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 교수)
우리는 말을 통해 생각하고 말과 더불어 생활한다. 우리 생활 하나하나가 언어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언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언어학이다. 언어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언어란 의사전달의 기본수단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우리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또한 이해하는 도구다. 또 언어를 통해 인류사회는 서로 관계 맺고 협동하여 문화를 발전시킨다, 언어는 사회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이나 사물을 파악하는 벙법을 형성한다. 생각을 언어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생각을 언어구조에 맞도록 조정한다. 언어구조는 사람의 정신세계를 형성한다. 우리를 우리답게 해주는 것이 언어다.
언어는 기호의 일종이다. 언어는 인간의 말소리로 된 기호이다. 언어는 형식측면인 말소리와 내용측면인 의미라는 두 요소를 갖고 있다. 말소리는 뜻을 실어 나르는 형식이며, 그 뜻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언어학 창시자 페르디낭드 소쉬르는 형식을 청각, 영상, 내용을 개념이라고 했다. 언어도 자연현상처럼 일정한 규칙과 원리가 있다. 이것을 문법이라고 한다. 언어를 안다는 것은 그 언어의 문장을 이루고 있는 규칙이나 원리를 안다는 것이다. 언어를 이루는 세 가지 기본요소는 음성, 의미 그리고 문법이다. 언어, 말소리를 연구하는 분야에는 음성학과 음운론이 있다. 음성학은 말소리가 음성기관을 통해 어떻게 만들어지며 말소리의 물리적 성질을 연구한다. 음운론은 우리 머릿속에 인식되어 구별되는 추상적인 말소리, 음운체계를 연구한다. 어떤 언어의 자음과 모음, 말소리의 높이, 길이, 세기를 정하고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밝힌다.
언어의 말뜻을 연구하는 분야는 의미론이다. 의미론은 단어와 문장의 의미관계를 연구한다. 단어끼리 서로 어떠한 의미관계를 맺고 있는지 밝히기 위해 의미확대와 축소, 은유, 문장의 중의성에 대해 연구하며 같은 소리에 서로 다른 뜻을 가진 단어, 같은 뜻 서로 다른 소리, 서로 의미가 대립되는 단어 등을 연구한다. 어휘의 의미체계는 그 사회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말하는 상황에 따라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된다. 언어 사용의 의미를 잘 판단하는 것은 의사소통에 대단히 중요하다. 언어문법의 구조를 밝히는 문법론은 언어에 내재하는 규칙과 원리를 설명한다. 단어를 구성하는 규칙, 문장을 구성하는 규칙과 원리가 있다. 문장을 구성할 때 종결의 어미인 ‘-다’이다‘ 또는 ’-이냐‘에 의해 서술문과의문문을 구성하고, 영어는 문장의 구성 성분이 놓이는 위치에 따라 주어가 앞에 놓이면 서술문, 서술어가 앞에 놓이면 의문문을 구성한다. 이처럼 어떤 방법으로 문장이 구성되는가를 문법론이 밝힌다. 어순은 문법에서 아주 중요하다. 영어처럼 ’주어+ 서술어+ 목적어‘ 어순을 갖는 언어는 전치사를 갖고 있고, 우리말처럼 ’주어+ 목적어+ 서술어 어순‘을 가지는 언어는 대체로 조사와 어미를 포함하는 후치사를 갖고 있다.
세상만물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듯 언어도 역사적으로 변한다. 시간에 따라 언어 변화의 모습을 연구하는 학문을 역사언어학이라고 한다. 언어들은 원래 하나의 공통조어祖語로부터 분리해 왔다고 가정한다. 비교언어학은 이들 언어 사이의 친족관계를 증명하고 공통조어 모습을 추정해 언어분기의 역사적 과정을 밝히는 학문이다. 언어는 지역이나 사회에 따라 달라지고 사회계층과 나이, 성별 등의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언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를 방언이라고 한다. 언어학은 언어 일반원리를 연구하는가 또는 특정 개별언어를 연구하느냐에 따라 일반언어학과 개별언어학으로 구분된다. 응용언어학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언어학을 응용하는 분야다. 컴퓨터 언어학은 언어학과 컴퓨터과학이 만나는 분야이다.
종교학( 배국원 침례신학대학 신학과 교수)
종교란 무엇이며 인간의 삶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 종교학이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종교적 활동이 멈춘 적이 없다.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삶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에 대한 대답을 줄 수 있는 학문이 종교학이다. 종교란 무엇인가? 주어진 현실 뒤에 숨은 본질적인 것을 탐구하며 변하는 사상 뒤에 있음직한 변하지 않는 실체를 추구하는 활동이 종교학이다. 단순한 생존이 아닌 그 삶의 깊은 의미를 알기 원하고 자아를 찾고자 하는 목마름이 종교적 마음이다. 종교를 연구하는 작업이 인간에 대한 이해 지평을 확장하는데 필요불가결한 직업이 종교학자이다. 19세기 철학자 포이어 바흐는 ‘신학은 인간학이고 인간학이 신학이’라 했다. 종교학은 다른 모든 종교들에 대해 편견과 무지의 장벽을 제거하고 이해의 공동지평을 넓히는 것이다. 종교학은 진리탐구와 대화의 촉진에 있으며 종교학의 한계는 궁극적 구원에 관한 판단이다. 종교학에서 배우는 것은 종교사학, 종교현상학, 종교학과 인접학문 세 분야이다.
종교사학이란 세계 여러 종교의 전통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의미한다. 인류역사의 수많은 신앙 형태를 탐구하는 분야가 종교사학이다. 종교현상학이란 종교현상에 대한 연구이다. 종교현상들의 유형을 분석, 비교함으로써 구조와 의미를 밝히고 종교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시도다. 神, 자연, 시간, 신화, 주술, 하늘, 性, 죄, 구원, 기도, 예술 등 여러 주제에 대한 비교작업을 통해 종교현상의미를 연구한다. 종교를 종교답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방법론적 문제를 다루게 된다. 정치, 경제, 예술, 음악, 음식 등 인간생활 전반에 걸쳐 종교는 언제 어디서나 그 영향력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종교적 요소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인접학문과 공동연구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