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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커는 인문학 (이 지영 외)

부富 (박민관)-1

오늘날 모든 사람이 돈을 쫓는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고 돈이 많으면 멋있고 위대해 보인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 등등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돈은 최고의 하인이지만 최악의 주인이다라는 말은 철학자 베이컨의 말이다. 베이컨의 말처럼 돈은 그저 수단 일뿐이다. 돈을 원하기 전에 왜 그 물건이 필요한지 생각해야 하고,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돈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그 다음의 문제다. 돈은 갖고 싶은 것을 갖게 하는 소유의 수단이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의 수단이기도 하다. 또 돈은 소통의 수단이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 사회적 소통의 수단이다. 사회가 없다면 다른 사람이 없다면 돈은 무용지물이다. 100억 원으로 홀로 무인도에서 살라고 한다면? 돈에 대해서 생각할 때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사람이다.

 

왜 돈이 많은 사람들과 돈이 없는 사람들이 생길까?

옛날이야기의 결말은 항상 부자는 벌을 받고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은 상을 받으며 끝난다. 현실에서도 정말 부자는 나쁜 사람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착한가?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들의 갈등, 빈부의 갈등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욕심 많은 관리들의 수탈과 학대를 견디지 못한 민중들의 반란이 종종 역사와 이야기에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받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빈부격차의 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옛날에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고 돈을 아낄 줄 모르는 사람들이고 반면에 부자들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생활태도로 절약했기 때문에 재산을 모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돈이다. 아껴야 잘 산다등의 격언은 아이들에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재벌2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동산으로 재산을 모은 사람들이 많다. 부자와 빈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야 돈 많은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아 부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권력을 바탕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재산을 빼앗아 부자가 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며, 가난한 사람들은 성실하고 열심히 일을 해도 빼앗겼기 때문에 가난을 면할 수 없었다. 노예제도가 대표적 사례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재에도 지구촌 어딘가에 노예처럼 일하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귀족들은 많은 돈을 들여 사치스러운 저택을 짓고 호화로운 파티를 열었다. 그들은 자신의 권력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이 저항하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프랑스 민중은 인간은 모두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내용을 담은 인권선언을 발표했고 혁명을 일으켰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없을까? 누가 부자가 되고 누가 가난해지는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자인 부모에게 큰 재산을 물려받아 부자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거나 훔쳐서 부자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부자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사업을 해서 부자가 되기도 한다. 부자인 이유는 백가지도 넘으며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각각 따로 사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많은 이야기와 역사에서 보았듯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는 항상 갈등과 다툼이 있어 왔다. 왜 갈등이 생기는지는 단순히 정의할 수 없다.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는 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공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많은 재산을 모은 후에 사회에 공헌하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돈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누구든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사회가 바로 정의롭고 올바른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왜 부자가 되고 싶은가? 돈은 꼭 필요한가? 돈은 밥이 아니다. 밥이란 우리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음식을 말한다. 돈은 밥과 다르다. 옛날에 돈이라는 것은 거의 쓸모가 없었다. 돈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그것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있으면 원하는 것을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까? 돈을 내고 사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일뿐이지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원하는 것은 물질도 있지만 친구, 인정, 배려, 사랑을 원할 수 있다. , 자동차처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내가 잠깐 동안 원하는 것인지 모른다.

 

진정으로 원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돈으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을 물질만능사회라고 한다. 이런 사회에서 돈은 모든 가치를 평가하고 돈만 있으면 사람의 마음마저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만이 유일한 판단의 잣대이다 보니, 우정도 사랑도 돈이 많을 때와 적을 때에 따라 쉽게 변한다. 이런 사회는 소수 부자들만 제외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불행할 것이다. 하지만 부자들도 언제나 행복한 것도 아니고 영원한 것도 아니다. 돈이 떨어지면 행복도 끝나는 것이다. 부자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이 재산을 빼앗아가지 않을 까 의심하느라 불안한 마음에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돈은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 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중 하나이다. 왜 돈을 벌어야 할까? 돈이 많으면 언제나 행복할까? 돈으로 행복이나 우정 등의 가치는 살 수 없지만, 우리가 필요한 많은 것들을 사는데 어려움은 없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의 유명한 부자들은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바꾼 혁신적 생각을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할 정도의 재산을 모은 부자들은 그 돈을 다 어디에 쓸까? 몇몇 부자들은 업적, 재산만큼 세상을 놀라게 한 기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돈은 단순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마음의 행복을 얻는 것이다. 기부는 꼭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재능 기부나 자원봉사 같이 직접 참여하는 기부활동도 있다. 돈은 우리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가진 돈을 어떻게 쓰는 가도 중요한 문제다. 돈은 사람을 살릴 수도 또 죽일 수도 있는 대단한 것임은 틀림없다. 돈을 벌고 나면 돈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돈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돈이 과연 사람들의 삶보다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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