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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커는 인문학 (이 지영 외)

감정2

감정이 발생하는 데는 원인이 있다. 우리는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의 원인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자극이나 상황이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거나, 바라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감정이 발생한다. 감정이 느껴질 때는 그것을 일으킨 자극이 분명히 있다. 친구의 말 한마디, 부모의 행동 하나, 어떤 상황, 무심코 떠오른 생각처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지금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그 감정을 일으킨 자극이 무엇인지 살펴보라. 감정은 마음속에 바라는 것이 있을 때 발생한다. 바라는 것이 없는 삶, 감정을 느끼는 삶, 어떤 것이 좋을까?

 

감정이 이성보다 덜 중요할까? 감정을 불편해 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성을 강조한다. 화가 나거나 심하게 불안할 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할 때가 있다. 철학자들은 화, 불안, 사랑 등의 감정이 이성적 사고를 방해한다고 생각했다. 감정은 이성을 방해하는 비합리적이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감정은 합리적인 것도 비합리적인 것도 아니고 무조건 참고 억눌러야 하는 것도 아니다.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아기의 미소가 애정과 사랑을 일으켜 보호받을 수 있고, 울음을 통해 불편하거나 해가 되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감정은 인간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장치이다. 따라서 감정이 생존과 적응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성보다 먼저 작동한다. 감정이 강할수록 우리 몸은 생존이나 적응과 관련된 위기상황을 파악하여 감정 장치에 빨간 불을 켠다. 그리고 감정에 즉각 반응하기 위해서 이성적인 생각을 잠시 막는 것이다.

 

감정은 어떤 역할을 할까?

 

감정은 특정한 행동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어떤 감정이 발생하면 신체는 생존을 위해 즉각적으로 그 감정에 따라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고 특정 행동을 준비하거나 억제한다. 이때 이성은 억제되고, 몸은 우선적으로 감정에 반응한다. 감정은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행동을 한다. 예를 들면 두려움이란 감정은 그 자리에 멈춰서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게 하여 위험에서 벗어나게 한다.

 

가끔은 내 곁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인생 안내자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는 우리 삶의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감정이다. 감정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일러주고 필요한 정보를 주고 평생 사용가능한 나침반이다. 감정은 어떤 자극이나 상황이 나의 관심사와 관련되어 있을 때 발생하는데, 긍정적인 감정이 일어나기도 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 한다. 감정은 정보이다. 그 정보를 활용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판단하여 결정할 수 있으며, 환경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다. 감정은 어떤 정보를 알려줄까?

 

첫째 감정을 일으킨 대상 상황이 우리에게 호의적인지 비호의적인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둘째 감정을 일으킨 대상이 자신의 바람을 이루는 방향으로 작용하는지 아니면 방해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나에게 어떤 재능이 있을까? 나는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등 궁금한 것이 많다. 감정은 적성과 진로를 찾을 때도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내가 흥미를 갖는 것이 내 적성에 맞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에게 느껴지는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감정은 정보를 줄 수 있다.

 

함께 있으면 즐거운 친구가 있고 불편한 친구도 있다.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느껴지는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보라. 감정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도 그 답을 감정에서 찾을 수 있다. 감정이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처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이 주는 정보를 파악하며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세상에는 불편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불편한 것을 싫어하고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는 대상을 피하려 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나의 말과 행동의 자극이 상대에게 일으키는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보라. 감정이 주는 정보로 말과 행동을 조율하면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마주하게 되는 것이 선택과 결정이다. 우리는 자유로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결정을 잘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감정을 통해 알 수 있다. 감정은 자신이 바라는 것과 관련되어 있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면,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를 알 수 있다. 평소에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소리를 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남에게 휘둘리게 되면 자신의 감정이 무디져 버린다. 감정은 개인의 생존뿐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사회적응을 돕는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안관계를 원활하게 해주며,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매 순간 감정이 주는 정보를 잘 처리하는 사람일수록 환경에 잘 적응하며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감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불안, 두려움, 놀람, 분노, 슬픔, 기쁨, 당황 등 감정의 큰 그림을 찾을 수 있고 분노의 감정이라도 약이 오른 것인지 울화가 치미는 것인지 분노한 것인지 분개한 것인지 격분한 것인지 섬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감정에 익숙하지 않아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감정이 일어나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첫째 감정마다 독특한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나다. 불안할 때 호흡이 빨라지고 땀이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생리적 감각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변화정보로 감정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둘째 각 감정과 관련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다. 불안할 때는 잘못되면 어쩌지와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게 된다. 화가 날 때는 나를 무시한 거야와 같은 생각이 떠오르므로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면 어떤 감정인지를 알 수 있다. 셋째 감정을 느끼면 감정과 관련된 행동을 표현하게 된다. 불안해 손톱을 물어뜯거나 눈을 깜빡이거나 다리를 떤다거나 하는 행동을 통해 어떤 감정인지 짐작할 수 있다. 넷째 감정을 어떻게 느끼고 표현하는지를 통해 어떤 감정인지를 알 수 있다. 눈물을 흘리고 울면 슬픔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요소로 감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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