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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르네상스

고대를 유럽의 유년기로 본다면 긴 중세는 유럽의 학창시절이다.  이제 학창시절이 끝나고 르네상스가 시작 되면서 청년 유럽이 세상으로 나가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시대에만 살고 있는게 아니다우리 자신 안에 우리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이 세상에 보내져 여기서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잠시 함께 걷는 거다. 그리곤 다시 헤어지고 우리가 왔을 때처럼 갑자기 그리고 까닭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죽은 지 몇 년이 안되어 통일된 기독교 문화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철학과 과학은 교회 신학에서 점점 더 멀리 벗어났다. 이제 사상가들은 결코 우리의 사유로 신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이성으로써 신에게 다가갈 수 없음을 주장했다. 15세기와 16세기에 걸친 중대변혁인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르네상스는 14세기 말엽 시작된 포괄적인 문화의 번영기를 뜻한다. 르네상스는 재탄생을 뜻한다. 재탄생은 고대 예술과 문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인간 삶의 제반 조건를 신을 중심으로 풀이했던 기나긴 중세가 흐른 뒤 사람들은 인간을 모든 탐구의 중심에 놓았다. 인문주의적 학습은 인간을 보다 고양된 존재자로 상승시키는 고전적 교육을 제공했다. 당시 말로 표현한다면 말은 태어나는 것이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도야 되는 것이다.  르세상스 3가지 발명품은 나침반, 화약, 인쇄술이다. 먼거리 탐험을 위해서 나침반이 필요하고, 화약은 새로운 무기였으며 인쇄술은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새로운 사상을 보급하는데 긴요한 역할을 했다. 망원경은 천문학 발달에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

 

현물경제에서 화폐경제로의 이행이 변화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중세 말엽에는 수공업이 번창하고 상인과 화폐경제와 은행 제도를 갖춘 도시들이 생겼다. 이런 발전은 개인의 근면과 상상력 그리고 독창성을 요구했다. 르네상스 시대 시민들은 봉건군주와 교회의 권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스페인의 이슬람문화, 동방의 비잔티문화와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 그리스문화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고대문화에서 나온 세 개의 강줄기가 하나의 큰 물줄기로 합쳐졌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을 한없이 위대하고 가치있는 존재로 간주했다. 중세에는 모든 사고의 중심이 신에게 있었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은 사고의 출발점의 인간에게 두었다. 이상적 르네상스 인간은 삶과 예술과 학문의 모든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가리킨다. 새로운 인간 이해는 또한 인간 육체 해부학에 대한 관심에서도 잘 나타난다.  인간은 신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이 이제 인간의 목표가 되었다. 고대 인문주의자들은 인간이 마음의 평안과 중용 그리고 자제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이제 자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신이 자연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을 '범신론'이라고 일컫는다. 중세의 찰학자들은 늘 신과 피조물 사이에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있다고 했다. 이제 자연은 신적인 것으로 간주 되었으며, 급기야 신의 자기 실현으로 까지 간주되었다. 르네상스시대에는 '반인문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번성했다. 권위적인 교회와 국가 권력이 그것이다. 르네상스시대는 마녀 재판과 화형, 마법과 미신,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이 있었고, 무자비한 아메리카 대륙 정복이 감행된 시대였다. 오로지 좋은 시대 또는 나쁜 시대라고 단정지어 얘기 할 수 있는 시대는 없다. 선과 악은 두가닥의 실처럼 전체 인류 역사에 드리워져 종종 서로 얽히기도 한다. 자연과학 방법에서는 무엇이 중요했을까?  새로운 방법은 자연을 인간 고유의 감관으로 탐구하는 것을 중요시 했다.  이미 14세기초에 낡은 권위주의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낡은 권위에는 교회의 교리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도 들어간다. 사람들은 자연을 근본적으로 관찰하고 경험, 실험을 바탕으로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강조된 것은 과학적인 관찰을 정확한 수학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인간은 더 이상 자연의 부분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었다.  자연은 인간이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어떤 것이었다르네상스시대에 일어난 기술 혁신은 방적기계를 만든 대신 실업자를 만들어내었고,  의약품을 만든 동시에 새로운 질병을 퍼뜨렸으며, 농업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왔지만 자연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세내내 인간은 해와 달, 별과 행성을 바라보면서 지구가 우주 중심이라 확신했다. 지구는 한 곳에 정지있으며 천체가 지구주위를 돈다고 믿었다. 하느님이 모든 천체 위에 군림한다는 기독교적인 관념이 그러한 세계관을 떠받쳐 주었다.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돈다주장했다.

 

인간이 태양이 지구주위를 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구가 자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원형 궤도를 따라 돈다고 가정하면, 천체에 대한 관찰 자료들을 훨씬 쉽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리라고 코페르니쿠스는 주장했다.  이러한 생각을 모든 별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태양 중심의 세계관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플라톤 시대부터 공과 원을 가장 완벽한 기하학적 형상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18세기초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관찰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지구는 다른 행성과 똑같은 행성이며, 우주 어느 곳에도 똑같은 물리학 법칙이 적용된다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찰했다.  달 표면의 분화구와 목성에 위성이 네 개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갈릴레이가 해 낸 중요한 발견이 관성의 법칙이다.  ‘모든 물체는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정지상태에 있거나 직진 궤도에서 같은 상태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공식화 한 것은 아이작 뉴턴이다.

 

케플러가 행성 사이에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태양으로부터 어떤 힘이 나와 행성들을 정해진 궤도에 붙잡아 둔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같은 힘이 행성들이 왜 태양에서 멀리 있을 때보다 가까이 있을 때 더 빠른 속도로 공전하는지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 외에도 케플러는 밀물과 썰물 현상이 달의 어떤 힘과 관계가 있으리라는 것도 말했다. 뉴턴은 만유인력을 공식화 했다. 이 만유인력법칙은 모든 물체가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는데 그 힘은 물체가 클수록 세고 서로 떨어진 거리가 멀수록 약해진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는 또한 새로운 신관도 제시했다. 교회 조직과 개인의 관계보다 신과 개인의 개별관계가 더 중요했다. 사제와 수도사만이 성서를 읽었는데 그 까닭은 오직 라틴어 성서만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된 성서가 각국 언어로 번역 되었다.  이 성서번역이 훗날 종교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종교개혁은 루터만이 아니었다. 로마 카톨릭 교회안에서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려 한 교회 내의 종교개혁가들도 있다. 바로 내덜란드의 에라스무스이다.

 

루터는 인간이 하느님의 죄사함을 받기 위해 꼭 교회나 성직자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루터는 중세교회 역사에 뿌리박은 종교관습이나 교리를 멀리하고, 신약성서에 있는 본래의 기독교 정신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루터는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했는데, 누구든지 성경을 읽어서 어느 정도까지는 스스로 사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루터는 인간이 오로지 교회의식을 통해서만 하느님의 구원과 죄사함을 받는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구원이란 오직 믿음을 통해서만 인간에게 주어지는 대가 없는 은혜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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