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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커는 인문학 (이 지영 외)

마음 3

지능과 감정, 감각지각능력, 기억은 인간 활동의 뿌리이며 마음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과학자들은 거울을 보고 거울 속의 존재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동물은 자아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인간도 어느 정도 자라야 자아가 생긴다고 한다. 자아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특징일지 모른다. 자아는 우리의 감각과 경험, 사고의 중심역할을 하는 행위의 주체이고, 마음의 각 부분을 조율해 몸 전체를 일사천리로 제어하는 일을 한다. 그 사람의 가치는 자아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정말 나일까? 만일 분석한 정보로 나를 복제한다면 그렇게 복제된 인간 중에서 나는 누구인가? 고대 중국철학자 장자는 어느 날 나비가 된 꿈을 꾸었는데 깨어보니 너무나 생생하여 자기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건지 나비가 인간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없다면 현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인간의 몸은 세포로 이뤄져 있고 그 세포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죽고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만일 태어났을 때 내 몸을 구성하던 물질들이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완전히 다른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면, 여전히 나는 그때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물질이 달라져도 자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는 서로 많은 양의 정보를 서로 교환한다. 좌뇌, 우뇌 연결부분이 끊어지면 어떨까? 연결부위를 뇌량이라고 한다. 뇌량이 잘라지면 단순히 정보가 교환되지 않는 문제만이 아니다. 좌뇌와 우뇌가 단절되면 좌뇌와 우뇌는 각각의 자아인 것처럼 보인다.

 

남을 알면 나를 알 수 있을까? 내 마음은 나에게 분명히 느껴지므로 나에게 있다. 타인의 마음을 나의 오감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타인의 마음도 오감이 아닌 마음의 눈, 즉 내성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남의 마음을 아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이 이해하는 것이다. 아직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없는 어린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가 자기가 믿는 것과 똑같은 것을 믿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네 살 반이 지나면 점차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자폐증 환자들은 남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에 문제가 있다. 다른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일까?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설줄 아는 능력은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자신은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남을 이해하는 것이나 나를 이해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우주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 움직여 왔다. 하나의 사건은 다른 사건을 일으키고 그렇게 일어난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는 마치 도미노와 같은 관계 속에 있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아주 독특한 것이 있다. 그것이 인간이 마음이다. 그런 마음의 특징을 자유의지라고 한다. 인간이 생각이나 행동이 법칙의 지배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철학자는 인간의 자유를 던져진 돌이 비유하며 인간의 자유의지에 반대하는 의견을 주장해 했다. 던져진 돌은 자신이 자유롭게 날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돌은 중력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기계와 비교하면 인간은 자유의지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계는 설계된 대로 움직일 따름이다. 자유의지가 인간을 기계나 동물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일까? 당신은 당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고 있는가?

 

인간은 인간의 마음을 가진 인조인간을 항상 꿈꾸어왔다. 피노키오,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그리고 로봇까지 그 외에도 인류는 마음을 가진 인조인간을 수없이 상상해왔다. 인간은 왜 자꾸 자신들을 닮은 존재를 만들려고 할까? 인간은 자신을 닮은 존재를 꿈꾼다. 로봇이 육체적으로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지만, 정서적인 면에서 결코 인간과 같아질 수 없다고 한다.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가질 수 없으며 사랑이나 분노, 아름다움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로봇이 육체적으로 인간을 능가하고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인간을 능가하더라도 인간의 마음을 로봇이 이뤄낼 수 없다고 한다.

 

법칙과 규칙의 차이가 무엇인가? 법칙에는 만유인력법칙이나 에너지보존법칙, 적자생존법칙과 같은 과학적 법칙들이 있다. 법칙에는 예외란 존재하지 않는다. 규칙에는 뛰지 마시오, 떠들지 마시오같은 것들이다. 규칙은 대체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금지하고 하기 싫은 것을 권장하거나 강요한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로봇공학의 3원칙을 만들었다.

1원칙: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으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구해야 한다.

2원칙: 1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들어야 한다.

3원칙: 그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로봇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

아시모프는 인간에게 위협적이지 않는 로봇을 만들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원칙을 프로그래밍 하는 것은 하나의 규칙이다. 이것을 법이나 도덕으로 강제할 수 있다. 그러면 어길 수 없는 법칙으로 로봇에게 작용한다. 로봇은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른다. 로봇은 스스로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기체가 아니라면 아무리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낸다고 해도 그건 그저 흉내일 뿐이라 한다. 계산능력과 추리능력까지 컴퓨터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 미래에 인간의 마음이 행하는 다양한 일들을 똑같건 혹은 더 잘해내는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름다움을 느끼고 기쁨을 나누고, 그런 마음을 지닌 생명체가 우리다. 마음은 두뇌에 따라 달라질까? 고도로 진화한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들에게는 마음이 있을까? 만일 그들에게 마음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들 두뇌는 인간의 두뇌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지 모른다. 기능주의에서 주장하는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역할과 기능이다. 실현하는 재료,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로봇의 CPU에서 그런 우리 마음의 역할을 한다면, 그 역시 마음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기준을 겉모습이나 재질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단순히 생물학적 존재를 넘어서는 것은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흔히 00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은 사물의 본질을 묻는 질문이다. 본질이란 사물의 가장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성질을 일컫는 말이다.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의 본질은 무엇인가? 마음의 본질은 구성하는 물질적 성질이 아닌 지능적 성질에 있는 것 같다. 인간을 인간이게 해주는 마음은 그것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하는가이다. 마음에 관한 과학, 철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연구로 마음의 본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그런 기능을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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