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 이영돈 프로듀서 (KBS 특별기획

용서

대개 남을 용서하는 것이 쉬울지 모르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들 한다. 그래서 자기 용서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남에게 상처주고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닌, 죄책감과 모멸감을 느끼지만 결국 수용하는 것, 친구가 실수를 하면 용서를 하듯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 용서'다. 이외에도 자기 용서란 우리가 범했던 실수 , 남에게 상처를 주었던 일 ,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죄책감과 부정적인 감정이 가시기 전까지 자신을 지나치게 비판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자기 용서도 다른 삶을 용서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사람은 사람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산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얼마든지 배신을 당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배신을 당하는 것보다 배신을 당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이다. 많은 사람들은 복수를 생각한다. 복수는 계속되는 갈등을 가져온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받았다면, 거기에서 오는 나쁜 감정들을 빨리 없애야 한다. 나쁜 감정을 계속 생각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용서가 필요하다. 잊는 것과 용서는 다르다. 다른 방법으로 잊을 수는 있지만, 용서는 잊기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용서는 스스로 내린 결정이나 감정적인 경험처럼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화해는 우리가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어떻게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키는지에 관한 것이다. 용서는 나에 관한 것이고, 화해는 우리에 관한 것이다. 화해는 두사람이 연관되어 있기에 용서와 다르다. 누군가 나에게 해를 입히고 세상을 떠났다고 가정하자. 그가 죽었기 때문에 나는 그 사람과 절대 화해 할 수 없다. 그러나 용서는 할 수 있다용서함으로써 얻게 되는 신체적 이익은 당장 나타난다기보다, 더 나이들어 .육십쯤 되어 나타난다. 용서하지 못하는 상황과 사람에 대해 자꾸 생각하면,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코티졸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어 스트레스 관련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오륙십쯤 되면 심장병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용서하는 것은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무엇이 용서일까? 그것은 분노를 없애고 다른 사람을 동정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에게 용서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를 좋게 대하면 상대는 눈치를 채고 좋아할 것이다. 용서하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다. 그것은 그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용서란 사람만이 가지는 특권이다. 용서하려면 상대를 이해해야 하고, 이해하려면 상대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용서도 습관이다. 선행을 습관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선행하듯 용서는 최고의 선행이다. 그래서 아무나 못하는 용서를 잘하는 사람은, 높은 경지의 인격자라고 할 수 있다. 용서하지 않는다고해도 우리 모두는 죽게 되어있다좋아하지 않았던 것들을 언젠가는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언제인가' 하는 것뿐이다. 죽고나서인지그 전인지 하는 것 뿐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동안만 남아 있을 뿐, 우리가 기억을 멈추는 순간 그것들은 사라지게 된다.

 

어릴 때부터 용서 교육을 받는 것은 사회와 세계를 위해 좋은 것이라고 로버트 엔라이트 교수는 말한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겪지만 용서를 통해 내면의 세계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존엄성을 가르치고 부당한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면서 동시에 친절, 사랑, 관대로 대하는 것을 터득하게 하는 용서교육은 아이들로 하여금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게 하고 부당한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도록 할 수 있다아이들에게 한 인간을 인격체로 보는 것을 가르친다. 아무리 작아도 사람이고 아무리 못살아도 사람이고 주위 상황이나 그 사람의 외모, 그 사람이 한 행위에 관계없이 사람은 사람이다이것이 용서를 위한 커리큘럼의 주요 개념이다. 그외 친절, 관대, 존경, 사랑에 대해 가르친다. 이 개념들은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용서를 하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되는 그 다음 과정을 위한 기초가 된다.  그리고 이야기 책에 나오는 주인공이 어떻게 부당한 일을 당하고, 부당한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배운다. 마지막에는 토론활동을 통해서 자신들을 부당하게 대한 사람들을 용서하는 것을 배운다대부분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밝고 관대하다.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깨닫게 해주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런 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면, 더 확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친절도 용서의 일부분이다. 처음에는 초조해하고 신경이 곤두서 있던 사람들이 열을 식히고 온화해지는 것이 용서다. 온화함은 인생에 대해 더욱 평화로운 태도를 보인다.

 

용서의 사전적 정의는 '적대감이나 분노감을 포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프레드 러스킨 교수는 용서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삶이 허락해 주지 않을 때에도 평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 용서는 'NO'라는 말에 대해 평화롭게 대처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안된다는 말을 듣게 되거나, 누군가가 진실을 말해주기를 바랬는데 그래 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NO'를 받은 것이다.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가져가버리거나 진정 원하는 것을 주지 않고, 'NO'라고 해버리면 사람들은 노발대발 할 수도 있다.

 

'마음 이영돈 프로듀서 (KBS 특별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것은 마음속에 있다.  (0) 2009.11.17
용서하는법  (0) 2009.11.17
명상  (0) 2009.11.13
이완  (0) 2009.11.12
분노  (0) 2009.11.11