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아프다. 우리의 몸에는 아픈 데가 많고, 우리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은 우리의 몸에 대해 한없이 적대적이다. 몸이 겪는 아픔은 우리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여전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러한 아픔의 현상들을 병病이라고 부른다. 우리 몸을 둘러싸고 있는 질병의 모든 잠재적 요인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거뜬히 살아있다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면 신비다. 병病은 실체라기보다 아픔의 특정한 현상들에 대한 지칭이다. 병을 통해 몸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해서 몸에 생겨나는 현상들을 볼 때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생명 활동에서 몸이 갖는 중심성이다. 몸은 환경과 직접적인 부딪힘이 일어나는 장소이자, 이 부딪힘이 야기하는 불헙화의 생화학적 조절기다. 몸이 조절해야 할 환경과의 불협화(갈등)가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일탈적이고 과도한 것일 때, 그 결과로 생겨나는 것이 병이다. (몸은 항상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몸이 환경과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
몸이 해 달라고 하고 많은 요구에 지친 우리는 몸이 없으면 병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살아냄의 기적을 낳는 것은 바로 몸이 가진 존재 유지의 생명활동이다. 우리의 몸은 자기 진단과 자기 치유를 통해 몸이 손상이 있을 때마다 그것을 되돌려 놓는다. 우리의 몸이 갖는 이러한 능력이 바로 우리가 ‘자연치유력’이라 부르는 것이고, 그 작용 메커니즘이 치유체계이다. 병이 들었다고 하는 것은 이 치유체계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달리 표현하면 병이 난 것은 심장이나 위장이 아니라, 우리 몸의 치유체계다. 이 책 제목을 Spontaneous Healing 이라고 한 것에 대해 와일 박사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온 능력인 치유력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자'라고 쓰고 있다.
spontaneous는 외적인 강요나 자극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자연히 발생하는’이라는 의미 외에 ‘내재하는 힘에 의해서 생겨나는’ 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치유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온다. 최고의 의학, 이상적인 의학은 바로 치유의 메커니즘을 도와 그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비폭력적 의학이다. 비폭력적 의학 중심에 자연치유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치유력을 강화시켜 그 활동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수면과 운동, 식사와 활동 같은 모든 일상에서 우리는 치유체계의 작용을 도울수 있다. ‘무엇보다도 해를 주지마라. 자연의 치유력을 존중하라’는 히포크라테스의 교훈을 그는 오늘의 현대의학에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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