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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힘(장우석)

변화를 정밀하게 다루는 힘, 미적분 1

 

17세기 합리성과 필연성의 철학을 궁극까지 밀고 감으로써 미적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한 사람이 뉴턴과 라이프니츠였다. 미적분은 변화의 패턴을 찾아서 구성한 함수를 보다 정밀하게 다룸으로써 미새한 레밸에서 자연의 법칙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변화의 양상을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데까지 나아가는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미적분은 함수의 발전이며, 세계의 변화가 연속적이고 필연적인 수학적 규칙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세계관의 극한에서 탄생한 개념이었다.

 

변화를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는 첫 관문은 변화의 정도 즉 속도를 계산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속도 개념을 추상화하는 순간변화율, 미분의 개념에 도달한 것이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위치s가 변하는 함수 s= f(t)라 하자. 이때 위치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의 정도, 즉 속도는 단위 시간당 위치의 변화량으로 정의될 수 있다. 단위 시간당 위치의 변화량이라는 정의로부터 속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속도= 이동거리/ 경과시간= Δs/ Δt

 

함수는 다양하다. 시간에 따른 가격의 변화, 위치에 따른 에너지의 변화, 온도에 따른 부피의 변화 등 모든 변화 현상에서 함수 y=f(x)를 생각할 수 있으며, 따라서 'y의 변화량/ x의 변화량'을 생각할 수 있다. 이때 'Δy/Δx'를 변화률이라 부른다. 이 공식으로는 큰 간격의 거시적 변화의 속도를 알 수 있을 뿐 극히 짧은 x의 변화 간격, 즉 매순간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상황을 담지 못한다. 만약 모든 xx되는 바로 그 순간의 변화률 Δy/Δx를 계산할 수 있다면, 매순간 벌어지는 y의 변화의 정도를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순간 변화률이라고 부른다.

 

순간변화률을 계산하려면 순간을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지극히 짧은' 이라는 명확하지 못한 언어를 계산할 수 있는 수학적 도구였다. 이것이 극한 개념이다. x의 변화량을 Δx라 할 때 변화 전인 x와 변화 후인 x+Δx의 차이가 같아지는 상태로 만들려면 Δx0으로 무한히 다가가게 하면 된다Δx->0. 이러한 상황이 바로 xx가 되는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함수 y=f(x)가 주어졌을 때 순간변화률을 구하는 것을 미분이라 부르며 이러한 순간변화률f(x)는 함수 y=f(x)는 그림에서 y=f(x)상의 점(x, f(x))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라는 기하학적 의미를 지닌다.

 

순간변화률f(x)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f(x)=0이 되는 지점이다. 변화률이 0인 지점은 변화를 멈춘 순간이다언덕 꼭대기에 올라간 자동차가 내려가기 직전 멈추듯이  순간변화률이 0인 순간을 기점으로 f(x)의 변화의 양상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주사를 맞으면 혈액 속에 들어간 주사약의 농도는 시간에 따라 변하게 된다. 이때 주사약이 투여되고 난 뒤 흐른 시간x와 혈액속 주사약 농도 y사이의 성립하는 함수y= f(x)를 생각할 수 있다.

 

함수 y=f(x)의 그래프 위의 점(x, f(x))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라는 f(x)의 기하학적 의미는 이렇게 풍요로운 결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함수 y=f(x)의 순간변화율 f‘(x)=0이 성립하는 x값을 계산해서 찾고, 그 값의 주변에서 f’(x)의 부호변화를 알아냄으로써 x의 변화에 따른 y의 전체 변화 양상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미분을 하는, 함수의 순간변화률을 구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함수의 개념을 세움으로써 xy사이에 성립하는 규칙이라는 틀을 만들어냈으며, 미분의 개념을 세움으로써 x의 변화에 따른 y의 전체 변화 양상을 상세히 알아내고 그로써 함수, 변화의 규칙을 보다 정밀히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