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 정 공 부 (미리암 그린스팬, 이종복 옮

우리는 세상에 세상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감정을 외부세계로부터 단절된 내부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슬픔, 두려움, 절망은 현재를 쫓아다니는 모호하고, 가정에 관련된 과거의 찌꺼기로 여겨질 뿐 바로 지금 여기의 삶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슬퍼하거나, 무서워 하거나 혹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외롭다고 느낀다. 그러나 어둠의 감정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은, 천성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며 반드시 그러한 것도 아니다. 외로움은 우리의 사회적 감정적 조건에 의해 부여된 덤일 뿐이다. 우리 모두가 감정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은 장기간의 경기침체, 공동체 전반에 걸친 비극, 전쟁과 같은 집단적인 대재앙들이다.

 

어둠의 감정은 고통스러운 세상이라는 토양에서 자라난다. 식물 하나 하나가 그 생태학적 배경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감정은 텅빈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절대 단순한 개인일 수 없다. 우리는 언제나 자연, 사회 등의 많은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그 속에서 독립적인 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 어둠의 감정은 타인과의 관계라는 매트릭스에서 자라며 그곳으로 돌아간다이 세상의 고통을 들여다 보라. 그러면 당신은 당연히 개인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당신의 고통을 그 속에서 발견 할 것이다. 당신의 가슴을 들여다 보라. 그러면 당신은 이 세계의 상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대의 이러한 감정생태학 속에서 무엇 보다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 우리의 사적인 어둠의 감정은 전 세계적인 맥락에서의 집단 폭력, 환경파괴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 * 이 세계적인 재난과 공포의 시대에, 우리는 군중 심리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전 세계적인 위기의 도전을 맞이하여, 우리는 우리자신을 어떻게 변화 시켜야 하는가? * 단지 개개인이 아니라 인류라는 가족과 지구를 치유할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어둠의 감정은 인류라는 가족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감정 에너지는 초개인적인 것이다. 감정 에너지는 내부에 있지도 외부에 있지도 않다. 그것은 우리를 통과해 흘러가며 개개인 사이에 전달된다. 인류라는 한 가족의 슬픔, 두려움, 절망은 우리가 그것을 오로지 내 것으로만 보는 한, 사적이며 능력이 박탈된 채로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감정 에너지로 가득찬 사회시스템 속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우리의 가족, 직장, 마을, 국가 그리고 세계를 포함한다. 개인이 그러하듯이 한 시스템은 그것을 통해 순환하고 있는 어둠의 감정 에너지를 깨닫지 못할 수 있고, 실제로 종종 그러하다. 알아채지 못한 어둠의 감정은 개인의 차원에서든 시스템의 차원에서든 잠재적으로 위험하다. 주어진 시스템 속에서 감정 에너지와 생산적으로 협동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우리의 집단적 감정 지능, 즉 우리의 감정적 인식 과 감정적 내성의 정도에 달려 있다. 보다 큰 사회시스템 안에서 어둠의 감정과 협동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술은 공감의 능력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들은 제도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에 대해 방관자가 되도록 길들여졌다. 한편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 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도 느끼도록 사회화 되었다. 세계가족 시스템 안에는 수동적인 사회 방관자들이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이 있다. 그러나 사회적 방관자들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성향이 악을 번성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나날이 증가하는 방관자적 의식에 가장 영향을 주는 가장 강력한 힘들 가운데 하나는 더 이상 강력한 것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대중매체다. 통계에 의하면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48시간이라 한다. 모든 공항의 라운지 마다 텔레비전이 갖추어져 있다. 요즘 아이들은 아예 텔레비전 수신이 가능한 휴대전자제품을 가지고 학교로 간다. 많은 사람들에게 텔레비전이란 인간 보다 더한 가족의 일부분이다. 텔레비전을 보면 볼수록, 비디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순수하게 느끼고 환각으로부터 현실을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한번만 리모콘을 누르면, 우리는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들 또는 죽어가는 빈민가 아이들의 영상으로부터 판타지에 나오는 멋진 아이들의 영상으로 옮겨갈 수 있다. 성적이고 폭력적인 뮤직 비디오로부터 강간 사건에 대한 뉴스로 옮겨갈 수 있다. 이것은 대단한 볼거리다. 환영이 현실이고 현실이 환영이다.

 

 

'감 정 공 부 (미리암 그린스팬, 이종복 옮'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지구와 연결되어 있다.  (0) 2009.11.30
두려움  (0) 2009.11.27
절망  (0) 2009.11.26
슬픔  (0) 2009.11.25
감정연금술 일곱단계  (0)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