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행하는 주술

너무 많은 의사들이 사람들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지 않으며,  자신의 그런 비판적인 생각을 환자와

가족들에게 주입하고 있다. 나를 찾아온 환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경로로 의사들에게서 '당신은

더 좋아질 수 없다. 병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라. 죽음을 준비하라, 의학으로선 더이상 할 일이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은 육체의 치유체계를 보호하고,  그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식이요법, 운동과 휴식, 좋은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방법에 관한 것인데, 이와 함께 비타민, 보조제, 약초, 정신과 육체의 상호

작용의 이점에 대해서도 서술하였다.  흔하고 일상적인 질병 치료를 위해 서양의학이 행하는 일은 과잉치료

라는 말로 잘 설명된다. 중화기重火器는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

 

많은 암환자들이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했으면서도  병의 재발을 막기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

인지 알고 싶어한다. 대개의 종양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일단 치료를 받고나면, 달리 할일이 아무 것도 없다

고 환자들에게 말한다.  환자들이 건강하든 아니면 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건강에 책임을

진다는 사실에 대해 상당히 고무된다.  그들은 정보를 찾고 있고 일단 정보를 입수하면 그대로 따라 행한다.

그들은 서양의학을 대면한 결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또 재정적으로 많은 고통을 겼었다. 다음은 내가 가장

자주 들어온 불만들이다.

 

* 의사들은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질문에 대답조차 하지 않는다.

* 의사들이 하는 일이란 고작해야 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약을 먹고 싶지 않다.

* 의사들은 나를 위해서 자신들이 할 일이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 의사들은 병이 더 악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 의사들은 병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 의사들은 내가 6개월 안에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네 가지 진술은 특히나 착잡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의사들의 그런 말들은 인간의 잠재 치유력에 대해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부정적 견해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경우 이러한 태도는 아주

비양심적인 의사의 주술이 된다. 이런 주술적인 현상을 확인하기는 쉽지만, 이와 매우 유사한 무엇인가가 우리

자신의 문화 속에서 병원과 의사의 진료실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거의 느끼지 못한다.

 

과학기술의학이라는 사원에서 높이 추앙받고 있는 지체높은 성직자가 주술사의 저주를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화에서 주술사와 성직자들에게 부여 되었던 것만큼의 권력을 우리 문화에서 의사들이 누리고 있다.

환자는 의사의 그 말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고,  공포는 환자를 마비시켜 그가 자신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기울여야 할 건설적인 노력을 하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생각없이 내뱉는 저주가 의도적인 저주보다

훨씬 흔하지만, 그 해로움의 정도는 의도적인 저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떤 환자가 의사를 만난 경험을 나에게 와서 이야기 했다. ‘ 진단을 내리는 데도 이런저런 검사를 하느라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침내 수석 신경학전문의가 날 자기 진료실로 데려가더니 다발성 경화증이라고 말햇습니다.

제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게 한다음 진료실을 나가더니 휠체어를 가지고 왔습니다. 날더러 앉으라고 했어요. 나는

물었죠. '왜 여기 앉아야 합니까?' 그는 나보고 '훨체어를 사서 하루에 한 시간씩 앉는 연습을 하라고 했습니다. ’

 

의도적인 것, 그렇지 않은 것, 우스광스러운 것, 혹은 슬픈 것,  그 어떤 것이건 간에 의사들이 행하는 주술을 끝

없이 나열할 수 있지만, 이 정도로도 나는 요점을 설명했다고 믿는다. 의사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말을

할 때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할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의사들을 전통적인 문화 속에서 주술사와 성직자들이 행했던 역할속으로 밀어넣었으나,  의사들은 그런

역할을 건설적으로 수행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의사들이 내뱉는 악담이 초래하는 것은 대개 절망

이며, 절망이 인간의 치유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병이 나을 수 없다고 믿는 의사

에게 계속 치료를 받겠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의학 교육은 건강과 그 유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병과 병의 치료에 집중되어 있다.

 

치유체계는 기능체계이기 때문에 순환기나 소화기처럼 말끔하게 도면화될 수 있는 구조의 집합이 아니다.

동양 의학은 서양의 의학보다 이점을 지니고 있다. 중국의 전통의학은 구조보다 기능을 강조했다. 그 결과 서양의

의사들이 기능 없는 신체기관들이 면역체계의 구성요소라는 것을 깨닫기 훨씬 이전에 인간 유기체 내에 자극이

가해지면 방어기능을 하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생체의학 모델이 가진 보다 큰 문제점은 건강과 질병에 있어서 변화 원인을 순전히 물리적인 것에서만

찾고 정신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한다는 것이다. 나는 치유에 대한 경험과 관찰을 통해 정신

영역이야말로 종종 질병의 진정한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왜 의과대학을 선택했느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대개가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  명예와 권력을

누리고 싶다.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는 직업을 갖고 싶다'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의술의 시행은 삶과 죽음을 통제한다는 환상을 가져다 준다. 삶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에 대처하는 한가지 방법은 그 환상속에서 위안을 구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의사들에게 심리적인 위안을 제공할지도 모른다.

 

의사들의 비관적인 견해는 불학실성에 대한 심리적인 방어일 수 있으며, 그래서 그들은 그것에 대해 변명

하지도 환자에게 미치는 충격을 감소시키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고,  삶과

죽음에 대한 통제력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떻게 인간 유기체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가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이것이야말로 본질적으로 위안을 주는 것이면서 의사와 환자들

모두가 낙관적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