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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FLOW) 칙센트미하이 지음

고독을 즐기는 법

직장에서 일을 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 그리고 극장이나 연주회장 가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의존할 그 어떤 것도 없이 혼자만 남게 되면 어떻게 될까? 집중이 필요하고 기술을 증진시켜 주며, 더 나아가 자아를 성장시켜 주는 활동을 하면서 자유시간을 보내는 것과 텔레비전을 보거나, 마약을 하면서 남은 시간을 떼우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으로부터 도피하지 않고 , 그 시간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특히 젊은은 시절에는 더욱 중요하다.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못하는 청소년들은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때, 진지한 정신적인 각오를 해야 하는 과업을 수행하지 못한다. 방과후 집에 돌아와서 간식을 먹고, 친구와 통화를 하고, 음악을 듣고, 텔레비젼을 보는 것은 전형적인 십대의 행동이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복잡한 형태의 정보에 집중을 하는 것이므로,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일지라도 얼마 안지나 어려운 책의 내용을 떠나 좀 더 즐거운 생각을 하려 한다. 그러나 마음대로 즐거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체계화 되지 않은 마음에는 늘상 떠오르는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채우게 된다. 외모나 인기 그리고 인생의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해 염려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자신의 의식을 점유할 어떤 것이 필요하다. 공부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별 도움이 안된다. 이런 잡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십대들은 너무 많은 정신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만 아니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하려든다. 다시 익숙한 음악이나 텔레비전 그리고 함께 시간을 때울 친구를 찾는 것이 이들 청소년들이 대체로 찾는 해결책이다. 의식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지못한 청소년들은 단련되지 못한 성인으로 성장한다. 이들에게 경쟁적이고 정보 집중적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복합적인 기술이 결핍되어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삶을 즐기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불행하게도 너무나 많은 성인들이 20대나 30대에 이르면, 그리고 40대가 되면 예외없이 이미 자신의 몸에 배인 습관속에 안주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미 경험을 충분히 쌓았으며,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익혔으니 느긋하게 살아가면 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결국 최소한의 내적 단련이 되어있을 뿐인 이들에게는 해가 갈수록 엔트로피가 축적된다. 직장에서 느끼는 실망, 신체적 건강의 약화 그리고 일상적인 걱정거리들이 점차 마음의 평정을 위협하는 거대한 부정적 정보로 쌓이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에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만일 혼자 있을 때 주의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마약, 오락, 재미 등과 같이 주의를 돌릴수 있는 손쉬운 외적 해결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주의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살아가면서 어려움에 직면할때 마다 그것을 억압하거나 회피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배움의 기회로 그리고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규칙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고독을 두려워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베이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독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야수나 신 둘 중 하나다.”  신까지 되지 않더라도 혼자서 살려면 다른 사람들이나 직업, 텔레비젼, 극장, 레스토랑, 도서관 등 문명생활의 도움없이도 플로우를 성취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정신적 일과를 설정해야 한다.

 

공간을 조직화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마도 시간을 조직화 하는 일일 것이다. "도로시는 일년 내내 변하지 않는 엄격한 일정을 설정해 놓았다. 다섯시에 일어나 닭이 알을 낳았는지 확인하고 염소의 젖을 짜고, 땔감용 나무를 쪼개고, 아침을 요리하고 씻은 다음 바느질이나 낚시질을 하는 것이다. 긴 저녁시간 동안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며 보낸다. 온갖 다양한 주제들의 책들이 그녀의 오두막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가끔씩 필요한 물건을 사러 여행도 가고, 여름이면 지나다 들러는 어부들이 다양한 공급을 해준다. 도로시는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자신의 세계에서 나름대로의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을 좋아한다. "

 

꼭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힘든 일을 찾아하면서 마음을 잡고 외로움에 대처하는 것과 마약을 복용하거나 계속해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 사이에 과연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일까? 혼자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할 수 없는 목표들을 성취하는 기회로 여긴다면, 그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고독을 즐기게 될 것이다. 반면에 고독을 하나의 기회로 보지 않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 처해지면 당황하기 일쑤일 것이다. 복합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않는 기분 전환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북적거리며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그런 환경에서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고독은 맨하튼 남부이든 알래스카 북부이든 어디에 거주하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가 직면해야만 하는 문제다. 고독을 즐기는 법을 배우지 않는 한, 생의 많은 부분이 그 부작용을 회피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점철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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