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學( 김진엽 홍대 예술학과 교수)
미학美學은 18세기 독일 철학자 바움 가르텐에 의해 주창되었다. 미학은 감성적 인식 또는 감성적 지각을 의미한다. 인간의 감성을 연구하는 학문이 美學이다. 감성도 이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성은 진리를 목표로 하며 감성은 아름다움을 목표로 한다. 이성을 훈련시켜 진리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면, 감성을 잘 다듬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미학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산도 꽃도 강도 아름답고, 음악도 조각도 가우디 성당도 아름답다. 인간을, 예술을 통해 아름다움을 구현해 내려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미학의 주제를 요리할 때 쓰는 칼은 철학이다. 미학의 방법은 철학이 주를 이룬다. 인문학의 목표중 하나는 조리 있게 잘 짜여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다. 주제에 대해 조리 있게 잘 짜여진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을 학습해야 한다. 미학의 철학 고전들을 참조하여 미학적 주제를 다루어 나간다. 미국의 대표적 미학학술지에 미학에 대해 최근 이렇게 규정한다. “미학은 예술 및 그와 관련된 경험들을 철학적, 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인류학적, 문화사적, 비평적, 교육적 등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 모두를 일컫는다‘ 미학을 공부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요소가 감성이다. 美와 예술에 대한 감성이 자신의 내부에서 꿈틀거려야 한다.
겨울설경, 브람스 교향악, 백남준의 작품에 눈물 흘릴 수 있는 감성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아름다움과 가슴 벅찬 예술을 위해 미학이 기여해야 한다. 미학은 철학적 이성과 예술적 감성을 더불어 함양해 나가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적 능력과 상상력의 자유로운 놀이, 미학은 이 놀이터의 주인공이다. 미학은 철학, 예술, 이성과 감성, 논리와 상상의 결합체이다. 미학은 철학과 예술의 주인이 아닌 경계인이다. 주변부에서 경계인으로 사는 일도 괜찮을 수 있다. 어느 한편에 집착하지 않는 여유, 자유, 비판적 성찰을 통한 조화와 균형, 다양한 가치추구 이러한 것들은 문화의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근대는 과학 ,이성, 효율, 분업, 진보 등이 가치관의 중심이 되었다. 근대문명의 찬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그림자도 넓고 깊었다. 이 그림자는 냉혹한 무한경쟁, 효율성으로 인한 구조 조정, 끝없는 기술개발, 강압적 업그레이드, 황금만능주의, 타인과의 단절, 획일화 등의 풍조를 낳았다. 이 그림자를 치유하기 위해 감성회복, 자연과 화해, 타자에 대한 존중, 다양한 문화의 수용, 미적 가치 확산, 느낌예찬, 유목민적 라이프스타일, 분업이 아닌 크로스오버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학은 조화와 균형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떤 삶이 괜찮은 삶인가? 부유한 삶, 명예로운 삶, 권위 있는 삶, 선한 삶 착한 삶은 어떤 삶인가? 미학은 문화권 전반에 관련된 역할 외에도 예술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예술을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나에 대한 성찰은 나를 더 다양하게 만들고, 더 풍요롭게 만든다. 지금의 나만이 아닌 또 다른 내가 가능함을 깨닫는다.
미학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미학사, 동서양 미학이론, 미술을 중심으로 한 예술이론 등을 배운다. 디지털 미학, 매체미학, 대중예술과 영화를 다루는 미학도 인기분야이다. 사회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스스로 갈고 닦는 일, 그것이 학문의 시작이고 끝이다. 나를 아름답게 가꾸고 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아름다운 삶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