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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 ( 마셜 B. 로젠버그, 캐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다른 사람을 돕기

우리 모두는 좋은 의도를 가진 부모, 교사, 성직자, 그밖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우리를 인간적으로 제약하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해로운 문화적 학습이 대를 이어 수백년 동안 우리 삶속에 뿌리깊이 박혀있어 이제 우리는 그것이 있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해로운 문화적 조건에서 오는 고통도 완전히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그 존재 조차도 깨닫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파괴적인 대물림을 알아차리고,  그것들을 가치 있고 삶에 도움이 되는 생각과 행동으로 전환하는데 에는 많은 에너지와 자각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욕구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내면과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문화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 두가지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읽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런 의식을 적극적으로 막아버리는 문화적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제적 지배 체제속에서 군주와 힘 있는 소수가 다수 사람을 다스리는데 편리하게 만들어진 언어를 물려받았다.  일반 대중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인식하는 것를 억제 당하고 대신 권위 온순하게 순종하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을 받았다.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욕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욕구를 표현하는 사람은 의존적이고 미숙한 사람이라고 꼬리표를 붙이기도 한다. 이기적으로 보고 '나'라는 대명사를 쓰면, 이기적으로 뭔가 결핍된 사람으로생각한다. 우리는 관찰과 평가를 구분하고, 느낌을 일으키는 생각이나 욕구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NVC는 우리에게 항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화적 조건화에 대한 인식을 높여준다. 이러한 사회적인 조건화를 의식의 빛으로 밝혀보는 것은 우리가 갇혀있는 그같은 조건화로부터 벗어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정신의학자 어니스트 베커는 그의 저서 ‘정신의학의 혁명’에서 우울증을 자신의 인식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태로 해석한다. 우리가 내면에서 자신을 비판하는데 빠져 있을 때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은 우리가 자신의 욕구와 단절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내면의 소리가 '해야만 한다. 할 일도 다 못하고 있다'와 같은 판단하고 평가하는 말들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다음과 같이 바꾸어보라고 했다. '  -할 때(관찰) 나는 -를 느낀다 (느낌),  왜냐하면 나는 -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욕구)그래서 나는 지금 -을 했으면 한다(부탁)'

 

'내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더 해야만 해. 나는 내가 받은 교육과 재능을 썩히고 있어'를 다음과 같은 말로 바꾸어 말했다.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느라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낼 때면, 나는 우울하고 실망스럽다. 왜냐하면 나는 예전에 일하면서 느꼈던 성취와 보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시간제로라도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했으면 한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계속 되풀이 되는 소리를 들으면 이에 숨은 진정한 뜻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공감할 수 있다.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귀를 기울여 공감할 수 있으면, 우리는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비판하고, 비난하고, 분노를 일으키는 생각에 빠져있을 때 우리 자신을 위한 건강한 내면 환경을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잘못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좀더 평화로운 마음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자신이 내담자이고 상대가 심리치료사라면 내담자는 치료를 받기 위해 진료 예약을 하고,  치료된 것에 대해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는 그 과정 자체가 두 사람 사이에 진정성 있는 관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리치료를 하는 동안 치료사가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개입시키는 것은 치료사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 되기도 한다.  유능한 심리치료사라면 치료과정 자체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투사하는 거울이 되어 그를 도와야 한다.

 

나는 환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하는 점에서 생각하는 대신 NVC로 내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 이 사람은 지금 어떤 느낌인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나는 어떻게 느끼는가? 그 느낌 뒤에 있는 나의 욕구는 무엇인가? 이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되어 그에게 제안하고 싶은 행동이나 결정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가치관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단순히 상대방을 진단할 때보다 훨씬 어려울수 있다. 분석하고 진단하는 대신 나와 그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에 귀를 기울인다면, 사람들은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다른 사람이 느낌을 표현할 때마다 정신과 의사는 느낌에 공감하기보다는 그 느낌에 관해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심리학적인 이론을 설명한다. 직업적 관계에 머물기 위해 환자와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고 진단하기보다는 NVC 기술과 의식을 적용해 진정으로 열린 마음으로 만나면서  다른 사람을 상담할 수 있다.

 

우리는 NVC로 마음속의 부정적 메시지를 느낌과 욕구로 바꿈으로써 자신과의 소통을 더 잘하게 된다. 우리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인식하고,  그 느낌과 욕구에 공감함으로써 우리는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잘못을 찾으려 하는 대신,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NVC는 좀더 평화로운 내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해력과 방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