루 통합을 추구한다. 이 세상에서 나오는 인풋의 형태는 뇌에 의한 창조의 단계를 가치면서 뇌 속에 형성되는 AM(진폭변조)패턴의 형태에 동화된다. 인풋이 정보의 형태로 뇌의 의미구조 속으로 옮겨지거나 주입되지는 않는다. 대신에 뇌는 그 유기체의 역사나 목표등과 양립할 수 있는 가짜 상像 혹은 복사를 하나 만들어낸다. 이것이 세포들의 기본적인 동화과정이다. 자아와 이 세상 사이의 단일 방향적인 관계를 현실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뉴런들 모두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가 가하는 속박이 거시적인 질서맺음변수를 낳는다. 이 질서맺음변수가 뉴런들을 노예화한다. 뉴런들의 활동에 구속을 가한다는 뜻이다. 물리학자들은 뉴런들이 누리는 자유의 정도가 감소한다고 말한다. 단시간에 효과를 내는 약물을 이용하여 시냅스의 이득을 순간적으로 바꿔놓아도 그 시스템이 교란된다. 약물의 효과에서 회복된 뒤에는 후각망울이 그 전과 똑 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관찰된다. 아주 작지만 중요한 교란 하나가 생기기라도 하면 이웃유역으로의 상태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인간들에게 버릇이 있고 또 낯익은 영역을 통과할 때 특별히 좋아하는 노선이 있는 것처럼, 뇌 상태공간의 끌개를 가로지르는 그 궤도들도 유혹적이고 즐겨 이용되는 곡선길이다. 카오스는 시행착오 학습에서 새로운 시행을 만들어내고 또 새로운 자극에 동화하는 과정에 새로운 유역들을 창조하는데 필요한 무질서를 일으킨다. 흥분뉴런과 억제뉴런의 혼합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일으키면서 동요를 일으킨다. 이 동요는 지속적이고 불규칙하다. 이는 그 동요動搖들이 카오스속의 끌개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암시한다.
내적 표현을 달리하면 AM패턴들이 있다. 외적 표현을 바탕으로 뇌가 추론과 연상의 논리적인 법칙들에 맞춰 역어내는 실체를 말한다. 보다 쉬운 언어로 표현하면 뇌들의 감각 피질들로부터 의미를 만드는데 쓰라고 받은 그 재료들이 바로 그 피질들에서 생산된다는 말이다. 뇌들이 알 수 있는 모든 것은 뇌 안에서 종합된다. 이 세상에 대한 가설들을 제시하고 그 가설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고, 그 결과가 실패로 나타났을 때에는 실패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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