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문화는 바로크다. '바로크라'는 명칭은 원래 불규칙한 형태의 진주를 뜻하는 barroco라는 포르투갈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바로크 예술은 비교적 단순하고 조화로운 르네상스시대 예술과 달리 화려하고 대비가 풍부한 형식을 갖추었다. 바로크 시대의 구호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란 라틴어 속담이 있는데 이 말은 '오늘을 즐기라'라는 뜻이다. 그 밖에 많이 인용되는 라틴어 속담으로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라는 말도 있었는데 '죽음을 기억하라를 뜻한다. 미술에서도 하나의 그림이 한편에는 향락적인 생활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아래쪽 구석에는 해골을 그려 넣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바로크는 허영과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정치적으로도바로크 시대는 엄청난 대립의 시대였다. 30년 전쟁은 개신교와 카톨릭 사이의 싸움이었으며, 그 결과로 독일은 큰 피해를 입었고, 특히 프랑스가 점차 유럽의 지배적인 강대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바로크 시대에는 모든 종류의 문화와 기계장치를 갖춘 근대적 극장도 생겼다. 연극은 인간의 삶의 상징이 되었다. 세익스피어의 위대한 희곡들도 1600년경에 나왔다. 세익스피어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바로크 시대의 시인들은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지 않으면 꿈에 비유했다.
수많은 철학자들은 존재를 근본적으로 정신적 본질을 갖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런 입장을 관념론이라 한다. 이와 맞서는 학설을 '유물론'이라 하는데, 그것은 존재의 모든 현상을 구체적인 물질로 환원시키려는 철학을 뜻한다. 유물론을 지지하는 가장 영향력을 가졌던 인물은 아마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였을 것이다. 홉스는 모든 현상, 인간은 물론 동물도 오로지 물질 입자로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유물론은 새로운 자연과학에 의해 지속적으로 보강되었다. 뉴턴은 전 우주 어디에서나 동일한 운동법칙이 적용된다고 했다. 뉴턴은 소위 기계론적 세계상에 마지막 초석을 세웠다. 기계적이란 말은 기계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메카네 mechane에서 유래했다. 프랑스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라메트리는 18세기 중반 ‘기계적 인간’이라는 재목의 책을 발표했다. 인간은 완벽한 기계라는 뜻이다. 17세기의 가장 중요한 두명의 철학자는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