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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헤겔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진정으로 낭만주의가 낳은 철학자다. 열여덟살에 튀빙겐에서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셸링과 다른 낭만주의자들은 존재의 가장 깊은 근원을 이른바 세계정신에서 보았다.  헤겔도 세계정신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지만, 그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헤겔이 세계정신이나 세계이성이라고 말한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자기표현의 총체를 뜻한다.  왜냐하면 인간에만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헤겔이 역사를 통한 세계정신의 진행을 말할 수 있었다. 우리는 헤겔이 사람의 삶, 생각 그리고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헤겔은 진리를 주관적이라 생각했다. 사람의 이성을 초월해서 또 사람의 이성 외부에 진리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모든 인식은 사람의 인식이라고 생각했다.  헤겔의 철학은 무엇보다도 역사의 과정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헤겔에게 철학이 강의 흐름과 같은 것이었다. 강의 특정한 지점에서 이는 가장 작은 물결도 강의 상류에서 소용돌이가 일거나 물이 흘러내려 생기는 것이다. 사유나 이성의 역사도 그와 같은 강의 흐름과 같다. 그것은 전세대 사람들이 생각해왔던 모든 생각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삶의 조건이나 우리의 생각을 결정짓는 모든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고대, 중세, 르네상스나 계몽주의에서 여러 다른 사상들을 골라내어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플라톤이 그르다거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옳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또 칸트나 셸링의 생각이 옳은 반면 흄의 생각은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헤겔은 어떤 철학이나 사상도 그 역사 연관관계에서 떼어 놓을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헤겔은 세계정신은 점점 더 크게 그 자체를 의식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한다.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정신이 서서히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에 눈뜨는 것이다.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인류가 점점 커지는 자기인식과 자기발전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똑똑히 알게 된다고 하였다. 역사는 점점 더 나은 합리성과 자유를 향해 분명히 발전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헤겔에게 역사란 단 한 줄로 길게 이어진 사상의 사슬이다.  물론 여러 고리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그저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연결되어 잇는 사슬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상은 대부분 이전에 생긴 다른 사상을 토대로 생겨난다하지만 새로운 사상이 대두하면 또 다른 새로운 사상이 다시 이에 대립한다.  이러한 긴장은 앞의 두 사상에서 각각 최선의 것을 보존하려는 제삼 사상으로 지양된다. 헤겔은 그것을 변증법적 발전이라고 했다. 이러한 인식의 삼 단계를 정립, 반정립, 종합이라고 하였다. 데카르트의 합리주의를 정립할 경우 이에 흄의 경험주의를 반정립으로 내세울 수 있다.  칸트는 합리주의자들과 경험주의자들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옳지만, 또 둘다 중요한 문제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칸트의 종합은 새로이 정,반, 합으로 나뉘는 삼 단계 생각의 사슬을 위한 출발점이 되었다.

 

사회주의자와 보수주의자가 어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한 자리에 앉으면,  금세 두 사유방식의 대립으로 긴장이 감돌지만, 그것은 단지 일방적으로 제 생각만 옳고 상대방 생각은 틀렸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둘 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옳은 생각과 틀린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가 한창 토론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면 무엇이 가장 이성적인지 확정하기는 쉽지만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역사만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보여준다활동적인 적은 어떤 이념 창출을 도와주는 최선의 동지라고 말해도 된다. 그러면 부정의 부정이 더 강해질테니. 

 

존재라는 개념을 생각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상반되는 개념인 無를 생각해야 한다.  존재와 무 사이의 긴장은 생성이라는 개념으로 융합한다. 무엇이 생성한다는 것은 말하자면, 그것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태어나면서 언어에 소속 되듯이 역사적 주변세계에도 소속된다. 어느 누구도 이러한 주변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국가에서 자기 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은 비역사적인 사람이다. 시민 없는 국가와 마찬가지로 국가 없는 시민도 상상 할 수 없다.  헤겔에게 국가는 개개의 시민이상이다.  헤겔은 세계 정신이 세 단계를 거쳐 자기에게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여주려 하였다. 그것은 세계정신이 세 단계를 거쳐 자기 자신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세계정신은 개인에게서 자기자신을 의식하게 한다. 그것을 헤겔은 주관적 이성이라고 했다. 세계정신은 가족, 사회, 국가에서 더 높은 단계의 의식에 도달한다. 이것을 헤겔은 객관적 이성이라 했다. 이것은 인간들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이성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단계가 또 있다. 세계정신은 절대정신에서 자기인식의 최고형태에 도달한다. 그리고 이런 절대정신은 예술, 종교, 철학이다. 그 중에서도 철학이 이성의 최고 형태다.  세계정신이 철학을 통하여 역사 속에서 자신이 할 역할을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세계정신은 철학에서 비로소 자기자신과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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