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무엇을 관찰하고, 느끼고, 필요로 하고 또 부탁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잘 들은 다음에 우리는 상대가 한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필요를 느낄 때가 있다. 우리가 상대방을 정확하게 들었다면, 그 말을 되풀이 해줌으로써 그들의 의사가 제대러 전달 되었다는 것을 확인해 줄 수가 있다. 상대방이 우리가 잘못 이해한 부분을 바로잡을 기회가 된다. 이렇게 바꾸어 말하는 과정의 또 다른 이점은 상대방이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자신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관찰, 느낌, 욕구, 부탁에 맞춰서 질문해 본다.
* 상대방이 관찰한 것: 지난 주에 저녁마다 내가 집에 없었던 걸 말하는 거니?
* 상대방의 느낌과 그 느낌의 원인인 욕구: 네가 노력한 것에 대해서 좀더 인정받기 원했기 때문에 실망했니?
* 상대방이 하고 있는 부탁: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기를 원하는거니?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질문하기 위하여 상대방 내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잇있는지 추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 질문과 아래 질문을 비교해 보자.
* 지금 뭘 갖고 얘기 하는거야?
* 기분이 어때? 왜 그렇게 느껴?
*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이와 같은 질문은 상대방의 내적인 사실에 대한 이해없이 정보만 묻는 것이다.
물어볼 때 우리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표현하면 듣는 사람이 좀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뭘 했는데’라고 묻는 대신 ‘네가 무엇이 관해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좀더 분명하게 알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난감해. 나의 어떤 행동 때문에 네가 나를 그렇게 보게 됐는지 말해 줄래?’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질문에 강한 감정이 실려있을 때, 특히 자신의 느낌이나 욕구를 먼저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상대가 자신의 말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자 할 때도 ‘이해했어’라고만 하기보다 명확하게 그 사람의 뜻을 요약해서 다시 말해주면 상대를 더 안심시킬 수 있다. 환자를 대할 때 환자의 느낌을 계속 반복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절망감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과의 연결이다. 강한 감정이 담긴 말은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상대의 말을 공격적으로 듣지 않고, 느낌과 욕구로 이해하면 관계는 좋아진다.
상대방의 말을 우리 자신의 말로 바꾸어 확인할 때에는 억양이 아주 중요하다. 자신이 한 말을 다시 들을 때 사람들은 매우 작은 비평이나 비꼬는 기미에도 민감하다. 다른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주의깊게 듣고 다시 말해주는 경우 우리의 억양을 통해 우리가 상대를 이해했다고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이해했는지 물어보고 있다는 사실이 상대에게 전해진다. 상대방의 말을 확인해줄 때는 우리 의도가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도 그 말 뒤에 있는 상대의 느낌과 욕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말에 느낌과 욕구에 관심의 초점을 두면 모든 비난과 공격, 모욕, 판단은 사라진다. 이런 연습을 할수록 단순한 진실 하나를 깨닫는다. 그것은 우리에게 위협으로 들렸던 모든 메시지 뒤에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사람이 우리에게 자신들의 삶에 기여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우리는 그 사람이 하는 말로 비인간적으로 취급 받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작가이며 신화 학자인 조지프 캠벨은 ‘우리가 더 없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전에는 비판이나 비난으로 들리던 말이 선물로 보일 때, 곧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뭔가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보일 때 우리는 더없이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다. 공감으로 들어줄 때는 상대를 돕기 위해 해결 방안이나 부탁을 듣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 전에 상대방에게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빨리 상대방의 부탁으로 옮겨 가면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가 우리의 진정한 관심이라는 점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상대방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계속 관심을 둠으로써, 우리는 상대방이 좀더 깊이 자신의 마음속을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어떤 어머니가 나를 찾아와서 ‘우리 아이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요. 무슨 말을 해도 듣지를 않아요. ’라고 했다면 이때 우리는 ‘지금 정말로 힘이 드셔서 아들과 연결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시군요’라고 말함으로써, 그 어머니의 느낌과 욕구를 반영해 줄 수 있다. 이렇게 말을 바꾸어 반복해 줄 때 상대방은 좀 더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다. 우리가 상대방을 공감해 주었다는 증거는 무었인가? 첫째 상대방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느낌을 충분히 공감으로 이해받았다고 느낄때 편안한 안도감을 느낀다. 둘째 더 확실한 신호는 상대가 말을 멈추는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공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데도 공감할 수 없거나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을 공감해 주기에는 우리 자신이 너무도 공감에 굶주려서 다른 사람에게 줄수 없다는 증거다. 또 어떨때 우리는 응급치료용 자기공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때와 같이 우리의 온 존재와 관심으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내면의 소리에 충실하게 귀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잘 들을 수 있다.
상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괴로운 이유를 꾸밈없이 표현할 수 있다면, 곤경에 처한 사람이라도 우리의 욕구를 들어줄 수 있다. 우리는 소리를 지르거나 어떻게든 상대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보다 그 순간 나 자신의 절실한 요구와 고통에 초점을 두어 비폭력적으로 외쳐보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 역시 감정이 격한 상태라서 우리 말을 들어줄 수 없고, 우리를 가만 놔두지도 않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그 상황에서 몸을 피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마음상태로 그 상황을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자신에게 주는 것이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공감을 하는 대신에 자신의 견해나 느낌을 설명하거나 조언하거나 상대를 안심 시키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그러나 공감은 우리에게 마음을 비우고 온 존재로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NVC에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떤 말로 표현하든 상관없이 그들이 무엇을 관찰하고 느끼며, 필요로 하고 부탁하고 있는가를 듣는다. 그리고 우리가 이해한 것을 상대에게 되풀이해서 들려줌으로써 상대의 뜻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를 도와주기 위해 우리의 관심을 해결방안이나 부탁을 돌리기 전에 상대가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계속해서 공감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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