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비법을 찾아서

건강 여신 히기에이아 숭베자들에게 있어 '건강이란 사물의 자연적인 질서이자 삶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사람에게 부여하는 긍정적인 속성'이었다. 그들에 의하면 의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인간으로 하여금 건강한 육체와 그 속에 깃든 건강한 정신을 갖게 해줄 자연법칙을 발견하고 가르치는 일이다. 이들보다 한결 회의적이며 세상살이에 더 밝은 의학의 신 아스틀레피오스 추종자들은 의사의 주된 역할은 질병을 다스리는 것,  그리고 태어날 때나 살아가는 동안의 사고로 야기된 불완전한 요소를 교정함으로써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믿는다. 의학의 본질이나 사람들이 의학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논의는 한번도 없어도 의사들의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턱없이 과중해진 의료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만이 있었을 뿐이다.

 

서양에서는 과학적 의학의 주된 관심이 질병의 외적 요인을 알아내서 그것에 대항할 무기를 개발하는 데 있었다. 중국의학은 질병에 대한 내적인 저항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탐구했고, 그 결과 아무리 해로운 영향에 노출된다하더라도 거뜬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바로 히기에이아식 전략이다.  무기라는 것은 위험하다. 뒤로 오발되어 사용자에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고 적을 자극하여 한층 격렬한 공격을 유발할 수도 있다. 치료는 외부로부터 비롯된 것인 반면, 치유는 내부로부터 온다라는 말은 온전하게 만든다는 의미다.곧 완전성과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 제목을 '자연치유'라고 붙였다. 비록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는 우리 몸안에 이미 있는 치유체계의 활동에 의한 것으로서 이러한 치유체계는 다른 상황에서는 치료와 같은 외적인 자극 없이도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의 몸 안에는 DNA에서 부터 시작하여 생물학적인 조직의 모든 단계에 자기 진단, 자기 회복, 재생의 메커니즘이 존재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나 활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치유의 이러한 내재적인 메커니즘의 이점을 이용하는 의학은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의학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열대우림을 찾아가기 3년 전인 1969년, 기초적인 임상과정을 마친후 내가 배운 것과 같은 의학을 사용하지 말아야갰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첫째 만일 내가 병이 난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면 몰라도 내가 다른 사람을 치료하도록 교육받은 방식으로 치료받고 싶지 않다는 느끼기 때문이다. 하버드 의대에서 4년간 그리고 1년간 인턴기간 중에 내가 배운 치료법 대부분은 질병 진행 상태의 근원을 알아내어 치료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진행과정을 억제하거나 질병의 가시적인 증상들을 단순히 약화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건강과 그 유지에 대해서, 그리고 질병의 예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었다.  의사의 근본적인 역할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병에 결리지 않는가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나는 늘 믿어 왔다. 닥터라는 말은 교사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의사의 일차적인 임무다. 질병의 치료는 그 다음의 일이다. 나는 현대 의학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대체 의학의 하나인 동종요법을 발전시킨 독일 출신 의사 자무엘 하네만의 글을 읽었다. 동종요법에서는 차유반응을 촉진하기 위해 극소량의 약제를 상당히 묽게 희석해서 사용한다.  그의 핵심적인 가르침 중에는 '질병의 가시적인 증상들을 억제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경고가 들어있다. 병이 표면에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억지에 의한 치료법들은 질병이 내부로 좀 더 중요한 기관으로 진행하게 할 수도 있다.  가려움을 동반한 발진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가장 강력한 억제 치료법에도 끄떡하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내부에서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다.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는 크림과 연고를 사용하는 동안 발진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치료가 중단되면 증세는전보다 더 심하게 나타난다.  병의 진행은 해결된 것이 아니라, 단지 유보된 것으로서 외부에서 억제 하는 힘이 제거 되면 그 즉시 새로운 병세를 나타낸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