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질은 두가지 요인 즉 일과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가, 또는 아닌가' 여부는 경험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인간들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물체로 인지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인생을 흥미롭게도, 보람있게도 또는 몹시 비참하게도 만들수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행복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반면 우리에게는 사생활도 중요하며 가끔씩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막상 혼자 있게 되면 우리는 곧 우울해지곤 한다.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당면한 도전도 없으며 별다른 할 일도 없다고 느끼게 된다. 고독감으로 인해 심하지는 않지만 감각을 못느끼는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혼자 있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고, 즐기지 못하는 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어떠한 임무도 성취하기 어렵다. 우리가 혼자 남아 있을 때라도 의식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제외되어 혼자가 된다는 것은 분명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최악의 두려움 중의 하나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안전함을 느끼다. 개인이 잘못이 있을 경우 사회가 내리는 제제 중 하나는 고립을 시키는거다. 무시를 당하는 당사자는 점차 우울해지고, 곧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조차 의심을 품게 된다. 이와 같은 배척을 견디지 못해 죽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극한적인 상황에 도달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많다.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라틴어는 ‘inter hominem esse'로 '사람들 사이에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죽다'라는 표현은 'inter hominem esse desinere' 로서 '더 이상 사람들 사이에 있지 않다.'라는 의미다.
대도시가 제공해 주는 다른 사람과의 잦은 접촉기회는 기분을 진정시켜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도시와 같은 중심부에 사는 사람들은 불쾌하고 위험한 것이 될지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즐긴다. 뉴욕의 5번가를 메우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노상강도나 이상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들 속에서 활기를 느끼며 안심을 한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속에 섞여 있을 때 더 많은 활력을 느끼는 것이다. 인간이 또래의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어하는 성향을 타고난다는 사실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의문의 여지가 없다. 조만간에 행동유전학자들이 인간의 염색체 속에서 혼자 있으며 불안함을 느끼도록 만드는 화학적 지시체계를 발견해낼 가능성이 높다.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들 역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릇된 것이다. 직정에서 접하게 되는 공정치 못한 상사나 무례한 손님들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가정에서 무책임한 배우자들과 고마워 할 줄 모르는 자녀들, 그리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친척들이 때로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장 좋은 시간도, 또 가장 괴로운 시간도 사람들이 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 다른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는 법을 배우는 사람은 삶의 질 전반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사람들이 우리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 그 자체로서 하나의 소중한 대상으로 대우한다면 사람들은 가장 풍부한 성인들은 행복의 원천이 된다. 그러나 보통 깨어있는 시간 3분의 1가량을 혼자서 보내게 된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서 이처럼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이 시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모두가 마음속 깊이 혼자 있는 시간을 싫어한다는 것 말고는 별로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참기어려울 정도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특히 눈앞에 할 일이 없을 때 더욱 심해진다. 청소년들, 성인들, 그리고 노인들 모두가 최악의 경험은 혼자 있을 때 일어났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대부분 활동이 좀더 즐거운 것이 되고, 혼자 할 때는 그 즐거움이 감소된다. 공장의 자동 생산 라인에서 일하고 있든지, 혹은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든지 간에 다른 사람 곁에 있을 때 정신이 더 명료해지고 명랑해진다. 최악의 기분이 들때는 혼자 있으면서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이다.
일요일 오전에 아침을 먹고 신문을 뒤적이고 나면 과연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계획이 없는 그러한 시간들을 몹시 곤혹스러워한다. 외롭다는 것은 어째서 그렇게 부정적인 경험이 되는 것일까? 가장 기본적인 답은 내적인 정신의 질서를 유지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계속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외적인 목표와 외적 자극, 그리고 외적 피드백이 필요하다. 외적 입력이 부족할 때는 주의가 산만해지고 사고의 혼란이 초래되어 심리적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할 일이 없으니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 속을 차지하는 것을 저지 못하게 된다. 어른들도 의식을 통제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되면 똑 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 자신의 애정 생활에 대한 염려와 건강, 투자, 집, 직장 문제들이, 눈 앞에 급히 해야 할 일이 없어진 순간부터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텔레비전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 시청이 긍정적이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눈 앞의 깜박이는 화면이 의식에 어느 정도의 질서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줄거리, 눈에 익은 주인공들, 심지어 반복되는 광고까지도 일종의 안심을 주는 자극이 되는 것이다. 텔레비전 화면은 다루기가 쉽고, 제한된 환경의 한 측면으로서 우리의 주의를 끈다. 텔레비전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우리 머릿속에 개인의 걱정꺼리가 떠오르지 않는다. 화면을 통해서 전달되는 정보는 불쾌한 걱정들을 우리의 마음속으로부터 차단시켜준다. 물론 이런 식으로 우울함을 떨쳐버리려 하는 것은 주의의 낭비다. 크게 얻는 것도 없이 많은 양의 주의력을 소모해 버리기 때문이다.
습관적 마약의 사용으로부터 끊임없는 집안 청소, 충동적인 성행위에 이르는 다양한 강박적 행위들에 의존해 고독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보려는 극단적인 방법도 있다. 약의 영향을 받게 되면 자아가 심리에너지를 지휘하는 책임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앉아서 약이 제공해 주는 생각에 빠져들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 알바가 아니라는 식이 된다. 화학물질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은 스스로 정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할 위험이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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