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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과학(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3. 배고픈 뇌1

음식선택은 감정, 정체성, 건강에 대한 열망, 가끔은 닥치는 대로 먹고 싶은 모순되는 갈망과 연관된다. 음식은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큰 불나을 주기도 한다.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까지 자유롭고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떤 음식을 못견딜 정도로 맛있다고 할까? 우리 뇌는 보상을 주는 활동과 맛을 추구하려는 본능 때문에 더 많은 것을 향해 굶주려 있다. 식욕충족으로부터 어떻게 쾌락을 이끌어낼까음식 선택에 관한 행동은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짭짤하고 지방이 많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좋아한다. 너무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음식 선택 그리고 음식유혹에 저항하는 의지력은 외부영향력에 좌우된다. 공공의료에서 가장 위기로 여기는 것이 비만이다. 일상적으로 비만 진단이 나면 수명이 평균 10년은 짧아진다. 살이 찐 사람은 게으르고 탐욕스럽고 의지력으로 약한 사람으로 비친다. 왜 비만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식육은 오랜 세월동안 특정 음식을 더 맛있게 여기도록 진화해온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당신이 다른 음식보다 어떤 음식에 더 끌리는 것이 당연해 보일 수 있지만, 왜 그런지 이유를 이해하면 개인과 사회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본질적으로 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뛰어난 전기화학적 회로판이다. 최근까지도 이 엄청나게 복잡한 구조물에 오가는 수많은 전기신호를 정리해서 의사결정, 감정, 기억 같은 기능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복잡한 과정을 살아있는 생명체 안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런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유전공학이다. 뇌 연구는 초파리, 지렁이, 생쥐 같이 더 단순한 생명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지만 종마다 뇌의 구조나 작동체계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 , 고양이 모두 보상체계는 당신이나 나의 보상체계와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거의 같다. 이것은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소중한 에너지를 살아남아 번식하는데 필요한 곳에 사용하도록 하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진화해왔다

 

뇌 중간의 깊숙한 곳에 도파민이 만들어져 측좌핵으로 이동한다측좌핵은 도파민에 반응해서 전기활성을 일으키는 땅콩 모양의 구조물이다. 이 회로는 즐거움이나 쾌락을 느낄 때마다 불이 켜진다. 음식섭취, 섹스 등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에 대해 생각만 해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이 회로는 운동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가거나 섹스를 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달아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데 도움을 준다. 측좌핵과 앞이마 겉질(전두엽)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덕분에 즐거운 느낌을 기억하고 그 기억의 적절한 촉발요소와 연관지어 그 경험을 되풀이 하고 싶은 동기가 생긴다. 약물도 이 보상체계를 장악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욕구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억제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었다고 판단하는 능력이 신통치 못하다. 몸과 뇌가 연결되어 있는 한 먹는 것은 늘 다다익선이다. 이런 행동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보상체계다. 보상체계가 진화해 나온 환경이 현재 인간이 스스로 창조해 낸 환경과는 크게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먹을 것을 찾고 그것을 먹고 번식하는데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에 행동의 동기를 얻도록 진화해 왔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세 가지 중요한 생물학적 욕구가 존재한다. 먹이를 찾아먹는다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상황을 피한다. 이 모든 것이 이어질 수 있도록 번식을 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진화된 근본적인 욕구가 존재한다. 왜 절반 정도의 사람이 비만이라는 현대 질병에 걸리는가? 어째서 일부 사람들은 그런 부분에 더 취약한가? 본질적으로 하나의 이라는 수준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같은 베를 타고 있지만 개인수준으로 보면 체중, 체형 등 수많은 변이가 등장할 여지가 존재한다과거에는 비만을 멈출 유전자의 압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음식이 귀하고 사냥하거나 채집하는데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상황에서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렵다. 반면 먹을 것이 풍부한 환경에서 비만을 야기하는 돌연변이들이 등장하였다. 지금 환경은 많이 달라졌지만 진화의 시간척도는 아주 길다. 진화가 지금의 음식문화 환경에 적응하기까지는 2천년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건강을 개선하고 유전적 적합성을 높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앞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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