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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길

문학

문학 (김주연. 숙명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외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외국인의 사람에 대한 이해이다. 언어는 사고방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외국문학을 통해 외국인의 삶, 역사, 전통의 깊은 심장부에 이를 수 있다. 남을 안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이며 문학의 본질이다. 문학은 우리 삶 그 자체이다. 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삶을 배우고 이해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삶을 뒤돌아보는 성찰에는 시간과 거리가 요구된다. 현대생활에는 이런 것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문학은 속도가 아닌 느낌의 산물이며 느낌은 곧 삶을 찬찬히 성찰하는 일이다. 삶이 무엇인지 맛보며 살아야 한다.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이 많다. 사랑이 보이고, 울고 웃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언어는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건이다. 언어는 인간 본질을 형성하는 그 개념 자체가 된다. 사유가 언어다. 문학은 언어로 삶을 표현하는 것이다. 문학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다. 문학은 그 삶을 언어로 표현한다. 문학의 언어는 예술성이 있어야 한다. 예술성이란 무엇인가? 예술성을 구성하는 핵심은 창의성, 허구, 상상력이라 할 수 있다. 문학은 자신의 독창적이고 자기형태를 추구한다. 상상력을 통해 형성되고 반영된 주관이 새로운 형식을 만든다. 그 과정이 문학행위다.

 

문학은 현실적인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만인의 심금을 울리며 생명을 불어넣으며 개개인의 것을 골고루 성스럽게 하며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이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며 개인과 개인이 이루지 못한 사회에서는 어떤 정치적 이념도 경제적 부도 올바르게 성취되지 못한다. 인문학의 역할이 이런 것이며 그것이 모든 학문의 기본을 이룬다. 인문학은 자연과학이나 사회현상의 원리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과 달리 인간존재 자체를 달리 살피면서 올바른 인간성을 추구한다. 현실적 이해관계를 초월한다. 인문학적 원리가 사회지배원리가 되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언어는 사고방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외국인의 삶을 이해하고 그 나라 문화를 익히는 일은 두 가지 큰 이익을 준다. 하나는 외국문물의 올바른 수용이며 또 하나는 외국문화를 본질과 구조면에서 깊이 이해함으로써 우리문화를 총체적으로 되돌아보는 반성적인 기능이다. 남을 안다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행위이며 그것이 문학의 본질이다.

 

문학2 ( 장효현 고려대 국문학 교수)

국문학은 인문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이며 통시적으로 또는 공시적으로 세계에 대한 더 넓은 이해와 안목을 갖게 된다. 보편적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 우리가 지녀야 할 이상과 낭만, 민족과 사회의 아픈 문제에 대한 통절한 부르짖음이 우리 문화 속에 그 흔적으로 담겨있다. 국문학은 사회와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국문학은 일제강점기 때 안확의 조선문학사에서 비롯된다. 1945년 해방이후 50년대는 고전 시가. 60년대는 고전소설, 70년대는 구비문학, 80년대는 한문학, 90년대 이후 현대문학에 관심이 쏠려 각 분야의 성과를 축적하게 되었다. 현재 대학 국문과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현대문학, 고전문학, 국어학 세 분야이다. 현대문학은 개화문학에서 현대문학 전반의 역사를 개관하는 현대문학사, 시인과 소설가에 대해 살펴보는 현대작가론, 현대문학작품에 대한 현대소설론, 현대시론, 현대비평론, 현대희곡론이 주요 과목이다. 각 장르별 창작의 이론과 실제를 경험해 보는 시창작연습, 소설창작연습, 희곡창작연습이 개설되었다.

 

고전문학의 경우 고대 신화와 가요로부터 19세기말까지의 문학전반 역사를 개관하는 고전문학사, 시인과 산문소설가를 망라하여 살펴보는 고전작가론, 그리고 고전문학의 각 영역별 작품에 대한 고전소설론, 고전시가론, 구비문학론, 고전 비평론이 주요과목이라 할 수 있고, 고전원문 강독을 수행하는 고전소설강독, 고전산문강독, 고전시가강독, 한문강독 등이 개설되어 원전 이해 능력을 키운다. 국문학분야는 우리 말 변천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국어사, 국어학 연구의 변천과 체계를 살피는 국어학사, 한국어 체계를 분석하는 국어 문법론, 국어음운론, 국어의미론, 국어음성학에 이르기까지 한국어에 대한 통시적, 공시적 연구를 망라한다. 고전소설의 각 작품에는 유, , 도 사상이 깊이 침잠되어 있으며 실학파 문인의 작품세계를 위해서는 실학사상 성취를 전제로 해야 한다. 고전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이해와 그 시대사상의 이해가 결합되어야한다. 고전 시가와 판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학이해가 결합되어야 한다.

 

현대문학 역시 현대시의 흐름, 문예사조 및 철학사상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해가 불가피하다. 최근 부각되는 분야로 고전문화콘텐츠를 들 수 있다. 드라마, 영화, 게임의 소재로 응용될 수 있는 다양한 재료가 고전문학 유산 속에 있다. 이를 개발하고 각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유념할 사항이 있다. 첫째 원전에 대한 해독능력 습득이다. 한자와 한문에 대한 공부는 꼭 필요한 과제다. 둘째 이론에 대한 공부다. 문학이론, 언어학이론의 기본소양을 튼튼히 하기 위해 적절한 개론서로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넷째 활발한 토론학습훈련이다. 문학작품에 대한 비평수업 등 토론 훈련 등이 필요하다. 국문학은 국문학자와 국어교사 외에도 사인, 소설가, 평론가, 방송작가, 광고 카피라이터, 방송PD, 기자, 연극배우 등 활약분야가 넓고 다양하다. 국어국문학은 인문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이며 한국학의 중심 영역이다. 보편적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 우리가 지녀야 할 이상과 낭만, 민족과 사회의 아픈 문제에 대한 통절한 부르짖음이 문학 속에 절절한 흔적으로 담겨있다. 그것을 찾아내어 정리하여 세상에 알리는 일은 참으로 큰 보람이고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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