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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과학(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믿는 뇌 2

신념이란 판단하기 위한 조건부 준비성이라고 한다. 무언가 상호작용하기 위해 준비시키는 방법이다. 인간은 세상의 본질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신념을 갖고 있고, 결정을 내릴 때마다 이 신념의 네트워크에 의존한다. 이미 확립된 관습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인류는 사회적 유대, 예술, 문화, 과학, 기술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고 복잡한 신념을 만들어 낸다. 개인적 집단적 시스템에 결함이 있지만, 인류가 이룬 수많은 엄적들은 신념의 효용적 사용이 만들어낸 가치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이 모든 신념 구축은 사회적 효용뿐 아니라 즐거움을 주고 보상체계 역할을 한다. 신념이 없다면 자동차, , 의료설비, 문학, 예술 같은 것이 발명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신념은 개인과 사회전체의 안녕과 행복을 크게 증진시켜준다. 신념이 자부심과 목적을 부여해주고 보상느낌을 준다. 하지만 잘못된 신념, 이데올로기는 사회에 무수히 많은 엄청난 해악을 가져왔다. 신념은 전체적으로는 이롭게 작용해 왔다. 신념체계가 곧 자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대로 구축되어야 하고 끊임없이 성찰하여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 방법이 끊임없는 공부로 변해가는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다. 스스로 성찰하고 사유하는 사람을 살아야 한다종교도 신념이다. 종교 활동은 모두 어울려 기도하거나 노래를 부르며 함께 행동함으로써 사회적 응집의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공동체에 대한 소속 등이 더해지면 쾌락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 신념을 이런 고조된 행복감과 연관시켜 신념을 강화한다. 종교인들은 종교적 신념이 없는 사람에 비해 행복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현재는 패턴을 찾아내고 그 패턴을 이용해 의미를 창조하고, 그 의미로부터 정교한 신념체계를 만든다. 신념은 지적과정의 산물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감정적 반응으로부터도 유래한다. 위협을 인식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높은 수준으로 생산된다. 이것은 추론 학습, 유연한 사고, 미래계획 등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연결 잠재력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지금 당장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문제는 일단 제쳐두는 것이다. 뇌섬은 마음이론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마음이론은 타인을 생각하는 존재로 지각할 수 있는 영역을 말한다. 보수주의자들의 뇌는 공포 때문에 제약되어 있고, 진보주의자들의 뇌는 창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능력으로 충만하다고 할 수 있다. 유아기에 확립되는 근본적인 신념은 그 위로 추가적인 신념들이 더해질 수 있다. 평생에 걸쳐 복잡하게 얽힌 망처럼 신념이 형성되다가 어느 날 스스로에게 진보주의자나 보수자의자라는 딱지를 붙이게 되는 것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쏟아지는 뉴스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소셜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내용들을 읽어가는 사람들은 뇌에게 위험경고 신호를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협동적, 공감적, 혁신적 문제해결 능력을 훼손시키고 우리를 보호하도록 진화된 방어시스템을 더 활성시켜 더 보수적인 판단을 하게 한다. 지적활동결과로 나온다고 여기는 의견, 신념 중 상당부분은 사실 뇌기능이 주도하는 감정반응에 의해 빚어진다. (지적활동결과로 이런 감정반응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뇌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소비하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보수적 성향이 있다. 하지만 삶의 경험이 축적되고 극적인 사건의 결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바꾸기도 한다. 좌파라고해서 열린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가치관에 대해 헌신적이다. 정치적 성향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어느 쪽에 있든 일단 정체성이 확립되면, 그 변화에 강력하게 저항한다.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핵심신념에 의문이 제기되면, 자신의 신념문제에 제시된 증거에 대한 반론을 찾기 위해 머릿속 목록을 뒤진다. 자신의 감정을 재검토해보아야 한다. 자기보호반응보다 삶에 대한 두려움 없이 호기심을 고취하는 것이 개인의 창의성, 안전, 혁신, 집단적 행동이나 세계관에 훨씬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이 편견없는 열린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한가? 열린마음의 기본은 자신을 의심하는 것이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성찰하는 태도가 열린마음을 갖게 한다. 이것은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무엇을 많이 안다는 것과 성찰하는 삶은 별개다. 성찰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의심해보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감시하지 않는 사람은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없다.)

 

명상은 뇌의 회복을 돕고 영양을 공급하는 수면활동을 모방하면서 여유 있고 편안한 창의적 사고를 불러와 편안한 각성상태를 만들어내는데, 정신건강과 인지기능개선에 도움을 준다. 뇌건강에 도움이 되고 유연하고 열린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성찰, 휴식이 필요하다.

 

인간은 생물학적 운명의 노예인가? 아니면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적 존재인가? 신경과학자들 사이에는 개인의식, 세상에 대한 주관적 관점, 그리고 그것에 대해 형성하는 신념 등이 뇌가 전기화학적 회로를 통해 만들어내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사람들 사이의 언어적 상호작용이 주체성이 발휘되는 도구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 말로 나온 단어들에 대한 해석, 과거에 연결된 감정은 과거경험에 의해 빚어지게 된다. 행동을 야기하는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는 사람들이 자기가 자신의 자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신념체계를 크게 경계한다. 그것은 내가 길들여진 조건이고 나의 성향일 뿐이다. 습관은 바꾸기 불편하다. 그 신념이 우리가 신념이라 부르는 정신적 습관이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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