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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불편한 진실 1

얼마 전 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했던 날, 노인은 밖을 나가지 말라는 경고를 하던 날, 투덜거리며 산을 올랐다. 봉우리에 오르자 세상은 구름 속에 잠겨있고 나는 구름 위에 노니는 神仙이 된 하루였다.

은퇴 이후에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건강이나 잘 챙기며 살자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과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으면서 자연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기후변화, 생명의 다양성, 환경오염, 아이들 교육 등 현재 지구촌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뿐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질문을 한다. ‘선생님 언제 코로나가 끝날까요?, 왜 코로나가 발생한 건가요?’ 이러한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다. 그때 마다 아이에게 논리에 맞는 이야기를 해주고자 노력하지만, 지식 부족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책과 유튜브를 통한 강연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다음 내용은 내가 존경하는 최재천 교수가 곡성에서 한 강연을 정리해 본 것이다. 내가 이해하는 방향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교수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것은 모두 내 책임이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의 주범인 바이러스는 정상적인 생명체도 아닌 유전자 쪼가리에 불과하다. 이런 것에 지구생태계에서 가장 고등동물이라고 확신하는 호모사피엔스가 사스, 메르스, 코로나 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나올 때 마다 그 시작이 박쥐라고 이야기 한다. 왜 빈번히 박쥐인가? 지구 포유동물종중 절반이 설치류다. 그 중에서도 박쥐종이 가장 많다. 쥐로부터 여러 질병이 많이 유발되는 까닭은 쥐가 많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꽃가루에 취약한가? 우리 몸은 왜 그렇게 꽃가루 같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인간은 면역체계가 가장 예만한 동물이다. 지나치게 예민하다. 박쥐는 면역체계에 관여하는 유전자 개수가 적어 바이러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며 취약하지 않다. 그들은 바이러스와 함께 잘 지낸다는 말이다. 인간보다 느슨한 면역체계를 가졌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다. 박쥐를 자세히 보면 정말 아름다운 동물이고 모기 등 해충을 잡아먹기도 하는 인간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박쥐는 기본적으로 열대에 사는 동물이며 지구온난화로 차츰 온대지역으로 서식지를 확장하고 있다. 박쥐는 항상 다양한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기후문제와 생명의 다양성 부족이 코로나의 원인이다.
 
코로나 같은 질병의 출현빈도는 현대로 오면서 점점 더 빈도수가 많아지고, 그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 스페인독감, 사스, 조류도감, 돼지독감, 메르스,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코로나까지, 20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2-3년마다 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팬데믹이 되는 것도 있고, 에피데믹(지역감염)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러한 감염에 대처할 것인가? 앞으로 더욱 주기가 짧아지면 매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고 일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를 멸종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유전자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모든 인간을 감염시킬 수도 없고 죽일 수도 없다.
 
바이러스는 완전히 인류를 죽을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나 생명의 다양성 문제는 다르다. 기후변화나 생명의 다양성 문제는 호모사피엔스를 완전히 멸종시킬 수 있다. 자연훼손으로 지구의 생명체들이 당하고 있고, 우리도 지금 서서히 당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할 바 없는 더 큰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부통령이었던 앨 고어는 환경문제를 제기한 ‘불편한 진실’이란 책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갈수록 환경문제의 불편한 진실은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선진국이 저지른 행위로 인해 지금은 투발루 등의 후진국들이 당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에너지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나아지는 것은 없으며 해결을 위한 어떤 실천도 하지 않는다. 우리 대부분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혜택을 조금도 양보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세계 정상들이 모여 해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떠들지만 누구도 행동하려 하지는 않는다. 우리 후손을 위해 지구를 보호하자고 외치지만 지구온난화는 갈수록 속도가 빨라져 이제는 우리 후손이 아닌 우리 당대에서 우리가 당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 기후변화와 생명다양성 문제를 지구인 모두가 확실하게 챙겨야 한다.
 
기후문제는 우리 모두 이제 일상에서 느끼고 있으며 인식하지만 ‘생물다양성’은 왜 문제가 되는가? 왜 생명다양성 문제가 기후문제보다 더 위험한가? 생물학자들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의 동식물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 과연 우리 인간이라는 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마 인간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생명의 다양성에 문제가 생겨 생태계가 붕괴되면 식량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그때 전 세계는 아비규환 상황이 되고 국가체제가 무너지고, 인간사회체제 자체가 무너질 것이다.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애벌레가 나뭇잎에 붙어서 그 나뭇잎을 다 갉아먹고 나면 어떻게 할까? 만약 근처에 지금까지 먹던 나뭇잎이 없다면, 다른 나뭇잎을 먹어보고 고민하여 맛이 없어도 옆에 것을 먹든지 아니면 예전에 먹던 나뭇잎과 같은 것을 찾아 나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후자를 택한다면 아마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릴 것이고, 발견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자연계의 다양성이 확보되면 자연계가 유지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확보된다. 호모사피엔스라는 종種이 등장하기 전에 이 세상은 그러한 메커니즘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호모 시피엔스 종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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