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학습의 목적은 문제해결이다. 문제해결은 임의로 이루어지지 않고, 논리라는 길을 따라 이루어진다. 논리는 문제의 시작에서 해결까지 일관되게 작용한다. 일관됨이 논리이 생명이다. 이 일관 됨은 용어의 정의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면 삼각형에 관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삼각형이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야 한다. 논리는 정의를 문제의 시작에서 해결까지 일관되게 유지하는 능력이다. 이는 수학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해결에 적용되는 진리다. 수학은 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다. 수는 세는 행위에서 시작되었다. 문제해결은 논리를 통해 이루어지며 논리는 개념의 명확한 정의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수학개념의 정확한 정의는 수와 도형이라는 언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어떤 개념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은 그 반대말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수학 성적에서의 자유의 반대는 수학 성적으로의 구속일 것이다. 만일 '자유'라는 개념을 사용하며 토론하고 있는 두 사람이 각각 자유에 대한 별개의 정의를 가지고 있다면 시작부터 계속 싸우며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평등 등 사회를 지탱해주는 큰 개념에서부터 이익과 손해, 시작과 끝 등의 일상 용어에 이르기까지 개념의 혼란과 뒤섞임은 삶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나와 토론하고 싶으면 먼저 당신의 용어를 정리하시오'라고 한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불테르의 말이다. 추상성이 높은 개념일수록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추상성이 높은 개념을 사용할 때는 그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수학의 기초가 되는 언어가 수와 도형이다. 수와 도형이라는 수학의 기초언어는 추상적이면서도 명확하고 투명한 언어다.
2는 둘, 3은 셋, 4는 넷이라는 단순한 정의에서 2x(3+4)= (2x3)+(2x4)라는 새로운 결론이 도출된다. 또 세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이라는 삼각형의 정의에서, 세 내각 합이 항상 두 직각의 합과 같다는 결론을 얻어낼 수 있다. 수와 도형이라는 언어는 의미 해석의 자의성과 주관성을 배제하기 때문에 기본정의에서 논리의 흐름을 타고 누구나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론, 생산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훈련을 하기에 좋다.
우리는 수와 도형이라는 보편 언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를 추상적으로 조직함으로써 일반적인 지식을 만들어 내며, 그 지식을 다시 새로운 문제에 응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물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능력, 직접 경험하지 않은 대상까지 사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난다. 이것이 수학공부가 가진 가치다. 생각의 흐름을 일관되게 끌고 갈 수 있는 논리력의 바탕에서 도형을 다룰 수 있는 기하력, 그리고 수를 다룰 수 있는 대수력이라는 기본 힘을 구축하는 것이 초중고 12년 동안 배우는 수학의 핵심이다. 기하학, 대수학, 함수, 미적분, 확률, 통계, 벡터 등 고등수학의 모든 것도 이 세 가지에서 나온다. 세가지 힘 논리력, 기하력, 대수력의 기본적인 내용만 이해해도 수학의 핵심을 장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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