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자신의 환경을 탐험하며 학습할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충족할 수 있다. 아기들은 호기심과 날 것 그대로의 감정, 순수한 의지, 깊은 사회적 본능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 유아의 뇌 영역들이 차츰 더 연결되면서 감정을 조절하고, 자신의 필요를 정중히 표현하는 법도 배우기 시작한다. 우리가 물려받은 유전적 자산과 가족과 사회라는 맥락이 함께 작용해서 뇌의 변화가 일어난다. 아기의 뇌는 인간으로서 물려받은 유전자산, 엄마가 먹는 음식, 친할아버지가 먹었던 음식까지, 온갖 영향력을 받으면서 임신기간 열 달 동안 계속 발달한다. 아이가 태어난지 처음 3년 동안의 주변 환경이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때 인지 기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역동적인 시기다. 신경전달물질은 정보를 담고 있는 전기신호를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시냅스를 가로질러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생후 3년 동안 시냅스들이 인생의 어느 시기보다 빠른 속도로 형성되어 전신의 회로판인 커넥톰 connectome의 토대를 만든다. 이 회로판은 외부세계에서 온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결정하고 행동반응을 만들어 낸다.
신생아는 이미 사회적 교류 능력과 큰 호기심을 가지고 태어난다.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고 세상을 탐험하려는 욕구는 모두 번식, 친구 만들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 기본적인 것에서 신념체제 발달에 이르기까지 성인의 온갖 행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아기들은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학습하려는 욕구도 가지고 태어난다. 아기들은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은 방식으로 행동한다. 아이의 미소나 울음 같은 사회적 기술은 보호자를 매혹하여 모든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기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대한 도약은 기존 뇌 구조물에서 일어나는 신경계의 배선 때문이다. 뇌의 서로 다른 영역들은 서로 다른 기술을 학습하는 특별히 민감한 시기가 따로 있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어느 회로를 유지하고, 어느 회로를 제거할지가 결정된다. 신경회로가 튼튼하게 이어져 강화되거나 가지치기가 일어난다. 예를 들면 청력에 장애가 없는 아기는 전 세계 모든 언어에서 사용하는 음소를 듣고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모국어에 노출됨에 따라 아기는 자신의 환경에서 나타나지 않는 음소를 듣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아기 뇌는 항상 바쁘게 활동한다. 신체능력과 사회적 기술에 이르기까지 아기들의 부지런한 활동으로 생산하는 결과물이 뇌에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특정 영역을 만들어내는데 관여하는 뇌 영역이 많아질수록 행동이 복잡해지고,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여지가 많아진다. 천재성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습득하기 어렵고 복잡한 행위가 ‘감정통제’이다. 아이가 좌절 , 질투, 분노 같은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뇌 영역정보를 통합해야 하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 감정을 고려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추론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3세 전후에 일어나기 시작하고 능숙해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뇌 영역의 이질적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짜증내며 감정이 폭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거나 반복적으로 자각함에 따라 그것을 뒷받침하는 신경연결이 강화되어 형성된다. 학습된 기억들을 되풀이해서 끄집어내면, 그 기억은 뇌 속에서 전기신호의 기본 설정 경로가 된다. 이렇게 행동이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사용하지 않는 신경연결은 결국 가지치기를 통해 소멸된다. 각 신경세포들이 다른 신경세포들과의 연결 집합체를 '커넥톰'이라고 한다. 뇌가 자기만의 커넥톰을 창조하여 각자가 자기만의 독특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환경으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 반응들을 관찰하여 자신만의 패턴을 찾아내는 점진적인 과정 덕분이다.
아이의 뇌 배선이 최선의 방식으로 형성되도록 부모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아기를 말에 노출시키는 양과 질이 중요하다. 최대한 아이와 말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가 학습할 자료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양적인 면이다. 질적으로는 엄마의 말투와 소통능력이다, 아이는 엄마의 말투를 선호한다. 엄마의 말투에 아이가 관심을 기울이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운다. 엄마의 말투는 살짝 높은 음조로 달래듯 내는 단조로운 소리다. 또한 아기와 보호자 사이의 직접적인 시선접촉이 아주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이것이 아이와 소통능력을 자극한다. 아이에게 말을 할 때 똑바로 쳐다보면 아이 학습속도가 빨라진다. 아기와 말을 하면서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아이는 부모와 비슷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결핍된 환경에서 자라다보면 사람들은 장기적 보상보다 단기적 보상을 선택한다. 10대 청소년 의 뇌는 생물학 때문인 부분은 얼마나 되고 사회적 압력에 의해 형성된 부분은 얼마나 될까? 감정기복이 심한 10대 청소년은 문화의 구성물이고, 응석을 받아주는 청소년기가 길어진 현대의 개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산물일까? ‘아니다’ 청소년기는 새로움과 감각을 추구하는 행동, 극단적 위험감수, 자기 몰입, 또래 압력에 대한 민감성과 연관이 있다. 이런 특성은 모두 시간과 문화에 걸쳐 관찰되어 왔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의 아이들은 사치를 좋아한다. 이들은 행실도 나쁘고 권위를 무시하고 어른들을 존경하지 않는다’ 청소년 신경생물학은 전형적인 10대의 행동을 결정하는 절대적 열쇠다. 아기 초기에 일어나는 일만큼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이다. 발달과정과 호르몬 영향력이 서로 공모하여 뇌와 육체 양쪽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충동성, 또래 압력에 대한 민감성, 극심한 자의식 등이 생겨난다. 청소년기에 큰 변화를 거치는 뇌영역 중 하나는 이마 바로 뒤에 자리 잡고 있는 전두엽이다. 이 영역은 의사결정, 미래계획, 부적절한 행동의 억제, 불필요한 위험감수 행동의 예방, 타인 이해하기 등 사회인지, 자기인식 등을 비롯한 수많은 고등인지 기능이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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