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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떳떳하게 놀기

아무리 즐거워도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놀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다.  놀이는 즐거워 스스로 하는 활동이다. 놀이는 반드시 즐거워야 한다. 즐겁기 때문에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  대표적인 놀이는 승부를 즐기는 것이다. 정신적 자극이나 안정을 구하는 놀이도 많다. 음악, 그림, 영화, 연극, 독서가 모두 놀이다. 돈이나 승리를 목적으로 삼으면 더 이상 놀이가 아니다. 노는 시간과 방법을 스스로 통제하는 자기 결정권을 상실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놀이가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만 않는다면,  세상에 해서 안될 놀이는 없다.  노는 데는 시간과 정력, 비용이 든다. 놀면 어쩐 안될 것 같다. 도덕적 부담감이 있다. 내가 노는 시간에 자원봉사하고 노는 비용을 기부하는게 옳지 않을까?  놀때는 떳떳하게 노는게 좋다. 삶에는 선악이나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재단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놀이가 그렇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밝은 마음으로 당당하게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영원히 헤어진다고 해도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사랑이 없다면 그대는 잘못 산 것이다.  사랑하지 하고 사랑받지 못하며 산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애는 짝짓기 본능의 발현이다. 물고기와 새에서 사람까지 구애 행동의 목적은 같다.  이성을 유혹해 짝을 짓고, 새끼를 낳아 키우는 것이다.  한 이불을 덮고 같은 욕실을 쓰고, 상대방의 몸과 마음을 알고 나면 설렘과 황홀함이 있던 자리에 편안함과 친숙함이 차지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책임 의식으로 맺어진 어른과 아이들의 생활공동체이다. 아이들을 제외하면 연인과 가족 차이는 하나 뿐이다. 사랑할 뿐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는 생활공동체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동물구애활동은 짝을 얻어 자식 낳고 유전자를 퍼뜨리는 생물학적 본능의 표출이지만, 사람에게는 그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구애는 삶에 지속적으로 기쁨과 의미를 제공하는 불가결한 요소이며 삶의 품격을 좌우하는 중대사 이다. 결혼은 구애의 종착점이 아니다. 혼인후에도 배우자에게 매력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외모 건강하고 보기 좋게 가꾸어야 한다. 구애는 단순한 짝짓기 수단을 넘어 소통과 공감의 기쁨을 만드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