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

EU에는 세가지 가치관이 있다.  유대 기독교의 일신교 전통, 그리스 고전 철학과 로마법 계승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EU가 되기 어려운 이유는 정교회 문화권이기 때문이며, 터키 역시 기독교 공동체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EU 탄생 목적은 내셔널리즘이다. IS 또한 이슬람주의를 통해 국가와 민족이라는 틀을 극복하고자 한다. IS조직은 네트워크형으로 소규모 테러 유닛이 무수히 존재하며 유닛마다 종교지도자가 있고, 인터넷으로 전세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는 사상으로 결합되어 있다. 전세계로 확대되는 종교원리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거는 일이 가능할까? 네이션이 탄생할때 공통가치, 언어, 혈통, 영역, 기억 같은 에스니 요소가 있다. 어니스트 겔너의 ‘민족과 민족주의’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특징은 다섯가지를 이야기 한다.

 

첫째 찰학저 사변을 구사하지 않고, 간단하며 종교와 도덕이 일치되어 있다. 둘째 이슬람 원리주의가 강력하고 초월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셋째 초월신과 인간이 직접 연결된다.  정치적 도덕적 언설 내용이 애매하여 폭이 넓다. 넷째 유일신을 극단적으로 믿으며 지적 정합성을 무시할 수 있다. 다섯째 근대 학문 절차나 논리 정합성을 무시하고, 기대 서사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스탈린은 이슬람주의 신앙대상과 관습을 존중하고, 이슬람계 여러 민족에 존재하는 문화 요소 에스니를 자극하여 이슬람교 귀속 의식보다 민족주의를 강화했다.

 

* 에스노(ethno)는 인종, 민족이란 뜻의 결합사이다. 이에서 파생한 단어인 에스노센트릭(ethnocentric)은 민족 중심적인, 자민족 중심주의라는 뜻이며 에스놀로지(ethnology)는 민족학, 인종학을 의미한다. 에스니시티 (ethnicity)의 의미에는 인종, 민족, 민족 특유, 특정(소수) 인종, 이국(풍), 이방인, 이교도라는 뜻이 있다. 즉 Ethnic이란 단어는 언어∙습관, 피부, 눈의 빛깔∙골격 등에 관한 경우에 사용한다. 예를 들면 ethnicnation은 부족적 국민을 말하고ethnic society는 종족적 사회를 지칭한다.

 

1차 세계대전은 독가스, 전차, 기관총, 잠수함 같은 병기가 잇달아 개발 되었고, 전후방 구별이 사라졌고, 총력전 양상을 띠었다. 전쟁 희생자가 1000만명을 넘어 자릿수가 달랐다. 승전국 조차 피폐해졌다. 제국주의 전쟁은 모든 국가가 납득 될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전쟁 규칙을 중시하는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전쟁관은 있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는 변했다.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다면,  국제적인 협의 같은 것은 파기해도 괜찮다는 발상이다. 미국은 2차대전을 거치면서도 합리주의를 신봉했다. 사회주의라는 위협이 존재할 때, 자본주의 국가는 자국의 혁명을 저지하기 위해 부유층에 집중되는 부를 중하층에 재분배했다. 공산주의 붕괴에 따라 재분배 필요성이 사라졌다. 상부 일부에 부가 집중되는 격차가 심각해졌다. 우리시대는 불투명한 미레와 복잡한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산주의 붕괴로 자본주의를 제동거는 장치가 사라졌고, 자본주의는 가속되어 신제국주의 시대가 찾아왔다.

 

세계화로 인해 모든 국가에서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부와 권력 편재가 초래하는 사회 불안과 정신의 공동화는 사회적 유대를 해체하고 개인을 고립시켰다. 국가는 네셔널리즘을 통해 국민을 통합시키려 한다. 제국주의시대는 현재 국민보다 더 작은 하위 네이션에게도 주권을 가지게 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현대 신제국주의 시대에는 3차 대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핵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계몽이 필요하다. 인권, 존엄, 사랑, 신뢰 같은 개념을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믿지 못하고 동물적으로만 행동하고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규모 전쟁들은 찻잔 속 태풍이다.  그리고 전쟁 방지를 위해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감각을 연마해야 한다. 이제는 더 합리적인 것만으로 국가나 사회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감각을 연마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벌어지고 일들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세계에는 다양한 역사가 존재한다. 국가와 민족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대 종교인 자본주의 네셔널리즘에 살해 당하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감각을 키워 이성을 단련하여야 한다. 역사를 추동하는 원동력을 읽어야 한다. 학교 교육은 많은 것을 가르치려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몇가지 주제에 집중하면 나머지는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게 해야 한다. 스스로가 공부하고 싶어지게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한다. 특정 주제를 탐구하여 자신의 생각, 느낌을 표현하고, 해석하고, 추론하고, 비판하게 해야 한다. 타인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추체험 (남이 체험한 것을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느낌)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